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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생태/경관/환경
  공원을 읽다
 
 
 
조경비평 봄 | 나무도시 | 201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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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공원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도시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공원’의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들여다본 열두 편의 공원 이야기다. “근대, 극장, 정치, 정원, 놀이공원, 산, 물, 네트워크, 노인, 밤문화, 안전, 도시”를 키워드로, 명확하게 정의하기 쉽지 않은 문화적 복합체인 공원의 여러 단면을 조명해봄으로써 공원이란 과연 무엇이고, 공원에는 어떤 담론들이 담겨 있는 지를 찬찬히 살펴보고자 했다.
도시의 여백이자 녹색 허파로서 기능했던 공원이 새로운 멀티태스킹의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원을 읽다>는 태생적으로 애매하고 본질적으로 모호한 사회적 공간인 “공원”을 둘러싼 새로운 담론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추천사......
이 책이 펼쳐주는 열두 편의 공원 이야기는 우선 재미가 있다. 지루하지도 진부하지도 않다. 그런데 결코 가볍지가 않다. 종종 ‘건축은 무엇인가’, 그리고 ‘도시는 무엇인가’를 화두로 삼으며 독자들을 엉뚱한 미궁으로 빠뜨려버리는 책들에 비교한다면, ‘공원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는 이 책은 참으로 신선하고 친절하고 명쾌하게 우리를 공원 이해의 장으로 이끌어 준다. 아, 공원이란 이렇게 의미가 있는 우리의 친숙한 일상이고 희망이구나. …… 이 책이 고맙다.
- 박소현 _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공원과 도시는 공존하고 상생하는 관계다. 도시가 있어 공원이 필요하고 공원이 있어 도시는 사람 사는 공간이 된다. 도시의 공원은 자유이자 민주주의며, 휴식이자 충전이고, 또한 평화이자 공동체이다. 공원은 세대, 성별, 계층, 인종 혹은 종교의 벽을 넘어 각자의 취향과 구미에 맞춤식으로 다가가는 멀티태스킹의 장소다.
- 전상인 _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사회학

요즘 집밖을 나서면, 작은 동네공원에서부터 주말 산행을 즐기는 자연공원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종류의 ‘공원’들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어느새 대표적인 ‘도시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공원의 여러 단면들에 대하여, 열세 명의 전문가들이 인문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흥미로운 공원 이야기다. 흔히 도시의 빈 공간처럼 여겨지는 공원에, 사실은 얼마나 풍부한 사회적 담론과 이야기꺼리가 담겨 있는 지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정영선 _ 조경설계 서안(주) 대표



작가 소개

김영민 _ SWA 로스앤젤레스 오피스
남기준 _ 나무도시 편집장
박승진 _ design studio loci 소장 / 숙명여대 겸임교수
박희성 _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연구교수
배정한 _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서영애 _ 기술사사무소 ‘異樹’ 소장 / 서울시립대 겸임교수
안명준 _ 서울대학교 통합설계·미학연구실, 박사과정 수료
이경근 _ 서울대학교 통합설계·미학연구실, 석사
이유주현 _ 한겨레신문 기자
이유직 _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장보혜 _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박사과정
조경진 _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
최영준 _ SWA 로스앤젤레스 오피스



목차

그래서 공원이다 _ 배정한
- 서문을 대신하여
모던보이, 공원을 거닐다 _ 박승진
- 탑골공원을 통해서 바라본 근대공원의 풍경과 일상
공원 같은 극장, 극장 같은 공원 _ 서영애
- 극장문화를 통해 다시 생각하는 공원의 일상성
공원과 광장을 둘러싼 공간정치 _ 이유주현
- 시민을 공간의 소비자로 내모는 뉴 SOC 정치
공원과 정원의 경계 _ 남기준
- 공공 정원 문화의 확산을 꿈꾸며
나쁜 공원, 놀이 공원 _ 김영민
- 공원의 전통적 가치를 다시 묻다
도시의 산, 한국의 공원 _ 이경근
- 도시 공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엿보다
물, 공원의 청량제 _ 최영준
- 오픈스페이스의 필요충분조건
공원과 네트워크 _ 이유직
- 도시 재생과 그린 인프라 구축
노인을 위한 공원은 없다 _ 박희성
- 종묘공원에서 노인 문화를 보다
공원, 도시의 필로스케이프 _ 안명준
- 도시의 일상을 확장시키는 달라진 공원의 밤문화
당신의 공원은 안녕하십니까 _ 장보혜
- 디자인을 통한 범죄 예방과 공원의 안전
공원, 도시의 희망 _ 조경진
- 창조적인 공원 만들기를 통한 도시 디자인



