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명사특강]서원우 박사의 나무와 문학[제17회]

시시(詩詩)한 나무이야기⑰
라펜트l강진솔 기자l기사입력2012-05-25

29. 오월에 음미해본 고산(孤山)의 오우가와 어부사시사


계절의 여왕 오월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은 모란꽃봉오리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더욱이 보길도의 부용동은 마치 부용꽃잎으로 둘러져 있는 형세로 고산 윤선도의 시가문학의 원림으로 불리고 있어 더욱 환상적이다. 우리는 3대 전통정원으로 보길도의 세연정(洗然庭), 담양의 소쇄원(瀟灑園), 그리고 영양의 서석지(瑞石池)를 손꼽고 있는데 물론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뜻있는 시인묵객들은 특히 봄가을에는 세연정이 으뜸이고, 여름에는 소쇄원이 광풍제월하며, 겨울에는 서석지가 서경적이라고 한다.

 

고산(孤山) 윤선도(1587~1671)는 시가문학으로, 송강 정철과 노계 박인로는 가사문학으로, 조선시대 3대 가인으로 불리고 있다. 고산은 경사(經史), 의약, 복서, 음양, 지리에 이르기까지 두루 식견을 겸비하였으나 정치적으로는 그 고결한 성품과 남인에 속하여 늘 서인과의 견해차로 20여 년의 유배와 19년의 은거생활을 하였다. 인조의 총애를 받던 고산은 해남에서 병자호란으로 국왕의 치욕적인 삼전도 항복소식을 전해 듣고 통분하여 세상을 등지려고 제주도를 향해 가던 도중에 보길도의 수려한 산수에 매려 되어 환상의 부용동정원(1637)을 꾸미고 불휴의오우가와 어부사시사를 창작하였다.

 

보길도(甫吉島)라는 지명이 내포하듯 부용동은 남쪽의 격자봉(433)을 주산으로 하여 서쪽능선은 누룩바위, 망월봉, 황칠나무숲으로 이어지고, 우측능선은 수리봉, 광대봉으로 부용꽃잎처럼 아늑하게 위요하고 있다. 여기에 격자봉 기슭에 생활공간인 3칸짜리 낙서재(樂書齎)와 운율적으로 구비치는 낭음계(朗吟溪)의 양편에 곡수당(曲水堂)과 무민당(無憫堂)을 짓고, 멀리 건너편 산허리의 바위에는 1칸짜리 동천석실과 연지, 석천, 석폭 등을 조성하였다. 신선이 산다는 ‘동천복지(洞天福地)’의 개념을 차용한 곳으로 독서와 다도(茶道)를 하며, 부용동을 일목요연이 조망 할 수 있는 길지(吉地)로 전해지고 있다.

 

부용동정원의 백미로 고산이 조성한 세연정(명승 제34)은 곡지인 세연지와 방지인 회수담 사이에 건립된 조선시대 대표적인 별서정원으로 고산의 정서휴양공간이며, 이곳에서오우가(五友歌)’와 특히 호를 해옹(海翁)으로 칭한어부사시사를 노래하였다. 이는 고산이 유배지에서 겪은 심회를 인간이 자연에 의탁하여 함께 행복 할 수 있는 생태공학적인 철학이 함축되어 있기에----의 다섯 벗과지국총 지국총~’을 재음미 해 본다.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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