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고 다시짓는, 담장허물기 사업?
학교공간, 주민참여 적극적 활용 필요하다1996년부터 시행돼온 담장허물기 사업은 급속한 도시화로 부족해진 공원녹지 확충에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담장허물기 사업을 최초로 도입한 대구시, 특히 시교육청이 다시 학교담장을 세우겠다고 밝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동기 대구광역시교육감이 1월 7일(월) 오전 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33개교에 학교투시형 담장을 설치하여, 134개 학교 모두 담장을 다시 만들겠다”고 밝힌 것. 그동안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까지 총 101개의 담을 다시 세웠었다.
대구시교육청은 외부인 학교출입을 통제해 성폭행 등 각종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생 체육활동, 청소관리 문제도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왔다고 부연했다.
이후 주요일간지와 방송, 그리고 지방언론 매체는 대구시의 ‘예산낭비’를 논지로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대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 확인결과, 새로 짓는 것은 담장이 아닌 ‘높이 1.2m 미만의 펜스’이며, 기조성된 녹지를 훼손하고 세우는게 아니라, 그 위로 추가 설치하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펜스 역시 시교육청의 발표처럼 투시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개방감도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담장을 다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를 만드는 사업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언론사의 이러한 언어사용은 자칫 학교담장뿐만 아니라 담장허물기 사업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와 관련해 사업명칭 변경도 계획하고 있다.
학교공원 구역 설정 “공간관리에 주민참여 확대해야”
하지만 이제는 담을 허는 수준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학교공원화 사업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가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10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학교공원 구역 설정 및 관리방안(연구책임 김원주)’은 ‘학교공원 구역(School Park Zone)’설정을 통해 학교 공간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주민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과 유기적인 관계가 있는 학교를 개방하여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생활밀착형 공원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라펜트 조경뉴스 2012. 12. 15)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SPARK 공원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SPARK는 학교(School)와 공원(Park)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SPARK 사업은 공립학교 부지를 이용하여 주민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으로서, 휴스턴시 전체의 녹지부족을 해결하는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곳의 설계는 학생, 교사, 그리고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주민참여 디자인 워크숍, 설문지, 인터뷰, 커뮤니티 회의 등’을 여러 차례 진행한 후 조경가와 학교위원회가 힘을 모아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보고서는 앞으로 학교는 더 이상 구성원만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 글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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