리뷰

본문 중에서......
공원은 이제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환영 받는 상품이다. 공원이 근처에 있으면 집값이 오른다. 아파트 분양 광고도 “공원 같은 단지”를 내건다. 기꺼이 시간을 내어 공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공원의 운영을 위한 기부에도 참여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공원과 가장 드라마틱한 관계를 맺는 사람은 아마 정치가들일 것이다. 선거 공약의 꽃이 공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그러나 그런 만큼 공원의 어깨는 무겁다. 우리는 공원이라는 단순한 장치가 아주 복잡하고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되기를 기대한다. 공원은 아침형 인간이 하루를 여는 조깅 코스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를 등교시킨 주부가 모처럼 여유를 느끼며 걷는 산책의 장소다. 모니터 앞에서 오전을 시달린 직장인이 햇볕을 쬐며 커피와 독서를 즐기는 카페테리아다. 물론 평범한 가족의 주말 휴식을 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공원은 또한 유치원 꼬마들의 소풍으로 가득하다. 설레는 웨딩 촬영의 무대로 변신하기도 한다. 자연 관찰은 물론이고 제법 전문적인 수준의 환경교육도 공원에서 진행된다. 공원은 직장의 단합대회나 체육대회도 반겨야 한다. 때로는 미술 전시장으로, 음악 공연장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공원이 노숙인의 지붕 없는 안식처이자 갈 곳 없는 노인의 의자이자 가난한 연인의 밀실이라는 점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도시의 공원은 정말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다. 현대 도시의 여러 공간 중 공원만큼 유연하고 복합적인 성능을 갖춘 곳이 또 있을까? 하지만 다중의 역할과 기능이 힘겹게 중첩된 만큼 공원에는 다양한 이념과 가치가 위태롭게 동거하고 있다. 과연 공원은 무엇인가? - 8쪽

그래서 공원이다. 열두 가지 이야기로 공원의 다면성을 독해해보지만 여전히 공원은 명확하게 정의하기 쉽지 않은 문화적 복합체임을 알게 된다. 공원은 태생적으로 애매하고 본질적으로 모호한 사회적 공간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공원의 열린 가능성일 것이다. 공원의 정체성은 복합성과 탄력성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조경진의 통찰처럼, “공원은 늘 시대를 앞서가며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시민사회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고 산업도시의 모순과 한계를 극복하고자 새로운 대안적 공간을 제시하였다. 21세기의 공원은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청소년 교육, 공공 건강, 사회공동체 형성,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도시 사회 문제의 종합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공원은 도시에 낭만적 노스탤지어를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도시 공동체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원의 이념에는 잃어버린 낙원과 새로운 유토피아가 중첩되어 있다.” 공원은 희망의 공간이다. 그래서 공원이다. - 15쪽

도시에서 공원은 어쩌면 잉여의 공간이다. 고정된 특정한 기능이 없어도 꼭 필요한 공간이다. 비어 있기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이어령은 비어 있는 공간으로 공원의 성격에 주목하면서 옴파로스(대지의 배꼽)에 비유한다. “도시라는 것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유기적 통합성이 없으면 빈민촌입니다. 도시는 우리의 제 2의 신체입니다. 그 신체 기능이 서로 어울려야 되는데, 어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어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배꼽입니다. 옴파로스입니다. 어떤 도시든지 가장 쓸모없고 불필요한, 공허한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빈 공간입니다. 비어있기 때문에 전체가 사는 것이지요. 우리 배꼽하고 똑같습니다. 우리 신체 중에 모두 일을 하는데, 제일 일 안하고 아무 쓸데없는 것이 배꼽인데, 그것이 중앙에 있습니다. 이 중심의 공간인 옴파로스가 세계 어딜 가든 있습니다. 그것이 공원입니다.” - 246쪽

놀이 공원도 어떻게 보면 정신병원이나 감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어. 병원이나 감옥이 일종의 권력 장치인 것처럼 디즈니랜드 역시 일종의 권력 장치일지도 몰라. 푸코는 권력이란 한 개인이 타인에 대해서, 또는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서 행사하는 동질적인 형태가 아니라 사회 속에 유통되면서 하나의 사슬처럼 엮여있는 그물망이라고 말해. 표면적으로 힘을 행사하는 주체와 그 힘의 지배를 받는 타자가 전제되어야 할 것 같은 권력의 관계를 파헤쳐 보면 그 실재적 주체는 존재하지 않거나 결국에는 설정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거든. 그래서 푸코가 볼 때 권력이란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이항 대립 관계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세력들의 이해관계가 광범위하게 관통하는 한 사회 내의 전략과 전술의 총체에 가깝지. 권력이 형성하는 표면적인 종속 관계 너머에는 수많은 주체이면서 동시에 매개체인 요소들이 복잡한 나선의 관계를 만들어내며 권력의 그물을 만들어내게 되는 거야. 권력이 감옥이라는 장치를 통해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필요한 범죄를 생산하기 위해 위법 행위를 재분배하는 것처럼, 그리고 정신병동이라는 장치를 통해 광기를 분리하고 차별화하여 서구의 이성 중심의 사고체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권력은 놀이 공원이라는 장치를 통해 현실을 전복시키지 않을 최소의 긍정적인 허구의 가치를 생산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단, 정신병원, 감옥과 같은 억압적 장치와 놀이 공원이 다른 점은 전자가 권력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가치를 위해 그 이항적 대립항을 억압함과 동시에 생산하는 도구인데 반해, 후자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긍정적 가치를 제공하여 권력을 유지시키는 위장의 도구야. - 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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