The Retrospective Exhibition of Landscape Architect, Dr. Whee Young Oh
‘아름다운 세상’
김남주 시
신을 위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보이지 않는 깊고 높은 것 그 확신을 위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사람을 위하여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위하여 고독한 의지와 사랑 준령의 등반을 위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생명 있는 모든 것을 품속에 안아주는 자연을 위하여 죽은 후에도 영원히 안고 있는 대지를 위하여 땅의 남편인 하늘을 위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태어날 아기들과 미래의 동식물을 위하여 이름없는 거 잊혀진 거 미지의 것을 위하여 가급적 다수를 위하여
그러고 보니 모든 걸 위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 조경가 오휘영 회고전_한국 근대조경 태동기 기록(2010.6.16-20 coex Hall A)을 보고 온 느낌이다. 나는 삼국지세대이다. 유비의 제갈공명을 삼고초려 하는 모습이나 관우의 주군에 관한 지조들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사람의 일생이, 좋은 주인을 만나 평생의 뜻을 펼쳐 세상에 이바지하면, 이보다 더 값있고 아름다울 수 있겠는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대통령 박정희와 조경가 오휘영의 만남, 조경에 관한 두 분의 열정과 신뢰, 환상의 복식조 같은 협력에 관한 얘기는 언제 들어도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고전이었는데, 이렇게 회고전의 잘 정리된 자료들은 역시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이제는 역사가 되어 현실로 살아있는 자료들이, (사)한국조경사회의 창립30주년 기념행사와 동반 전시되어 뜻 깊었다. 우리는 평소에, 조경가 오휘영을 대한민국에 최초로 현대조경이 뿌리를 내리게 한 한국의 ‘프레데릭 로우 옴스테드’이자 수 많은 조경전문가를 키워낸 교육자로 칭송하지만, 정작 조경가 오휘영 본인은 이 회고전에서 대통령 박정희를 한국조경의 산파역이자 원동력의 제공자로서 훌륭한 조경가 이었음을 회상하여 우리를 감동하게 한다. 대통령의 메모 지시 각서 하나하나가 생생한 기록이 되게 한 이 세밀함은 그의 능력일까 아니면 대통령에 대한 깊은 애정이었을까. 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