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사진과 ‘통通’ 하다

건축도시기행展
라펜트l이형주 기자l기사입력2012-10-31


진효숙, Now we see-01, 10x8inch, digital c-print, 2002

"사진을 통해 들여다본 우리 삶의 궤적"

 

건축사진하는 이들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 등으로 말미암아 전시기획의 출발이 어떠했든 이전 어느 시기, 어떤 전시에서보다도 사회적 포지셔닝에 대한 제고가 중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매우 중요하다. _ 전진삼(와이드AR 발행인)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건축사진가들의 행보

헤이리 아트밸리에 위치한 Gallery MOA(관장 이양호)에서건축도시기행사진전이 11 21일까지 열린다. 와이드AR에서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건축사진가 17인이 건축과 도시라는 각각의 테마를 해석한 작품들을 2(전반부 10.26~11.9 건축 테마전, 후반부 11.9~11.21 도시 테마전)에 걸쳐 전시한다.

 

참여작가는 김태오, 김재윤, 남궁선, 윤재혁, 유현민, 이재성, 최충욱, 신경남, 진효숙, 이인미, 윤준환, 박영채, 박재영, 조명환, 김철현, 김재경, 염승훈 등이다. 그들은 건축, 도시 그리고 사진과의 인연을 통해 자생적으로건축사진분야를 개척했다.

 

지난 10 26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오프닝 행사에서는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건축도시기행展’은 건축사진아카이브 구축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전시회를 겸해건축사진과 이를 전문으로 하는 작가들을 정리한 단행본을 발행했다. 참여작가이자 전시를 기획한 김재경 작가(김재경 스튜디오) “‘건축사진은 자생적으로 생겨난 40여 명의 사람들에서 출발했는데, 그 중 절반이 현장에서 쉽게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건축사진가의 인명록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제작 경위를 설명했다.


그리고하나의 건물을 찍는다는 것은 그 건물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기록)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세대를 거치면서 방대한 양의 사진이 쌓이게 될 것이고, 이것은 활용 가능성이 높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는 것이라며, 작품이자 기록으로서 가치를 갖는 이번 사진전의 의미를 되새겨 주었다.



김재경 작가


건축, 도시 그리고 자연

김태오 작가(간스튜디오)해인사 일주문(58×38, archival pigment pring, 2005)’이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건조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표현했다.

 

“현대건축물은 자신을 강하게 드러내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래서해인사 일주문이 자연 속에 있는 듯 없는 듯한 느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도시 테마전에 전시될 Beyond Landscape(76x38cm, archival pigment print, 2010)에 대한 설명도 살짝 풀어놓았는데,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지점을 촬영했는데, 점점 도시가 자 연을 파고들면서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 지고, 그 풍경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소멸되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박재영 작가(사진가)소멸3(100x40cm, archival pigment print, 2008)’이라는 작품을 통해 세월의 흐름 속에 인간의 욕망이 사라지듯 건축이란 것도 세월에 따라 결국 소멸되어 사라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었다.

 

“절터, 폐사지에서 건물도 하나의 인간욕망의 표현이다. 그 중에 더 집약적인 것이 종교적인 건물이다. 특히 탑이라는 것은 절에서 상징성이 가장 강하다. 이 탑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석조만 남게 되었는데, 이도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그는 작품들을 통해 건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 했다며작은 공간이라도 내가 행복하면 건축이다. 달동네에 지어진 작은 집들은 일반인들이 필요에 의해 그때그때 지은 집인데, 사치공간이 없이 나에게 필요한 최소치만 있는 이러한 공간이 진정한 휴먼스케일이라면서 이런 공간이 더욱 진정성이 내포되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를 통해건축의 겸손함을 생각해야 한다. 내 집을 갖지 못한 사람에 대한 배려심까지 건축가들이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김재경 작가는 건축의 상징성을 해석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자동차의 증가로 도시내부에 상징성이 강한 레스토랑, 모텔, 웨딩홀 등의 건물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 눈에 띄는 건물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건축의 한 현상으로 바라봤다.

 

“건축은 전문영역에서 잘 정제된 디자인으로서의 상징성도 있지만 일반인들의 욕구, 상업적인 논리가 팽배해 있다. 손님이 많이 오기만 바라는 것인데, 이는 건축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라고 해석하였으며,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 속에서는 저 밑에 가서는 비슷하다. 일반인들이나 건축디자이너가 자기표현을 구현하고자 하는 욕구나 저 밑에 가서는 어차피 같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건축사진’의 역할을 재조명하다

‘건축도시기행展’은 건축과 도시를 주제로 하지만 그보다는 그 속에 담긴 상징성과 의미를 풀어내는건축사진가들의 이야기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축사진’은 우리가 살아가는 배경이 되는 공간에 관심을 가진 이들을 통해 자생적으로 생겨난 분야이다. 도시에 깃들어 살며 이들의 눈으로 바라보고 기록한 40여 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일반사진과 건축사진의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기준이 또렷하지 않아 그 경계가 불분명해 이들의 존재감이 확실하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마주하는 대상이 '모뉴멘트와 도시를 통해 풀어내는 세상'이라는 것은 일반사진의 그것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건축사진가들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일반인들의건축사진에 대한 이해와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이후 그들의 작품 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전시회의 일환으로 오는 11 9일에는 세미나가 개최되며, 단순히 보여주는 행사로서의 사진전을 떠나, 발표 형태를 차용해 작가 나름의 스펙트럼과 작업 프로세서를 구체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전시작품>


김태오, Beyond Landscape. 76x38cm, archival pigment print, 2010


남궁선, Han river, 100x42cm, archival pigment print, 2011


박재영, 소멸3, 100x40cm, archival pigment print, 2008


유현민, 6. Cityscape series, 34.5×26.5cm, gelatin silver print, 2002-2003


이인미, Yunjeung_s House, 140x90cm(110ed), archival pigment print,, 2010


이재성, 벽02-나무, 30x24inch, digital c-print, 2007

자료제공 _ Gallery MOA, 공간전달연구소

이형주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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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m@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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