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지예술 페스티벌 ‘Archstoyanie’

[기고] 박진아 러시아 상트빼쩨르부르그 국립산림기술대학교 학생
라펜트l박진아l기사입력2015-08-13
자연으로 부르는 매력적인 페스티벌 ‘Archstoyanie’
- 유럽 최대 Land Art 축제 - Archstoyanie 자원봉사 활동 후기 

글_박진아 러시아 상트빼쩨르부르그 국립산림기술대학교 학생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약 200㎞ 떨어진 깔루가 주(州)에 위치한 Nicola-Lenivets 공원. 니콜라 레니베츠는 3개의 마을에 걸쳐 이루어진 테마공원으로, 올해는 즈베즈지(Zvizzhi)라는 마을에서 유럽 최대 대지미술 축제인 ‘Archstoyanie Festival 2015’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렸다.

7월 24일부터 열흘간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Nicola-Lenivets 공원과 Archstoyanie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를 라펜트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모스크바 타임즈 유투부 계정에 소개된 페스티벌 영상



니콜라-리네베츠 공원 : 자연 속에서의 삶과 예술활동을 위한 공간


공원 내 이정표

Art park라고도 불리는 니콜라-레니베츠는 3개의 마을에 걸쳐 이루어진 테마공원이다. 자연이 둘러싸인 곳에 다양한 설치미술이 전시되어있다. 농장, 숙소, 어린이 캠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자연으로 부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레시던시를 통해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있는 등 상당히 역동적인 러시아의 새로운 공원이다.

니콜라-리네베츠 공원의 면적은 약 650헥타르이다. 100여개의 설치작품이 설치됐었으나 현재는 약 30여개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공원은 365일 24시간 개장하고 입장은 무료이다. 공원의 일부인 ‘우그라’라는 국립공원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

공원에서는 Archstoyanie, Archstoyanie for kids, eco-farm, newmedia night, Art-residencies등의 프로그램이 연중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West 8 의 Adriaan Geuze, Wagon Landscape의 Francois Vedepied, 공원의 창립자 중 한명 인 Nikolay Polisky 비롯하여 150여명의 작가들이 활동한 곳이기도 하다.

공원 내에 캠핑존과 호스텔부터 펜션까지 숙박시설이 자리하고 있으며, 베지테리언 카페와 계절메뉴를 제공하는 식당, 현지 가정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음식점이 있다. 모스크바에서 차로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지만, 특히 주말과 여름에는 사람이 붐비는 등 모스크비치(모스크바 사람)와 칼루가 주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로 자리하고 있다.






Archstoyanie 2015 : 사람들을 자연으로 부르는 매력적인 페스티벌

페스티벌의 총감독인 안톤 콘추르킨은 지난 12월 러시아 루블화가 급 하락하였을 때 긴장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시 경제적 위기 덕분에 프로젝트를 재검토 할 수 있었다고.

“국가에 경제 위기가 왔을 때 우리의 해결책은 ‘시골마을’이었어요. 즈베즈지는 국가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마을이죠. 60여 가구와 하나의 버스정류장, 세 개의 도로, 버려진 상점이 있는 이 작은 마을을 누구도 발전시킬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즈베즈지는 약 200여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올해 이 마을에서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에 대해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기도 했지만 결국 전원 찬성으로 페스티벌을 열 수 있었다.

페스티벌로 인해 시골 마을의 주민 중 일부는 가정식 식당을 열고, 직접 조주한 술을 팔거나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며 활발한 경제 활동을 했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10여 가구가 각자 집에서 기른 채소나 양봉한 꿀 등 각종 지역 생산 제품을 들고 나와 판매하기도 했다. 

페스티벌은 출품 작가들과 국내외 관련 종사자들이 나와 릴레이 강연을 비롯해 미술, 요가, 각종 만들기 등 다양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예술가들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올해 약 6,000여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Dmitriy Semyonushkin


올해 새롭게 선보인 작품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Selpo(가제) By Nikolay Polissky


ⓒArchstoyanie 공식 사이트(http://arch.stoyanie.ru/index.php)

Archstoyanie의 창시자 중 한명인 니콜라이 폴리스키의 작물품. 예전에는 마을의 중심 상가였지만 25년 전 문을 닫고 폐허가 된 건물에 작품을 만들었다. 니콜라이는 이 작품을 쇠꼬챙이에 나무조각을 끼워 만든 ‘꼬치구이’라고 설명하며 웃음을 지었다.

“특별한 사용 목적 없이 만들어진 조각품인 셀포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억을 상기시킵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상인이었고, 누군가는 계산원이었죠…”

셀포의 한쪽에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마을의 경치를 감상 할 수 있다. 페스티벌 이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래는 페스티벌 당시 사진.


