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다랭이마을 향기에 취하다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리 일원이곳은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가천리에 위치한 다랭이마을이다. 설흘산이 바다로 내리지르는 경사 45도의 비탈에 석축을 쌓아 108층이 넘는 계단식 논을 일구어 놓은 곳으로, 조상들의 억척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바다를 끼고 있지만 배 한 척 없는 마을로 마늘과 벼가 주 소득작목이다. 최남단에 위치해 한겨울에도 눈 구경하기가 좀처럼 어려운 이 마을은 쑥과 시금치 등의 봄나물이 가장 먼저 고개를 내미는 곳이며, 해풍의 영향으로 작물의 병해충 발생률이 낮아 친환경농업이 가능한 곳이다. 아직도 개울에는 참게가 살고 있고, 가마우지 등이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여건을 지니고 있다.
다랭이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는 암수바위인데, 버섯처럼 우뚝 솟구친 자태가 인상적이다. 높이 3.9미터의 암바위는 아이 밴 여성의 배를 연상시키고, 높이 5.8미터의 수바위는 남성의 심벌을 빼어 닮았다. 한밤중에 남몰래 이곳을 찾아 아이 낳게 해달라고 비는 아낙네가 많았다고 한다.
바다 그윽한 경치를 살피는 설흘산은 가천 다랭이 마을 뒤편에 위치하며, 풍경이 황홀하다. ‘설흘산 봉수대’는 임진왜란 시 사용된 것으로, 남해안 왜구침입을 급산 봉수대와 사천, 전남 등에 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 서면 앵강만과 남해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한려수도의 아기자기한 적은 섬들도 조망할 수 있다.
해안 산책로는 태평양 바다를 가슴에 품고 깎아지른 해안절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마을 자체에서 만든 길이다. 마을앞바다의 작은 섬에 건너갈 수 있는 출렁다리가 설치돼 있다.
- 글·사진 _ 김슬기 ·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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