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ing Day와 손바닥 녹지
16일, 전세계 곳곳에서 PARK(ing) DAY 행사열려
지난 16일 전세계 주요도시에서 조경가, 사회운동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주차장과 소규모 공공공간을 임시로 공원화 시켰다. 2005년부터 시작돼, 이제는 세계적인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PARK(ing) DAY’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PARK(ing) DAY는 1년 중 하루, 주차장 공간을 임시로 공원화 시키는 이벤트이다. 일종의 임시조경의 한 갈래로 생각할 수 있다.
PARK(ing) DAY는 2005년 미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있는 ‘REBEAR’란 단체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의 외부공간의 70%를 차량이 차지하고 있어, 일반대중을 위한 열린 공간이 취약했다. 이에 REBEAR는 도시의 공공공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고민하였고, 주차장을 공원화 시킨다는 뜻의 ‘Park+ing’을 착안하게 됐다.
PARK(ing) DAY는 불과 6년사이 전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번져갔고, 지난 2010년에는 6개 대륙, 180개 이상의 도시에서 800개가 넘는 PARK(ing)이 시행되어, 만들어졌다.
특히 최근 몇 년동안 Park(ing) Day는 입법을 담당하는 미정부기관의 공공영역 확장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거리의 공영주차장 공간을 대중에게 개방하는 Parks “Parklet”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으며, 뉴욕시는 보행자 거리 공간을 지역 카페에게 제공함으로써 도시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pop up café”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러한 정책적 흐름에 동참하였다.
REBEAR 관계자는 “게릴라성 예술 프로젝트로 시작된 Park(ing) Day는 그간 도시와 공식 계획전략으로 통합되어 채택되어 왔다. 그것은 도시 컨셉과 구성, 그리고 공공공간의 활용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
지난 4월 한국건설신문의 오피니언 코너에 도시 내 인공지반 녹지조성의 새 패러다임(글_정경진 대표(㈜이자인))이란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기고에서 정경진 대표는 “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도시녹지관리의 새패러다임으로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는 자연녹지가 허무하게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 건물의 옥상과 벽면, 콘크리트 입면, 보차도 경계부의 펜스 등 손바닥만한 작은 공간이라도 녹지를 대체할 수 있도록 조성하자는 시도이다. 손바닥 녹지만들기는 인공지반 녹화사업의 큰 범주 속에 포함되지만, 시민주도의 참여형 사업이란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대부분의 녹지조성사업이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으로 설계발주, 시공발주를 거쳐 인공지반 녹지가 조성되고 유지관리가 진행되는데 비해, 시민참여형은 과업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시공 후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직접적 참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정경진 대표는 서울시 일부 지자체 중으로 ‘시민참여형 손바닥 녹지만들기’를 시범적 실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PARK(ing) DAY와 손바닥 녹지 만들기
공공공간의 활용과 시민참여에 기반을 두고 있는 PARK(ing) DAY와 손바닥 녹지만들기는 닮은 점이 많다.
자동차와 건물들로 포화된 도심속 자투리 공간을 찾아 녹지를 조성한다는 점이 첫째이고, 특히 시민들의 참여가 이들 사업의 근간을 이룬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PARK(ing) DAY를 최초 기획했던 REBEAR사의 관계자는 “PARK(ing) DAY는 지나가던 일반시민도 즉흥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 행사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공공시설을 활용하는 것에 취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PARK(ing) DAY가 정착화 됨에 따라, 행사진행에 대한 시민들과 주변상인들의 협조가 대단하다. 만약 자신들의 상업활동에 지장 받는다고 생각했으면 진행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행사취지를 이해하고 공감하여, 자발적으로 동참하려는 시민들의 의지와 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무엇보다 PARK(ing) DAY는, 비록 1년중 단 하루에 그치는 이벤트성 행사이지만, 녹지대 창출에 대한 전세계인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시민참여의 가능성과 파급효과를 보여주는 성공사례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적지 않다.
-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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