ⓒ니콜라 레니베츠 페이스북(www.facebook.com/Nikola.Lenivets?fref=ts)


Museum of Agriculture by SERGEY CHOBAN, AGNIYA STERLIGOVA

상수도 탑 모양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이전의 대부분의 Archstoyanie의 작품이 나무로 이루어 진 것에서 탈피하기 위해 나무로 된 뼈대에는 회반죽을 덧입혔다. 원래는 감자밭이 아닌 곳에 작품과의 연계성을 주기 위해 감자를 심었다. 건물 내부에는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둥의 모습이 막 캐낸 감자의 모습이에요. 이 탑은 거대한 기하학적인 감자입니다”


현대무용팀의 공연 위해 흙을 갉아 엎고 돌을 치우는 무용가 자원봉사자들 ⓒ니콜라 레니베츠 페이스북


ⓒ니콜라 레니베츠 페이스북


ⓒDmitriy Semyonushkin


ZVIZZHI HOUSE OF CULTUERE by Valeri lizunov and Ekaterian ageeva

새로 만들어진 입구의 모양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선 ‘귀’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원래 입구가 거의 부수어진 잿빛 벽돌 상자 같은 모습이었다. 작가는 입구에 조개모양의 차양을 만들었다.

“자세히 보면 러시아 알파펫 ‘п’가 오른쪽으로 누워있는 모양입니다”
“러시아 민요에서 나오는 행복의 새의 날개를 닮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이 날개위로 뛰어 다니거나 누워도 될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니콜라 레니베츠 페이스북


Сделано в Звизжи(Zdelano v Zvizzchi) Made in Zvizzi By Wapke Feenstra
of Myvillages

Myvillages 페이스북(www.facebook.com/myvillages.org)

현지 식품과 수공예품 등을 ‘Made in Zvizzi’라는 브랜드로 만들었다. 즈베즈지에서 얻어낸 점토로 그릇을 만들고 직접 구워 판매했다. 올해 모스크바 비엔날레, 런던 Frieze 참가 예정이다.


The continuation of the landscape. Lala Vaganova



즈베즈지 마을의 한 상가 내부에 마을의 풍경을 담은 벽화. 작가의 아기자기한 표현 방법과 군데군데 그려놓은 실제 작품들을 찾아보는 것 또한 재미있다. 페스티벌 기간에 작가가 직접 어린이들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


Soundscape. by Jan Amit - 숲과 산 속에 울려진 Sound sculptures


ⓒ사운드 스케이프 페이스북(www.facebook.com/pages/Soundscape-Nikola-Lenivets)


ⓒ사운드 스케이프 페이스북

오후 8시부터 아침 무렵까지 ‘뫼비우스의 띠’와 ‘미로숲’이라는 작품 속에서 입체적인 음악이 울려 퍼졌다. 작품 전체에 끊이지 않는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끝없는 숲길을 걷다 모닥불 앞에 쉬어가고, 다시 음악 속에서 한참을 걷는 행위를 통해 관광객들은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Ekaterina Kalinina


ⓒ니콜라 레니베츠 페이스북


ⓒ니콜라 레니베츠 페이스북





자원봉사 in Archstoyanie 2015 24jul-02 aug


자원봉사자 캠핑존

자원봉사자는 약 10:1의 경쟁률로 16명이 1차 선발되어 7월 24일부터 선발대로 들어가고, 7월 31일에 후발대 25명이 추가되어 총 41명이 함께 하였다.

자원봉사자들의 출신은 아주 다양했다. 디자인, 건축, 조경, 회화, 사진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요리사, 사진작가, 회계사 등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이 러시아 사람이었고 외국인은 나를 제외하고 한명의 독일인이 있었다.

카차라는 30대 중반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10여년 간 돈을 벌기 위해 일만 하다가 우연히 이 공원에 대해 알게 되면서 조경예술에 큰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생애 처음 어린 딸을 집에 두고 휴가를 봉사활동에 썼다”고 말했다.

선발대 봉사자들은 2,000여개의 텐트가 지어질 풀밭의 건초를 정리하고, 미완성된 설치작품에 투입되어 작업을 돕고, 벽화를 그리고, 작은 소품들을 만드는 일 등을 했다. 봉사자들은 페스티벌 기간 동안 각 작품에 배치되어 관광객을 안내하고, 관리하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육체적으로 힘든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예술작품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음에 즐거워했다.

페스티벌 스텝들은 한국 작가의 참가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건초를 모으고 있는 회계사 


셀포 건설장에서 일하고 있는 요리사와 음악 프로듀서 


셀포 건설현장에서 작가 니콜라이 폴리스키


Ekaterina Kalinina - 소품실 


ⓒEkaterina Kalinina


공원 공식 사이트(www.nikola-lenivets.com/?lang=en)
페스티벌 공식 사이트(arch.stoyanie.ru/index.php)

_ 박진아  ·  상트빼쩨르부르그 국립산림기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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