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종호 산림청 산림복지국 국장

″산림-조경분야, 상생위한 지속적 소통 필요″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5-30
산림청내 조경담당부서인 도시숲경관과가 올초 산림자원국에서 산림복지국으로 이전했다. 산림복지국 또한 올초 산림‘이용’국에서 산림‘복지’국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이용 차원의 산림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산림복지차원의 산림으로 시각의 변화를 꾀했다. 도시숲은 국민복지라는 것.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하는 산림복지국의 박종호 국장은 과거 산림자원국장 시절 1년 정도 도시숲경관과를 맡았으며, 올해 다시 재회했다. 그는 “산림청의 일들 중 조경의 경험과 노하우를 도입할 것들도 있다고 본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 산림과 조경의 상생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니 자주 소통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박종호 산림청 산림복지국 국장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대학에서 임학을 전공하고, 유한양행에서 1년 조금 넘게 근무하다가 산림청 공무원으로 쭉 근무를 해왔다. 사무관과 과장일 때는 나무를 심고, 가꾸고, 산에 길을 내는 산림자원분야에서 주로 근무하였다. 산림자원과장과 청장 비서관을 거쳐, 외교부로 파견나가서 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에서 임무관(산림)을 역임한 후 주로 국제 분야에서 기후변화협상, 세계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UNCCD COP10, 2011) 유치 및 개최,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설립 및 사무국 유치를 주도하였다. 산림자원국장(현 산림산업정책국) 시절, 조직이 개편(2012)되면서 도시숲경관과가 산림보호국에서 산림자원국으로 편입됐고 1년 정도 맡았었다. 이후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사무총장대행으로 파견 근무 후 본부로 복귀, 2년간 산림이용국장을 역임하다 올해부터 새롭게 개명된 ‘산림복지국장’을 맡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IMF 이후 실업대책으로 마련한 ‘숲가꾸기 사업’이다. 당시 산림정책의 가장 큰 현안과제는 1973년도 이후에 치산녹화로 식재했던 산림을 가꿔야 하는 일이었다.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는 IMF 이후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공공근로사업을 추진하였고, 우리 청에서는 숲가꾸기 사업을 제안하여 채택되었다. 산림청 입장에서는 정부실업대책에 참여하여 실업자를 고용하고 숲을 가꿀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업이 된 것이다. 이를 반듯이 성공시켜 3년간 추진될 예정이었던 공공근로사업 이후, 정책숲가꾸기로 전환시켜 300만ha의 숲을 지속적으로 가꾸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모든 중앙부처에서 투입하지 않았던 노숙자, 건설일용근로자를 민주노총산하 수도권 건설일용노조와 협상하여 숲가꾸기 사업에 투입하였다. 

당시에 정부실업대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공공근로사업은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성과가 없어 언론이나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 그러나 숲가꾸기 사업은 국가적으로도 필요한 사업인 동시에 근로자에게도 일자리 제공은 물론 실업으로 인해 생긴 정신적 어려움을 회복하고, 신체적 건강도 나아지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이었다.

이러한 성과로 산림청 숲가꾸기 사업은 20개 중앙부처 공공근로 사업 중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예산이 351억에서 1776억으로 증액되어 개인적으로나 산림청으로서 획기적인 성과를 창출하였다. 3년간의 공공근로사업 이후 숲가꾸기 사업은 ‘정책숲가꾸기(일반숲가꾸기)’라는 이름으로 예산에 반영되어 심는 산림정책에서 가꾸는 산림정책으로 전환되는 산림정책 역사의 상징적인 사업이 되었다.


산림이용국이 산림복지국으로 명칭이 바뀌고, 도시숲을 담당하는 부서를 산림자원국에서 산림복지국으로 옮겼다. 부서개편의 이유와 주된 업무, 직원 현황이 궁금하다.

산림자원국은 산림자원조성부분을 담당했는데 ‘산업국’이라는 이름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산림산업정책국’으로 개명한 것은 임업인과 산업발전에 산림자원 조성정책에 주안점을 준다는 의미가 있다.

산림이용국은 전통적으로 규제와 국민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골프장이나 토석채취허가, 산업단지 등 산림전용과 관련된 인허가업무와 휴양, 치유, 등산, 교육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용국의 주된 업무이며, 이제는 이를 국민들에게 ‘복지’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미세먼지 저감, 공기정화, 휴식 공간 등 전통적인 도시숲 기능뿐만 아니라 숲유치원, 유아숲체험원 등 산림교육 인프라로서의 도시숲 기능 강화를 위해 2017년부터 도시숲경관과를 산림산업정책국에서 산림복지국으로 옮겨왔다.

