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게 빼앗긴 보행권 되찾아 온다”

서울시, 보행친화도시 비전 발표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3-01-22


 

박원순 시장이 21() 「보행친화도시 서울 비전」을 발표했다. 자동차에게 빼앗긴 보행권을 시민에게 되찾아 주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보행 환경 개선을 위해 10개 사업을 추진하여 현재 16%인 보행수단 분담율을 2020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비전 수립에 앞서 시내 보행환경에 대한 진단을 선행한 결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을 크게 네 가지로 압축했다. 횡단보도 부재로 인한 무단횡단 위험, 자동차가 점령한 생활도로, 시내 250여 개소의 육교·지하보도, 들쑥날쑥한 보도폭 등이다.

 

현재 시내 전체 도로의 78% 12m 미만 생활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주차 차량이 도로를 꽉 메우고 있어 대부분의 시민들이 생활도로를 걷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보도폭을 최소 2.0m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곳곳에 볼라드·환기구·가로수가 무질서하게 자리 잡고 있어 실제로 보행자가 체감하는 보도폭의 정도는 매우 좁은 실정이다.

 

또 당초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고 보행자를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설치한 육교·지하보도는 지금까지 정책이 사람이 아닌 자동차 중심으로 흘러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의 문제점을 해결할 총 10가지의 단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행전용거리 확대운영

먼저,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보행전용거리를 확대 운영한다. 서울시는 보행량·도로 기능·교통량 등을 고려하여 지역 실정에 맞게  주말형전일형두 가지 형태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친 세종로(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 삼거리세종로 사거리 550m 구간)를 첫주말형 보행전용거리로 지정하고, 오는 3월부터 매월 세 번째 일요일로 정례화 한다.

 

시는 운영 성과를 분석하여 하반기부터는 주 1회로, 2014년 이후에는 양방향 전면 실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차가 없는세종로에는 재활용 나눔장터·농산물 직거래 장터·열린 예술 극장은 물론 시민이 참여하는 체험형 문화행사가 펼쳐지게 되며, 시는 내실 있는 콘텐츠 운영을 위해 전문 MP(Management Planner)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는 외국인 문화거리이태원로·강남스타일의 상징거리인강남대로·전통문화 상가 밀집거리인돈화문로를 「주말형 보행전용거리」로, 세계음식거리이태원길·패션 거리인동대문디자인플라자·젊음의 거리인 홍대 앞어울마당로를 「전일형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할 계획이다.

 

보행친화구역 5개소 조성

다음으로 2014년까지 보행친화구역 5개소를 조성한다. 보행친화구역은 보도 확장, 안전시설물 설치, 지역 보행로 특화 등 보행환경 개선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거리 형태를 유지하면서 차량만 통제해 운영하는 보행전용거리와 구별된다. 

 

조성 대상은 시내 첫 대중교통전용지구인연세로’, 역사문화탐방지역인성북동길’, 보행인구가 많은강변로(광진구)’·영중로(영등포구)’·대학로 5개소이다.

 

생활권 보행자 우선도로 도입

도로 규정 속도를 하향 조정하고, 어린이 보행안전구역을 새롭게 지정하는 등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3가지 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보행량이 많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폭 10m 내외의 생활권 도로에 전국 최초로 생활권 보행자 우선도로를 도입한다.

 

생활권 보행자 우선도로는 통행 우선권이 차가 아닌 보행자에게 있는 도로로서, 차도 대비 보도를 최대한으로 넓히고 차량속도 저감시설, 보행자 우선 표지판, 회전교차로 등을 설치하게 된다. 이 도로에서는 30km/h 이하로 지나가야 한다.

 

시는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곳, 교통약자 이동이 많은 곳 등 5개 후보지(해방촌길·국회단지길·개봉동길·능동길·무교동길) 2개소를 우선 선정해 올해 시범사업을 거친 뒤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어린이 보행전용거리 운영

교통약자인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해 어린이 보행전용거리도 운영한다.

 

어린이 보행전용거리로 지정되면 교통안전 노면표시, CCTV 추가 확충 등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등·하교 시간대에 학교 앞 도로의 차량 통제가 이뤄진다.

 

서울시는 올해 화계(강북구)·용마(광진구)·대광(성북구) 10개 초등학교 앞 도로를 시범운영 지역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효과 분석 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어린이 보행전용거리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아이들이 마음대로 다니는 공간이라는 의미의아마존2014년까지 은평·동대문·노원·성북·구로 5개 구 총 7개소에서 시범 운영한다.

