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명사특강]서원우 박사의 나무와 문학[최종회]

시시(詩詩)한 나무이야기⑱
라펜트l강진솔 기자l기사입력2012-06-30

30. 사비성(부여)에 그윽한 궁남지의 심경(深境)

 

산이 많아 물도 많기에 산은 물을 낳고 물은 산을 부양하며, 낮은 자세로 청산의 과객이 되어 창해로 흘러가는 신록의 유월이다. 또한 ‘6 5일 환경의 날에 즈음하여 장차 물은 지구촌의 절대 생명자원으로 대두되고 있기에 환경과 물의 의미를 생각해 보건 데 우리의 전통정원에서 그윽한 연못의 정경을 재음미해 본다. 이는 생태학자오덤이 제시한 생태계의 5대 모델로, 초원, 유역, 실험실, 우주선의 순으로 열거한 데서도 우리의 연못이 세계정원문화사에서도 앞선 심오한 연못문화임을 감지 할 수 있다.

 

우리의 연못문화는 이미 삼국시대에 최초로 백제의 진사왕 16(서기385~392)에 궁궐을 중수하며 주변에 못을 파고 가산을 쌓아 진귀한 새를 기르고 기화요초를 심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이후 통일신라시대의 찬연한안압지(문무왕 14, 서기674)’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또한 고구려 대성산기슭 안학궁(장수왕 2, 서기427)에도 연못의 유적이 있어 우리의 자긍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렇듯 삼국은 각기 특색 있는 연못문화를 향유하고 있었지만 특히 백제는 약 700여 년간 우아하고 섬세하며 현란한 문화를 꽃피운 동북아 해상무역의 강국이었다.

 

환경과 물의 밀접한 견지에서 백제는 건국초기부터 항상 큰 물길과 연접하여 도읍을 정하였다. 즉 기원전 18년에 온조왕이 한강유역인 하남의 위례성에서 건국한 이래 지금의 공주인 곰나루의 공산성으로 천도 하였다가 다시 사비성(부여)으로 천도한 것을 보아도 유역문화의 찬연한 발전과 번영을 도모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천도를 거듭할 때 마다 궁궐을 조영하는 과정에서 건축과 토목기술은 물론 아울러 정원기술도 최초로 병행하여 발전시키는데 있어 백제가 연못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음을 감지 할 수 있다.

 

동성왕 22(서기500)에는 공주로 천도하면서 임유각과 연못을 꾸몄고, 다시 사비성(부여)으로 천도하면서 전설적인서동요(書童謠)’의 주인공인 무왕 35(서기 634)에 궁남지를 조성하여 당시에는 상당한 규모와 신선정원의 양식에 의한 것이었다. 이때를 전후해 많은 조원술의 대가들이 탄생하여 특히노자공이란 명인이 일본에 건너가 아스카문화에 최초로 백제의 정원문화를 전했다고 수록되어 있다. 이제 인걸은 간데없지만 오늘도 궁남지는 버들과 청초한 연 잎이 그윽한서동요로 일렁이고 있는 심경(深境)이다.

 













































강진솔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lafent@lafent.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