산림복지국은 도시숲경관과를 비롯해 산림복지정책과, 산림휴양등산과, 산림교육치유과, 산지정책과 5개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직원 55명 정도 된다. 도시숲경관과는 10명 정도 가 근무하고 있다.


산림복지국에서 추진하는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은?

올해는 산림복지국 전체적으로 국비 2400억이고, 지방비까지 총 4000억 정도의 예산이 편성됐다. 

도시숲경관과에서는 예산 1322억(국비 677억)을 투입해 전국에 330ha의 도시숲과 가로수 553㎞를 조성하려고 한다.

가장 주된 업무는 「산림복지진흥법」이 2015년 발효함에 따라 ‘산림복지진흥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다. 주요 계획으로는 산림교육, 산림문화, 수목장, 치유 등을 포함하게 된다. 아울러 ‘산촌진흥종합계획’도 새롭게 수립하고자 한다. 산촌으로의 귀촌을 원하는 사람들 위주로 차별화해 지원하는 방향으로 해보려고 한다.

우리 청은 숲치유지도사, 유아숲체험지도사, 숲해설가, 숲길등산체험지도사 4개의 자격증을 관리하고 있으며, 국가나 지자체가 일일 고용형태로 직접 고용을 했었다. 그러나 올해 처음으로 숲해설가를 대상으로 전문업을 등록할 수 있게 됐다. 자본금 1000만원에 숲해설가 3명 이상이면 등록 가능하고, 국가나 지자체에서 숲해설사업의 공개경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추진방식이 변경되었다. 전문업을 등록한 사람들의 경쟁력이 향상되면 민간부분에서도 수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안정화되면 다른 자격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휴양림이나 치유숲 조성에 있어서 국가의 개입을 줄이고 민간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마련,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3월 3일 조경의 날 기념식에서 2018년부터 시작되는 제6차 산림기본10년계획에 도시숲조성 대폭확대를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히신 바 있다.

‘제5차 산림기본계획(2008년∼2017년)’이 종료됨에 따라 산림정책을 지속 가능한 관점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제6차 산림기본계획(2018년∼2027년)’을 10년간의 장기계획(5년마다 연동 수립)으로 수립한다.

최근에 미세먼지나 도시열섬현상 등 환경이슈가 관심이 많아지고, 정치권에서도 환경문제를 상당부분 정책의 주요 대상으로 할 계획이기에 이에 따라 우리 청도 10년 계획에 도시숲 확대계획을 포함시키려고 한다. 도시숲은 지난 8년간 매년 2000ha 정도 확대 됐다. 정확한 목표치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하지만 연평균 4000ha 목표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도시숲 조성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도시숲을 만들려면 숲이 아닌 용지에 신규로 조성해야 하는데 땅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미군기지 반환지역이나 일부 자투리땅, 최근 고가도로를 녹화하는 ‘서울로7017’ 등과 같은 사례로 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 역시 한계가 있다. 도시숲뿐만 아니라 공원구역이나 그린벨트지역의 산림도 도시숲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숲 가꾸기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도시숲은 산림청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에서도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보호지역, 수자원 함양보안림, 개발제한구역 등에 숲유치원 등과 같이 자연상태의 산림전용행위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위제한을 일부 완화하는 등 도시숲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 같다. 개발에 악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친자연적인 이용방식도 도시숲의 정의로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밖에 새로운 정부를 맞아 현재까지 계획된 내년도 사업이 있다면?

2018년 내년도 새로운 사업으로는 ‘도시바람길숲’을 계획하고 있다. 바람길을 숲으로 조성해 미세먼지나 오염물질 같은 것을 효과적으로 정화하는 숲이다. 해외에서는 도시숲을 조성할 때도 많이 도입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검토사항과 다양한 의견을 수렴절차가 필요하지만 도시바람길숲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산림조경직류 공무원은 경력 또는 특채만 있어왔다.

산림청은 임업직과 일반행정이 있다. 과거 산림분야 공무원의 경우, 조경학과 출신들이 응시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어 있었는데 현재로서는 조경학과 학생들도 산림자원학과 졸업생과 같이 지원할 수 있도록 과목을 넓히고, 전체 임업직에 조경학과 졸업생들이 올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상황이다.


