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 경험을 언어화 하는 과정에서 공간에 대한 가치관 세워져”

[인터뷰] 서예람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학생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3-08-02
‘2023 라펜트 대학생 조경답사기 공모전’에 서예람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학생의 ‘마포문화비축기지, 건축인가 공원인가?’이 대상을 수상했다.

서예람 학생은 답사기에 대해 “스스로 떠나는 답사에서는 본인이 도슨트가 될 필요가 있다”며 “추상적인 경험을 언어화 하는 과정에서 공간에 대한 가치관이 세워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서예람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학생


2023 라펜트 대학생 조경답사기 공모전에서 수상하셨습니다. 소감이 궁금합니다.

코로나로 긴 기간 동안 중단되었던 공모전이 다시 자리를 되찾고 조경학과 학생들에게 답사에 대한 활력을 크게 불어넣어준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개인적으로 조각으로 존재하던 답사 관련 글을 맥락을 만들어 엮어본 좋은 연습이 되었습니다.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올해 목표로 여유가 되는 날에 답사를 다니고, 답사 후에 기록을 남기려 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답사를 기록하는데, 적어 놓은 개인적인 경험을 공개적으로 공유해볼 수 있는 기회여서 마침 잘 됐다고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경분야에서 답사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과 그것을 기록하는 것은 다를 것입니다. 이번 답사기를 작성하시면서 느꼈던 답사기의 의미가 있다면?

여러 번의 간접경험보다 한번의 직접경험이 의미가 있다는 사실은 조경학도 모두 알고 있을 거예요. 사실 답사 자체는 놀러가는 거고, 추가적인 기록이 저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은 본인이 아는 범위 내에서 세상을 환경을 보게 되더라고요. 답사도 정말 아는 만큼 보입니다. 사전 조사 없이 가면 저는 남는 게 별로 없어요. 전시나 건축은 도슨트가 전시 관련 정보를 전달해주지만 스스로 떠나는 답사에서는 본인이 도슨트가 될 필요가 있어요. 또 답사가 끝나고서 답사기를 작성하면서 추상적인 경험을 언어화 하는 과정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머리에만 맴도는 감상을 글로 눈 앞에 꺼내 놓으면 ‘왜 이런 생각이 들었지? 이런 생각을 들게 한 요소가 무엇이지?’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되고, 정보와 이유를 찾아보며 관심사를 넓힐 수 있어요. 이러한 경험이 쌓여서 공간에 대한 가치관이 세워지는 것 같습니다.


답사기를 작성하시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제가 느꼈던 답사지의 한계와 의문점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찾으려고 자료조사를 하며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모두가 납득 가능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이후에 방문할 사람들이 이해할 만한지, 글이 매끄럽게 읽기에 어려움이 없는지, 의문에 대한 근거를 읽었을 때 납득이 가능한지 체크하는 과정을 몇 번 거쳤어요. 또 마포문화비축기지는 산업유산의 sublime beauty를 어느 곳보다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그 분위기를 잘 담아보고 싶어서 신경 써서 사진을 찍고 편집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경학과 학생으로서 조경의 매력은?

고등학생 때 환경과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최근에는 폭우와 가뭄, 기상 이변 등 우리 사회에서 장기적인 관점의 대응이 필요해진 시기에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경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 바로 공공의 영역에서 사회 문제 해결의 최전방의 수단이 될 때라고 느껴요. 전공을 선택한 이유도 조경의 이러한 면모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목적에 따라 식물이라는 소재로 건축, 실내인테리어, 여러 예술분야와 결합해 다양한 모습으로 인간 생활 환경 개선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조경학과만이 가지는 매력이에요.


조경분야에 바라는 점은?

기후 적응의 시대에 들어선 현시점에서 조경 분야가 밖으로 시야를 넓혀 많이 공부하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더 민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내부적 시스템을 개선하고 적응할 필요성만큼 큰 범위의 가치를 보고 대내외적인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졸업을 앞두고 인턴 생활을 하면서 저와 맞는 길이 어떤 것인지 알아가고 있는데 어떤 길이 맞을지 고민이 됩니다. 조경 분야 내에서도 정해진 길이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앞으로 좋아하는 자연을 수단이자 목적 삼아서 과정을 즐기는 길을 때에 맞게 선택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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