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SLA어워드, 신현돈 소장

라펜트l강진솔l기사입력2009-06-01

"청계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어디냐"라는 기자의 물음에 "전구간이 특징이 있지 않냐"고 오히려 되물어오는 신현돈 소장(조경설계 서안(주)). 그만큼 청계천에 대한 애정이 나타나는 대답이 아닐까.
지난 5월 5일(화), 미국조경가협회 디자인어워즈에서 디자인부문에 Honor Awards에 선정된 청계천 프로젝트과 관련하여 몇가지 궁금함을 해소하고자 서안의 신현돈 소장에게 물었다.


▣ 우선 국내 최초 ASLA Professioanal Awards 디자인부분, Honor Awards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국내의 많은 작품이 ASLA Design Awards에 수상되길 바랍니다.

▣ ASLA Professional Awards는 그 벽이 높다고 들었는데요.
제가 몇 번의 외국 디자인공모전에 제출 해 본 경험으론 IFLA, Italy Torsanlorenzo, ASLA 등 각 디자인공모전마다 특징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ASLA의 경우 “권위의식이 강하고 폐쇄적이다”라는 느낌입니다. 디자인 어워즈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설계 단계부터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GS에서 수상한 양주자이를 도와준 경험으로 비추어 IFLA는 국내 예선이라는 장치를 통과해야 하며, IFLA 본선에 맞는 전략과 기획이 필요합니다. 보통 설계에서 제출시까지 3~4년 이상이 걸리며 제출물의 더미, 설계, 프레젠테이션, 이슈,사진의 해상도 등에 미리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ASLA 같은 세계적 대회에서 학생부문이나 전문가부문 모두, 국내의 작품들이 많이 수상하고 또 국내의 조경설계 수준을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청계캐널프로젝트

▣ 지난 1월, 라펜트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물었을 당시 청계천이라고 답한바 있으신데요.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마디 해주신다면.
지난 겨울에 그런 말씀을 드렸었네요(웃음). 이는 몇 가지 측면에서 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청계천 복원사업처럼 도시, 토목, 조경, 디자인, 생태 등 여러분야가 부딪히는 프로젝트에선 그 접점이 모호합니다. 청계천 건설이 70~80% 정도의 겉모습을 드러낼 즈음에서야 타분야에서 조경의 실체를 인정하는 분위기 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서울시 모 토목국장의 말을 인용하면 “이번 청계천 복원사업에서 토목이 조경에게 완전히 참패를 했다. 이번 청계천 복원사업을 계기로 토목도 사고를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청계천 프로젝트는 조경이 탈영역과 장르를 넘나들어 업역을 넓힌 계기가 됨과 동시에 업역 창출을 한 부분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둘째로 청계천은 서울시나 지자체에서 디자인과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도심 속 오픈스페이스는 환경적 재생노력뿐만 아니라 공공경관을 필요로 하는 도심 속 중심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더욱이 2급수의 수질은 가족들이, 연인들이 함께 모여 이 역사적인 하천과 만나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합니다. 신년축제, 정치집회, 문화공연, 록콘서트와 같은 특별한 행사가 있는 동안 청계광장과 수변가에는 창조적인 방법으로 공간이 재정립되고 또 이용됩니다. 2005년 10월 리본 컷팅식 이래로 광장에는 거의 천만 명의 방문객과 주민들이 방문하였으며, 최근에는 방문객들이 독도 상징석에 던진 동전을 모아서 자선시설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청계광장의 기본계획을 확정짓기까지 매주 2~3회 새벽에 설계 프리젠테이션과 휴일없이 현장에 나갔던 기억이 남는군요.

▣ 이번 수상을 계기로 청계천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도시 오픈스페이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수상하게 된 경위 혹은 수상까지 오게 한 동력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설계 사무실의 바쁜 일정상 처음부터 외국공모전에 제출 할 생각은 없습니다. 선유도공원도 그렇지만 청계광장도 외국 조경가의 권유에 의해 제출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제출된 부문은 청계천 시점부 부터 모전교까지이며, 캐나다 조경가 Trevor Mcintyre 소장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좋은 작품이니 ASLA에 제출하기를 권유하였습니다. 그래서 2007년, 2008년에 2회에 걸쳐 응모를 했지만 떨어졌지요.
이후 심사위원들로부터 답신을 받았는데 ASLA 측에서는 “응모작품이 너무 많고 과반수 이상이 2~3회 이상 재 제출된다. 이 작품도 좋은 작품이니 내년에 사진의 해상도를 높혀서 다시 제출하라.”는 권고를 받았습니다. 보통 심사위원단으로부터 별도의 코멘트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하더군요.
앞서 ASLA가 페쇄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했는데, 여전히 제3국의 응모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조경작품이 많이 도전하면 열리리라고 생각됩니다.