산림휴양림, 생태마을, 숲길조성 등 산림사업 업무의 일부와 조경업의 유사성이 큰데, 협력관계의 구축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조경계와 상생발전 간담회, 업무협의회, 실무협의회 구성해서 상호협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경계가 주로 요구했던 산림사업법인 기술자격에 조경기사를 포함하는 것도 이러한 소통의 산물이다. 담당 소관은 아니지만 산림기술자 경력증명서 발급 및 산림사업장 배치 관련 「산림기술진흥에 관한 법률」제정에 조경기술자를 포함해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산림청 업무가 전통적인 산림뿐만 아니라 도시, 정원, 수목원, 휴양림, 산촌, 생태마을, 숲길까지 다양하다. 이에 따라 조경과의 협력방안에 대해서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림분야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학계나 업계와 R&D사업 관련으로 자주 만나고, 산림청내 산림자원학과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소통이 직간접적으로 많이 된다. 그러나 조경분야는 청내 조경과 출신들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조경학계와 산림청과 자주 만날 수 기회가 자주 없다. 

도시숲경관과가 올해 2월에 산림복지국으로 왔으니, 공식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자주 산림청의 문을 두드리셔서 희망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관해 서로 소통하고 타협점을 찾길 바란다.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산림분야가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이 있다면?

휴양림, 치유숲, 숲유치원, 유아숲체험원, 산림교육센터, 숲길, 수목장림 등 산림복지시설의 효율적인 관리와 안전관리,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다양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재해, 산불, 산사태, 기후변화관련 식생변화 등은 청에서 4차 산업과 관련시켜서 하는 일들이 있다.


산림분야의 전망은?

한국사회는 그동안 농업, 임업, 조경, 어업 등 1차 산업이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다보니 다른 나라에 비해 이러한 분야에 대한 이해부족 및 저평가가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우만 보더라도 식품기업, 농업, 임업관련 기업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다. 4차 산업이든 5차 산업이든 아무리 발전된다 하더라도 인간의 삶의 필수품인 의식주에 가장 중요한 것들이 농업, 임업, 어업이다. 이러한 임업에 대한 우리 한국사회의 가치인식이 언젠가는 변화될 것이며, 이를 잘 활용하여 국가발전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되는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

환경분야에서는 특히 기후변화 이슈에서 중요한 keyword의 하나는 forest이다. 파리협약(기후변화)이후 각국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고, 방법론에서는 화석연료사용 감축과 산림보전 및 산림자원 육성이 핵심이다. 산림은 유일하게 대기 중에 있는 CO₂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목재 국내 수요의 8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원자재 쪽에서는 원유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다. 종이, 휴지, 목재와 같은 재화가 생산되기 위해서는 지금도 어디선가에서 나무가 심어져야 하고, 베어지고, 가공되고, 운반되고, 상품으로 만들어져서 판매되어야 한다. 제재, 가공, 유통, 무역 등 여기에 관련된 사업은 매우 다양하고 많다. 

대학에 산림관련학과 신입생들 특강을 가면 항상 이야기한다. ‘인생을 길게 보아야 합니다. 화려함을 추구하다보면 가지고 있는 우리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길게 보면 기회가 매우 많은 분야가 산림분야라고 생각된다.

최근 이슈가 되는 IT나 바이오 생명공학 등은 전 세계 모든 우수한 인재들이 경쟁하는 레드오션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하기에 두각을 나타내기는 정말 어렵다. 과거나 현재에 인기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통적인 임업, 목재가공, 임산물 생산분야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숲교육, 치유, 휴양 등 우리가 생각하지 않던 영역에서 붐이 일어나고 있다.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이다.


공무원으로서 조경분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산림분야와 조경분야가 상생을 해야 한다. 자주 만나다보면 없던 길이 만들어지듯이 우리가 하는 일들 중에서도 조경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다보면 새롭게 상생할 분야들이 생겨날 것으로 봅니다. 자주 소통했으면 한다.

상생하는 과정에서 이제 조경분야는 기존의 Landscape Architecture뿐만 아니라 산림, 정원, 옥상, 경관, 도시임업, 복지에 이르기까지 보다 넓은 시야로 고민하고 바라봐주길 바란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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