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용산공원 당선주역, 조경가 최혜영

WEST8 소속,“치유가 컨셉, 앞으로 시민의견 수렴돼야”
라펜트l강진솔 기자l기사입력2012-05-02


최혜영 조경가



이번 Geuze의 용산공원 국제현상경기 작품과 관련하여 그의 3가지 독특한 설계전략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그 지역의 풍토성을 먼저 찾는다는 그만의 검증된 설계방법론을 적절히 적용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용산공원 당선작을 대하는 첫느낌조세환 교수(한양대) 라펜트 기고 중

 


이번 용산공원의 심사에서 심사위원단은 용산부지가 지닌 역사성, 생태적 치유에 초점을 맞춘 설계 안의 방향성을 높이 평가하고, 결국 WEST8의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 -The Future Park)」에 힘을 실어줬다.

 

대부분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공모의 경우 해외 유명 회사와 국내 조경회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응모를 하게 되고, 해외사의 경우 거의 명단에만 이름이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WEST8도 이름만 빌려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학부생때부터 용산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온 한국인 조경가가 그 중심에 있었다. 지난 2009년 용산공원 아이디어공모에서는 2등작(당시 1등작은 없었음)을 수상하기도 해 용산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라펜트는 WEST8의 최혜영 조경가를 만나, 당선소감과 함께 당선작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 -The Future Park)」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혜영 씨와의 인터뷰는 5월 라펜트 인터넷 방송 3부를 통해 육성으로 청취 가능하다.



5월 라펜트 인터넷 방송 듣기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의 당선을 축하한다.
사실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당선됐다는 발표가 난 그 순간부터 오히려 공모전 때 보다 더 바쁜 것 같습니다. 어떤 기분인지 느낄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이 좀 더 지나야 당선이 되었다는 실감이 날 것 같습니다. 또 많은 분들의 축하를 회사에도 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공모에서 이로재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루었는데, 평가를 한다면?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는 부분입니다. 두 회사의 다른 성격 때문에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로재와 팀이 된 데에는 특별한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회사에 의뢰를 했는데 상황이 맞았던 팀이 이로재였습니다. 서로 다른 팀의 성격과 일을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좋은 컨셉이 나온 데에는 분명 180도 다른 팀 사이의 성격이 상승작용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설계의 기본 개념은?

3월 초 로테르담 본사로 승효상 씨께서 방문했을 때 꽤 오랜 시간 동안 회의를 했고, 그 날 ‘healing: 치유라는 단어가 도출됐습니다.

사실 치유는 아주 추상적인 단어이자 개념이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이해는 가면서도 실제로 이것을 공원 디자인에 어떻게 적용을 할 지는 상당히 막막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구체화 되기 시작했고 결국 세 가지 치유의 개념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자연, 역사, 문화의 치유가 그것인데요. 이 세가지 치유를 위한 방법이 공원 마스터 플랜의 기본 틀이 되었습니다.

 

이번 용산공원 국제공모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미래지향적 공원이 되기 위해서 어떤 점이 중요한가에 대한 생각을 끊임 없이 다듬었습니다. 한국 문화는 상당히 트렌디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용산공원은 10, 20년 앞이 아닌 100, 200년 앞을 내다 보고 설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우리 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죠. 여러 번의 수정 끝에 저희가 내린 미래 공원의 요소는 크게 다음 다섯 가지로 ▲지속가능성, ▲웰빙, ▲소셜 미디어와 시민참여, ▲교육 그리고 ▲예술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의 화두가 공원 디자인에 유연하게 반영되도록 하였습니다.

 

이번 당선 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컨셉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했고 그것이 컨셉에 잘 녹아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아쉬운 부분은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던시(詩)의 컨셉을 살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초반 여러 가지 정보를 조사하면서 한국은 전통적으로 경관을 볼 때 시를 통해서 감상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 시가 단순히 경치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 그리고 프로그램까지도 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것이 아닌가 하여 무릎을 쳤죠. 용산공원 또한를 차용하여 공원에서 남기고 싶은 경관, 행동, 그리고 프로그램을 묘사하여 그것이 후대로 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여러가지 이유로 최종안에서는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렇게 끝까지 가져가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을 살려보고 싶습니다.


협업의 과정에서 에피소드나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협업 과정은 늘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특별한 에피소드라고 할게 없습니다. 대신 West8만의 즐거운 놀이를 하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다들 바쁘고 힘든 상황이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때였지만 오히려 그럴 때일수록 재미있게 일하고 긴장을 풀기 위해 West8 내부적으로 디자인 공모를 했습니다.


저희가마당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었는데 이를 가지고 마당이 어떻게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했습니다.

뉴욕 지사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내줬고요, 결과적으로 50개가 넘는 스케치가 벽에 붙었습니다. 최종 심사를 통해 스무 개 정도가 채택되어 발전이 되었는데 여기서 1등 작품을 제출한 사람은 시작한지 2달 된 학부생 인턴이었습니다.

 

설계안에서 앞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저희는 세세하게 디자인을 하는 대신 큰 비전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마스터 플랜 단계에서는 많은 부분이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 또한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컨셉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여러 부분이 업데이트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용산공원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지켜보시기 때문에 저희의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외국사로서가 아니라 조경디자이너로서 이번 기회를 통해 조경이라는 것과 그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조경가의 위치가 한 단계 상승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또한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국가 공원이 원만한 프로세스를 통해 탄생하길 바랍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 -The Future Park)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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