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제기능올림픽, 선수·지도위원단은 훈련에 매진 중!
[인터뷰]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 및 지도위원9월 11일부터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2024 국제기능올림픽’ 개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선수선발을 위해 지난해 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가 주최하고 (사)서울문예마당과 조경가드닝 멘토협의회가 주관한 ‘2023 조경가드닝 민간기능경기대회’가 열렸고, 선수 선발전에서 1·2위 팀의 치열한 접전 끝에 송율·서영은 선수가 출전하게 됐다.
올림픽이 약 100여 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국제기능올림픽 오웅성 국제지도위원과 최일홍·강준철 부지도위원, 송율·서영은 선수, 함께 훈련 중인 박재현·오승현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도위원단과 선수들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한 훈련
지도위원팀은 선수 강화훈련 로드맵을 작성, 이를 토대로 수정·보완하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올림픽 선수 선발전 이후 송율·서영은 선수는 과년도 올림픽 출제 과제 분석과 도면 용어와 해석을 익히는 훈련을 해왔다. 국제대회인 만큼 모든 도면은 영어로 쓰여있기에 도면 해석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의 도움으로 멘토기업과의 공종별 훈련도 진행됐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민간기능경기대회 때보다 더 큰 규모에서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경기인 만큼 체력문제도 상당히 중요하다. 선수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밀착 훈련을 하고 있는 강준철 부지도위원은 “선수들의 삽질 기본기와 체력 증진을 위해 본격적인 훈련 전 2시간은 무조건 토공사를 훈련하고, 야간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조경가드닝 종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삽질이기에, 기본기를 다지고 동시에 체력을 기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4월까지는 기초 평탄화 작업 등의 훈련을 마치고 5월부터는 심화훈련에 돌입한다. 조경가드닝 종목은 목공, 석공, 수경, 포장, 식재 총 5가지 공종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외부전문가인 멘토기업의 도움을 받는다. 동시에 선수들의 각 공종별 시간을 분석한 후 시간을 단축하고 배분하는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일홍 부지도위원은 “앞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짧은 기간이지만 빠르게 적응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 명의 선수들
서영은·송율 선수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새로운 훈련장(국가대표조경 부지)에서는 올해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하는 송율·서영은 선수와 더불어 작년 선수 선발전에서 2위를 했던 박재현·오승현 선수도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졸업 이후 취업 및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던 박재현·오승현 선수는 다음 대회 출전 및 미래 기능인으로서의 실전 훈련을 위해 대학과 직장을 포기하고 올해 출전 선수들과 함께 동고동락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들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조경가드닝의 다양한 공정을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훈련의 장점으로 꼽았다.
민간 기능경기대회와는 다르게 올림픽에서의 부지는 더 큰 규모이고, 더 오랜 시간에 걸쳐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무엇보다 체력과 정신력에 대한 강화훈련도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훈련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건넸다.
선수들 스스로가 진단하는 장단점에 대해 서영은 선수는 “순간적인 힘은 큰 편이지만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체력이 부족하다. 훈련 전 2시간 동안의 토공 훈련으로 삽질 기본기와 함께 체력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율 선수는 “완성도도 중요하겠지만 시간 안에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작업 속도를 빠르게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속도를 줄이를 방법 중 하나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정확하고 빠른 판단을 하는 것인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강점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지면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에 대회 기간 동안 지치지 않고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초체력과 기본기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박재현·오승현 선수는 민간기능경기대회와 선수 선발전을 회고하며 “체력과 힘은 자신이 있고, 다른 공정에 비해 식재는 자신있는 편이다. 그러나 순간적인 실수를 했을 때 빠른 대처가 어렵더라. 그 부분에 대한 방안도 대비해나갈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오승현·박재현 선수
훈련은 하루 8시간~10시간 정도로 강도 높게 진행된다. 훈련에 지칠 때 힘이 나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송율 선수는 “메달 따는 상상을 한다”고 답변했고, 서영은 선수는 “음악을 듣는다”고 말했다. 박재현 선수는 아이돌 프로미스나인, 오승현 선수는 집에서 잠을 자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 남지 않은 대회를 앞둔 두 선수에게 각오를 물으니 송율 선수는 “훈련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이 시간을 ‘다시 이만큼은 못 하겠다’ 싶을 정도로 후회 없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서영은 선수는 “중장비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했던 선배를 만나 조언을 들었는데, 하루 훈련 일정이 정말 빡빡하게 채워져 있었다. 그것을 보고 다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재현·오승현 선수는 “지난해 아쉽게 탈락했지만 함께 훈련을 하다보니 우리가 왜 2등이 됐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배울 점이 많았다. 다음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 네 명의 선수는 함께 훈련하며 당면한 올림픽에서의 성과를, 그리고 기능인으로서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세 명의 지도위원
국제기능올림픽 최일홍 부지도위원, 오웅성 국제지도위원, 강준철 부지도위원
올해는 처음으로 세 명의 지도위원이 함께 선수 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보통은 국제지도위원 1명, 부지도위원 1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훈련을 위한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과정에 서 있으며, 선수선발을 위한 기능경기대회도 민간에서 개최해야 할 만큼의 열악한 환경에서 조경인들이 생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상황이기에 부지도위원 한 명의 충원이 선수 훈련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오웅성 국제지도위원은 대외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비롯한 여러 기관·단체와의 협력 등 올림픽 참가의 전반적인 사항을 총괄한다.