▣ 도심 속에 청계천 같은 긴 구간의 Canal(asla 표기 참고)이 있음에 세계가 놀라곤 합니다. 청계천 구간의 설계 당시 가장 주력했던 점이나 비하인트 스토리가 있으시다면 들려주십시오.
아무래도 청계천 복원사업의 시작점인 청계광장 설계에 중점을 뒀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던 탓인지 그만큼 과업의 진도가 더디게 진행됐지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현장설계 방식도 취했고요. 지금에서야 밝힐 수 있지만 어느 날 완성된 시공 부분이 하루 아침에 헐리기도 했습니다.
저수호안의 원래 취지는 북한 4개도의 돌을 직접 가져오는 방향으로 추진되었으나, 2005년 겨울 당시(지금처럼 개성공단에 한국 업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북한 석산의 장비, 연료 사정, 운반 등의 문제가 있어 유사한 화강석으로 마지막 단계에 바뀌었습니다. 시점부에 시민들이 동전을 던져서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독도 상징석도 독도에서 돌을 반출하려는 시도는 문화재 심의에서 반대하여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독도 수산계장의 도움으로 바지선을 특별히 띄워 울릉도석으로 교체 되었고 디자인도 그때마다 바뀌게 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서울의 대표 수변공간이 세계에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서안의 이름이 대표로(물론 크레딧 표기는 되었으나)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경김(업체명)이 일부 참여한 부분은 저수호안설계이며 이 부분은 서안과 공동으로 수행하였고 주설계자는 서안입니다. 프로젝트의 ASLA 제출 부분은 청계천 시점부 부터 모전교까지의 구간이며 이 부분도 서안이 주 설계자입니다.

안타까운 부분이긴 하지만 미경김 측은 ▲ASLA 제출 당시 ▲당선 후 ▲서안의 이의 제기 후에 3번씩 크레딧과 주제를 계속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미경김 스스로 부정행위를 인정하는 것이며 ASLA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켰습니다.
현재 서울시와 서안은 미경김의 부정행위를 ASLA 측과 소통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잡혀야 할 심각한 사안입니다. (아래양식은 ASLA제출양식임)

*청계캐널프로젝트의 크레딧
 -접수번호 : PA-091 / 프로젝트 명 : 청계캐널프로젝트 / 제출사 : 미경김 사
 -리드 디자이너 : 서안조경 신현돈 / 인증 조경가 (발주처로부터) : 신현돈
 -발주처:청계천추진본부(이명박,양윤재,이용태,조오영,김흥수) / 사진사 : 김태호

*주 크레딧-(5개만 표기가능)
 -조경 디자인 : 서안조경(참여자_이진형,이호영,조현준,안용재,심영빈,송영민,김재영)
 -기본설계 : 서안조경 / 조경 계약자 : 서안조경
 -청계탐방램프및핸드레일설계 : 서안조경
 -저수호안 :  서안조경+ 미경김
       -기본 구상 : 서울시+서안조경 / 기본 계획 : 서안조경+미경김 사
       -기본설계 : 서안조경 / 실시설계 : 서안조경 / 감리 : 서안조경

*추가크레딧-(자세하고 필요한만큼 표기)
 -시점부벽천/전망계단 : 서안조경 / 고수호안:경영위치 / 폰드: 서안조경
 -준천석 : 서안조경 / 전통 문양 포장 : 서안조경 / 수리 설계 : KECC .
 -교량 : 경영위치 / 분수 : 아쿠아테크 / 경관 조명 : 크리룩스
 -구조 : 청석 엔지니어링




▣ 세계에서 훌륭한 많은 작품들이 수상을 했습니다. 더욱이 ASLA 사상 가장 많은 작품이 접수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경쟁 작품이지만 이번에 수상한 작품 중 인상 깊은 작품이 있다면?
▲디자인분야에서 보자면 Teardrop Park(New York, NY, Michael Van Valkenburgh Associates, Inc.,)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우선적으로 디자인되었고 자연의 새로운 해석과 부분적인 구조물이 탐험과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주거분야에서는 Two Rivers Residence(Jackson Hole, WY, Verdone Landscape Architects (VLA Inc.))는 토속적인 디테일, 간결한 식재와 앉음석이  경관과 조화를 이뤘으며, 借景기법과 대지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전하고 건물과 자연을 연결시킨 점이 우수한 것 같습니다.
▲계획분야에서는 A Civic Vision and Action Plan for the Central Delaware(Philadelphia, PA, Wallace Roberts & Todd, LLC)이 돋보였으며, 지역의 지속적 성장에서 강의 잠재력은 균형발전과 세계적인 공원 시스템으로 인해 재생되는 점이 부각됐습니다.
▲소통분야에서는 Reconstructing Urban Landscapes(Philadelphia, PA, University of Pennsylvania, School of Design)는 학문적 지식뿐 아니라 각 프로젝트들의 강조되는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개념적이거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쓰여진 책으로 스터디 모델부터 콘셉트 스케치, 단면도와 상세도들이 참신했다고 생각됩니다.
▲연구분야에서는 Restoration ecology processes to advance natural landscape design(Professor Steven N. Handel, Honorary ASLA, New Brunswick, NJ)는 디자인 개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인 생태적 복원이 조경과 파트너로 통합되어 새로운 도시 공원에 적용한 시도가 돋보입니다.



▣ 현재 진행하고 계신 프로젝트와 근래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근자에는 4대강 관련사업과 미니신도시, 메모리얼스페이스, 커뮤니티, 수변어메니티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는 4대강 턴키, 매향리공원현상, 서울대공원현상, 새만금사업턴키, 경춘선 폐선부지현상 등이겠지요.

▣ 세계적인 디자인대회에서의 수상 및 대통령상 수상 등 그 경력이 화려하십니다. 이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리가 사는 터전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어 우리의 후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의 터전을 물려주는 가치에 작은 힘이 되는 것이 바램입니다.

 

강진솔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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