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우리, 마을만들기
우리의 마을만들기,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12인의 마을만들기 전문가가 3년 여의 준비 끝에 선보인 마을만들기 안내서이자 참고서이다.
우리나라 마을만들기의 역사와 도시계획과의 관계에 대한 고찰, 지역 여건에 맞는 마을만들기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등 다양한 시선의 원고들이 이해를 돕는다.
특히 성미산마을, 성북구 장수마을, 대구 삼덕동, 인사동 등 다양한 국내사례가 소개되어 있어, 국내 실정에 맞는 마을만들기를 어떻게 추진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유용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마을만들기의 중요 주체인 ‘주민’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실마리와 새로운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거점’에 대한 발견과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 실질적인 마을만들기 추진에 큰 도움을 주고, ‘마을만들기 반성문’ 등에서 엿볼 수 있는 현장 경험을 통해 얻어진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여러 제안들이 마을만들기의 올바른 방향성도 제시해준다.
마을만들기라는 말이 ‘마을+만들기’의 단순한 조합으로 보여, ‘마을’이라는 물리적 실체를 이럭저럭 물리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기는 오해이다. 마을만들기는 이보다는 더 폭넓은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마을만들기의 중심에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관심보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물리적 환경의 개선이나 기타 과제의 해결은 사람들의 관계 형성을 위한 도구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 같은 개념의 설정은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를 위해서도 유용한 것으로서, 물리적 환경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쉽게 변화시킬 수 있지만 도시 내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참으로 만들어지기 쉽지 않지만 일단 끈끈한 유대가 형성되고 나면 지속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만들기를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나 일선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 프레임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낯선 존재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를테면 어린이집, 지역도서관, 사회복지관 등이 그런 경우인데, 마을만들기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다종다기한 어려움과 난관을 헤쳐 나가는데 있어서 이들의 역할과 기여가 지대했다는 것이 공통된 증언이다(중략). 이들은 주민 같기도 하고 전문가 같기도 하고 시민단체 같기도 하다. 그래서 한 가지 주체로만 간주하거나 아예 새로운 카테고리로 분류하려면 주저하게 되고 만다. 주체 프레임에서 설정해 놓은 분류 기준과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들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어떤 공간이나 시설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아예 주체라는 개념 자체를 벗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들을 주목하는데 큰 도움을 준 안산의 용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이른바 ‘거점(據點)’의 발견인 것이다.
-본문 中
지은이
김기호(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도시연대 대표) | 김도년(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김세용(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김은희(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사무처장) | 박소현(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박재길(국토연구원 부원장) | 안현찬(서울대 협동과정 도시설계학 박사과정 수료) | 이영범(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 이윤석(국토연구원 연구원) |
장옥연((주)온공간연구소 소장) | 허윤주(서울특별시청 기획조정실 주무관) | 황희연(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차례
책을 펴내며 _ 김기호
마을만들기는 운동이다 _ 김은희
한양주택은 왜 결국 사라졌을까 _ 허윤주
도시만들기 속의 마을만들기로 _ 박재길
마을만들기 속에서의 계획, 과정적 가치가 필요하다 _ 장옥연
주민참여와 주민 _ 김세용
커뮤니티 디자인, 주민갈등을 넘어 관계를 디자인하다 _ 이영범
거점의 발견 _ 안현찬
청주 마을만들기 중간자, 주민참여 도시만들기 지원센터 _ 황희연
장사가 잘되는 마을만들기 _ 김도년
Happy Korea, 행복한 마을?: 마을만들기 반성문 _ 박소현
성북구 장수마을의 마을학교와 동네목수 _ 이윤석
아파트도 마을이다 _ 김기호
- 박지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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