최일홍 부지도위원은 조경가드닝 멘토협의회 구성원으로서 민간기능경기대회 개최를 위해 그동안의 국제대회 기출문제 분석, 출제 경향 도출, 평가기준 등을 모으고 분석해 예상문제를 출제하는 것까지의 전 과정에 관여한 만큼, 오웅성 국제지도위원의 강력한 권유로 부지도위원에 함께 하게 됐다. 선수 훈련에 사용될 예상문제를 출제하고, 도면 및 기술에 관한 다양한 훈련을 함께 한다.
강준철 부지도위원은 2019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부지도위원을 맡은 바 있다. 당시 용인바이오고등학교 교사로, 국가대표 선수였던 용인바이오고등학교 학생들의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세워두었던 인생계획에 따라 2022년 교단에서 내려와 졸업하는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국가대표조경’이라는 기업을 개소했다.
지난해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을 위한 민간기능경기대회 이후 선수들은 용인바이오고등학교에서 훈련을 해왔으나 이후 담당 교사(신승재)가 타 학교로 발령되고, 학교에서도 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에서는 용인시에 사업체를 차린 강준철 대표를 올 4월 부지도위원으로 새롭게 임명됐다. 선수들의 옆에서 훈련을 지도한다.
오웅성 국제지도위원은 “선수들의 훈련 프로그램과 기술적 부분, 예상문제 출제 등은 최일홍 부지도위원이, 선수 체력 향상과 컨디션·정신력 관리, 일일 실습 피드백은 강준철 부지도위원이 맡았다. 서로 간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져 있어 과거에 비해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선수 선발 및 기능인 양성 위한 더 나은 환경 구축돼야
해외에서는 올림픽 출전 선수를 선발하고 기능인을 양성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오랜 기간 훈련을 받는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는 교육부와 노동부가 공동으로 청소년 직업교육과 진로에 관한 정책을 연계해 합리적으로 운영한다. 또한 시립 가드닝 스킬 학교가 있으며, 농림부, 파리시와 협약을 맺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위를 수여한다. 이 학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으로 구분해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선수선발을 위해 조경분야에서 민간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는데, 그것도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훈련들이기에 해외 선수들에 비해 훈련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가드닝 멘토협의회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보다 나은 훈련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5년간 멘토협의회는 기능올림픽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교안과 작업 동영상 자료 등을 만들어 배포했다. 학교에는 실습을 위한 공구와 연습용 자재를 지원했으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에게는 직무교육 방법을 코칭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조경가드닝 분야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이 분야를 미래직업으로 선택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는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최일홍 부지도위원은 “2019년만 해도 기출문제나 평가 기준 분석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시에 비해 지금은 훨씬 나은 여건이다. 훈련을 위해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고, 기출문제, 평가기준 분석 등 자료도 많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능은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론만으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은 이론 위주이며, 스승으로부터 전수되는 도제교육 시스템은 전무하다. 반면 해외는 선수출신 기능인이 지도자가 되어 후배 선수를 가르치면서 도제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멘토협의회를 구성해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씨앗이 되어 시간이 흐르면 도제교육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것붙였다.
국가대표조경에는 2019년 대회에 선수로 출전했던 배은성 선수가 직원으로 근무하며 선수들의 훈련에 조언을 하고, 올해 출전하는 송율·서영은 선수, 그리고 다음 대회를 노리는 박재현·오승현 선수가 함께 하고 있다.
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조경계의 관심이 가장 필요해
오웅성 국제지도위원은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조경계의 관심과 지원”이라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 프랑스 전국대회 시찰을 다녀오고 난 뒤 조경가드닝에 대한 인식과 훈련 체계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전국대회인 만큼 다양한 종목이 모여 시합을 치르는데, 조경가드닝 종목은 대회장에서도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위치도 대회장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곳에서 경연을 한다. 대회는 3일간 이루어지는데, 대회 기간 내내 노동부 등의 장·차관은 물론 학생단체, 부모와 함께 구경 온 어린이들까지 다양한 방문객들이 조경가드닝 종목 시합장을 둘러싸고 직관하는 진풍경을 보였다. 심지어는 선수들이 경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들의 질문이 쏟아지면, 전문가들은 그에 대한 답변을 해주면서 조경가드닝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 또한 대회장 한켠에는 조경연합회에서 부스를 만들어 이벤트를 실시하고, 단체를 홍보해 직종과 연결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선수 출신 기능인들에 따르면,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 첫 번째는 선수가 중요하고, 두 번째는 지도위원과 훈련시스템,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련 분야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3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실제로 프랑스 전국대회를 눈으로 확인할 결과, 그 나라는 모든 부분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조경분야 전체의 기능인 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오웅성 지도위원은 회고했다.
최일홍 부지도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조경가드닝 멘토협의회를 중심으로 관심 있는 조경인들로 기능인 양성 시스템을 꾸려가고 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있다. 사회가 정원을 요구하고, 기능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추세인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의 역할이 기폭제가 되어 조경가드닝 분야에 대한 조경인들의 관심과 성원을 넘어 일반인들의 인식도 제고되어 기능인 양성에 정부 등 다양한 기관의 지원을 통해 양질의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준철 부지도위원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좋은 성과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조경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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