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노거수 철저히 보호한다
문화유산·생물자원, 노거수 보호·관리 강화대구시는 수령이 오래된 노거수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노거수는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을 지키며 조상들의 숨결과 채취가 스며있는 상징목이자 보호수이며, 고장을 빛낸 역사적인 인물과 연관이 있다. 이러한 노거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생물자원이라는 것이다.
현재 시에는 127개소에 느티나무 등 22종류 304그루의 노거수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생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대표적인 방법인 외과수술을 실시한다. 나무줄기나 가지 중 썩은 부분을 오려내고 살균·방부처리한 후 인공수피를 이용해 수술부위를 메워 외형을 보존시켜 주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시는 고사가지 제거, 수형조절, 영양제 투입, 병해충방제, 안내판 정비 등을 시행한다.
보호수는 대부분 수령이 오래되고 자연재해나 병해충 등에 쉽게 상할 우려가 있다. 또, 산업·도시화에 따른 개발로 수세가 쇠약해져 있어 조금만 소홀해도 고사될 형편이다.
대구지역에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거수목은 명목(名木), 보목(寶木), 당산목(堂山木), 정자목(亭子木), 호안목(護岸木), 기형목(奇形木), 풍치목(風致木) 등이다.
수종별 지정내역을 보면, 총 304그루 중 느티나무가 105그루(35%), 팽나무가 37그루(12%)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회화나무와 소나무가 각각 23그루, 느릅나무 22그루, 은행나무 21그루 순이다. 가장 많이 지정된 느티나무의 경우 대표적인 향토수목이자 정자목으로 손꼽힌다.
굴참나무, 모과나무, 모감주나무, 돌배나무, 소태나무 등 8개 수종은 1그루씩 단본 보호수로 지정돼 있어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시 강점문 공원녹지과장은 “앞으로도 문화적 보존가치가 높은 노거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보호수로 지정해 나가는 한편, 지정된 보호수에 대하여는 관리를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이야기가 있는 노거수
중구 동산병원 선교박물관내에 있는 수령 80년 정도 되는 사과나무는 2000년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 동산병원 초대병원장인 존슨(美)박사가 1900년경 미국 미주리주 품종을 동산의료원 주변에 재배하여 보급한 것이다. 이는 대구 사과나무의 시작이며 현재 보호수는 이 품종에서 떨어진 씨앗이 발아된 것으로 대구 최초 사과나무의 자손목(2세)에 해당된다.
나무의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고사될 위기에 처하자, 시는 2007년부터 후계목(3세) 3그루를 기르고 있다. 이 중 한 그루는 올 4월에 이 곳으로 이식하고,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 계획이다.
동구 지묘동 신숭겸 장군 유적지 내에 있는 수령 400년 정도 된 배롱나무는 표충단 주위를 5그루가 빙 둘러싸고 있다. 꽃 필 때에는 주변이 온통 붉은색으로 변할 만큼 화려하다. 표충단은 신숭겸 장군이 공산전투에서 견훤군과 처절한 싸움 끝에 왕건을 살리고 자기가 대신 전사하면서 목이 잘린 곳이라고 한다.
서구 평리동에는 수령이 300년 이상된 회화나무가 있는데, 정월대보름을 맞아 해마다 당제를 지낸 후 금줄을 쳐 놓아 이 나무를 매우 신성시하고 있다. 옛날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이 곳을 지나면서 장원급제를 해달라고 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궁궐이나 서원, 오래된 가옥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나무를 심으면 집안에 학자가 나오고 잘 산다고 전해져 많이 심었다. 학자수, 행복수, 출세수라고도 불린다.
수성구 범어네거리에는 수령이 55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처음은 조선 세조 14년(1468년)때 상동 부근에 심었다고 전해져 오고 있으며, 도로공사로 철거위기에 처하자 주민들이 정 여중고로 옮겨 심었다. 이 학교가 이전하고 아파트가 들어서자 수성구에서 2001년경에 현재의 자리로 옮겨 심었다.
범어네거리의 550년 된 은행나무
달서구 도원동에 있는 느티나무는 수령 530년이 됐다. 예로부터 복사꽃향기가 온 마을에 가득한 등 무릉도원과 같다 하여 도원(桃源)동이라 불렀다. 느티나무는 수형이 아름답고 그늘이 많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자목으로 사랑 받고 있다.
달성군 가태리에 달창지가 바라 보이는 속칭 남통마을에는 수령이 500년 정도 된 소태나무가 있다. 당산목으로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마을에서 1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히 지낼 수 있도록 동제(洞祭)를 지내고 있다.
소태나무는 나무의 수액을 젖꼭지에 발라 애기가 젖을 빨 때 쓴맛이 나도록 하여 젖을 빨리 떼는데 사용했다. 너무 써다는 뜻의 “소태 같다”라는 표현도 이 나무에서 유래된 것이다.
- 글 _ 박소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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