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젱스 “순천에 자연의 근본적인 모습담겠다”

서울대 특강서 "정원디자인에 예술과 우주와의 관계 담아내"
라펜트l강진솔 기자l기사입력2012-03-13

포트랙 하우스에 정원을 조성하던 초기, 찰스 젱스와 매기 케스윅은 조경 분야의 여러 이론과 아이디어를 당시 조경계의 거장이었던 제프리 젤리코 등 관련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얻었다. 당시 제프리 젤리코는 정원이 연속적인 선상에서 이웃한 공간들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가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탐구하였다. 그러나 찰스 젱스와 매기 케스윅은 젤리코 경이 가지고 있던 정원에 대한 생각과 같은 것과 함께 정반대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에피소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은 정원들로 전체 정원을 구성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우주적 사색의 정원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의미이다.

-윤상준의 영국 정원이야기 1

 



찰스 젱스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건축이론가이자 비평가, 작가, 조각가 그리고 지형디자이너로 불리는 찰스 젱스의 특별강연이 지난 3 12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조경학과 학생은 물론 건축과 학생 및 교수들도 참석한 이날 특강에서는 찰스 젱스의 작품과 설명을 직접 접할 수 있었으며, 특히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내 호수공원의 이미지 컷을 만나볼 수 있었다.

 

찰스는 조경은 작품을 통해 아주 커다란 것과 아주 작은 즉, 대우주와 소우주 사이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조경가이기 보다는 지형디자이너로 나의 정원디자인은 예술과 지구 및 생태 자연과 같은 우주에 기반하고 있으며, 나는 내 작업 자체를 ‘Landforming’이라고 부른다.” 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andforming’은 자연에 관하여 사색하기 위해 자연을 이용하는 예술로, 형태를 만들고, 미적이게 다루고, 또 결과를 통해서 이용성을 찾아내기도 한다.”라고 말하며, 사물을 사람의 신체와 마음 그리고 자연에 관계하여 생각하고 디자인하는 것이 자신이 추구하는 작업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그는 “‘Landforming’은 자연과 인간이 나누는 대화의 일부여야 하고 동질감이 나타나야 한다. 또한 우주로부터 화합하고 분리된 면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내 호수공원 디자인을 설명하는 찰스 젱스
 

특히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내 설치되는 호수공원은 자연의 근본적인 형태와 법칙에 관하여 생각한 지형을 이용한 디자인이며, 순천의 중심 봉화산을 두고 도심을 지나는 동천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찰스의 작품에는 우주적 철학관이 형태로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데 자연의 근본적인 형태와 법칙에 관하여 근거한 기본 디자인을 ‘Zero Nature’라고 설명했다. 이 디자인은 찰스가 대부분의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형태이기도 하다.

 

순천의 호수공원은 약 25천㎡ 규모로 섬 한가운데에 순천의 중심 봉화산을 두고 도심을 지나는 동천을 표현하는 등 순천시의 모습을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찰스는 이 형태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Contour Gardening(윤곽 정원)’으로 좁은 길, 금속 선, 식재, 혹은 모든 요소의 혼합에 의해 표면이 표현된다.”고도 덧붙였다.



 

도시공원에 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서구의 공원은 아이디어가 먼저 정해지고, 이후 형태는 그 뒤를 따르지만 결국에는 두 요소 모두 동등하게 중요하게 작용한다.”라고 말하며, 그 중 서구의 도시공원을 통해 알려진 10가지 교훈에 대해 언급했다.

 

첫째, 높은 공공성을 가진 공원은 인근 지역을 2배 가치로 만들며, 범죄도 줄일 수 있다.

 

둘째, 주 이용자는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방문하는 주부들임을 잊지 말라.

 

셋째, 지역 주민이 이용도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넷째, 공원의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지역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뿐만 아니라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대부분 입구와 출구는 호감이 가도록 조성유지한다.

 

다섯째, 공원이 개장한 첫 해 공원 이벤트와 경영방침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패션쇼, 무대, 개장쇼, 콘테스트, 게임 등을 유치해라.

 

여섯째, 공원을 넘어 어린이 공원, 카페, 노인과 아이들을 위한 공간 등 다른 공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공원 이용의 충성도를 높여라.

 

일곱째, 공원과 연계된 작은 정원은 확연히 다른 성격, 보다 친자연적으로 조성해라. 특히 자연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정원은 개인적이고, 감각적인 공간으로서 보다 친밀한 경험을 쌓게 한다.

 

여덟째, 작은 정원에는 많은 의자와 테이블을 설치해 장기나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해라.

 

아홉째, 르네상스 정원 같은 확연히 보여지는 시각적인 요소도 도입하라.

 

열번째, 자연을 위한 예술과 예술을 위한 자연은 인생의 근본적인 즐거움과 곤혹스러움을 기반으로 영향을 주고 만든다. 도시공원은 교회나 박물관처럼 정신적으로 필수적인 곳이고, 공공의 삶이자 영역이다.

 

강의 내내 찰스는 사람들이 만드는 인공과 자연과의 조화가 필요하고, 도시와 녹지의 경계에서 녹지는 조화의 상징임을 강조했다.

 

건축가에서 조경가로의 삶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은 다루는 대상이 달라졌을 뿐 같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또 한가지의 직업이 아니라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임을 자처하기도 했다.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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