 

시는 아마존 운영을 희망하는 19개 자치구 현장에 전문가를 파견하여 우선 사업 대상지 5개를 선정했으며, 이 중 3개구(구로·성북·노원)는 올해, 나머지 2개구(동대문·은평)는 내년에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추가 2개소도 선정해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교통안전지도사 배치는 물론 금연거리 지정, 자율방범순찰대 운영, 혼잡한 학원차량 일원화, CCTV 확대 설치, 양방통행을 일방통행으로 전환 등의 지역 실정에 맞는 개선이 수반돼 어린이 보행 안전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생활권 이면도로 제한속도 강화

서울시는 주택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생활권 이면도로 차량 제한속도 강화도 추진한다. 편도 1차로는 40km/h30km/h, 편도 2차로는 60km/h50km/h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경찰청과 협의 중이다.

 

올해 상반기 10개 도로를 대상으로 우선 추진할 계획이며, 하반기부터는 청계천 등 도심 주요도로를 시범적으로 50km/h30km/h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향후 종로·남대문로·세종로를 대상으로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약자 보행환경 종합개선

교통약자가 혼자서도 시내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약자 보행환경 종합 개선을 추진한다.

 

2014년까지 지하철 역 엘리베이터(794→826)와 에스컬레이터(1779→1852)를 총 2,678대 설치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목적지 음성인식 안내서비스가 지원되는 시내버스 정류소를 400개소로 확대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기능을 개선하는 한편 매년 1천 대씩 확대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중으로 보행 및 교통안전시설물이 교통약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버스정류소와 지하철역사 시설, 도로 및 보행시설(보도·횡단보도·신호등 등)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성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횡단보도 녹색 신호등 시간 연장
횡단보도 신호등 녹색시간 연장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경찰과 함께 횡단보도 보행 속도 산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어르신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보행속도에 맞춰 1.0m/s→0.8m/s로 완화할 계획이다.

 

특히 어르신 이동이 많은 탑골공원과 보라매공원 주변, 어린이 통행이 많은 어린이대공원 등 교통약자 보행밀집지역이 주 대상지다.

 


교차로에 횡단보도 전면설치

도심 내 모든 교차로에 횡단보도 전면 설치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교차로에 횡단보도가 없어 보행자들이 우회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육교 등을 건너기 힘든 교통약자의 이동권 또한 보장하기 위함이다.

 

내년까지 광화문, 안국동, 흥인지문, 시청 앞 교차로 등 도심 내 주요 교차로에 모든 방향으로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지하보도·육교 지점에도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각 교차로의 보행 및 교통량, 도로기능 등을 감안해 대각선 횡단보도, 광폭(40m 이상) 횡단보도, 고원식 횡단보도 등 걸 맞는 유형을 채택해 설치한다.

 

보행친화도시 서울 걷기대회 개최

마지막으로 보행에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불어 넣는 작업도 병행한다. 보행문화 확산을 위한 도심보행 축제인 보행친화도시 서울 걷기대회(가칭)를 개최하는 한편 2015년 서울성곽 유네스코 등재 계획과 병행하여 도심 내 고궁·쇼핑·역사문화공간 등 명소를 잇는 도심보행길(프롬나드)도 개발할 계획이다.

 

보행친화도시 서울 걷기대회는 평소 차로 가득 찬 도심을 보행자가 걸어서 가로지른다는 상징성과 홍보 효과가 큰 구간을 선정하여 오는 4월 또는 9월 중 하루를보행 및 자전거의 날로 지정하고 진행할 예정이다.

 

도심보행길은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동···북 방향 보행로를 조성하고 주요거점에 보행자 안내판과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이정표, 보행길 안내 유도선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보행친화도시 기반조성을 위해 보행친화도시 사업 발굴과 정책자문을 위한 '보행친화도시 추진위원회'를 운영하여 보행 제도와 문화, 환경 개선에 대해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보행권 위상 향상을 위한보행기본조례를 제정하고, 대규모 도시계획 사업에 보행환경 개선 관련 사항을 적용하기 위한보행친화도시 평가시스템도 마련한다.

 

박원순 시장은이번 비전은 우리가 길을 걸으면서 한번 쯤 불편하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됐다부지불식 자동차에 중독되어 있던 도시 체질을 천천히 바꿔 시민 모두가 걸어서 해결하고, 걷는데서 해답을 찾는, 말 그대로보행친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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