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국립산림과학원은 탄소흡수원으로서 도시숲의 효용가치를 산술적으로 풀이한 ‘탄소지킴이 도시숲’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흡수에 효과적인 수종과 그 정도를 수치로 환산해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서울그린트러스트와 오충현 교수(동국대)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옥상녹화 모니터링을 통해 면적을 1m² 늘릴 때마다 냉난방에너지를 연간 ‘18,168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두 연구의 공통점은 조경의 효용을 산술적 가치로 환산한 직접적인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자료는 논문과 각종 저작물에 인용됨으로써 파급력을 갖게된다.

그동안 조경분야는 대학과 연구소 등을 통해 다양한 범위의 논문과 학술서를 발행해왔다. 시민참여와 공공성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는 현재, 조경분야의 연구성취를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모색이 필요하다. 그것은 위와같이 정량화된 데이터를 통해 제시했을 때 더욱 효과적이다.

1966년 이안맥하그 등 조경가를 주축으로 설립되어 연구와 교육프로그램, 그리고 산업과 학계를 연결하는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수행하고 있는 ‘조경재단(Landscape Architecture Foundation, LAF)’의 활동상에 주목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LAF(www.lafoundation.org)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는 환경문제 해결에 조경가의 역할을 강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1986년이래 LAF는 70만불(7억 8천만원)을 연구비에 투자했다.

LAF의 연구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The Landscape Performance Series’이다. 쉽게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성능중심의 조경사전’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크게 ‘사례연구, 혜택도구, 빠른인용찾기, 학위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례연구는 체계적인 필터링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식지 보전, 에너지, 대기오염 등 각각의 성능에 특화된 대상지를 1차로 선정한 후, 공원, 사무실, 가로 등 각 프로젝트 타입과 지역 등 2차, 3차 필터링을 통해 성능기준에 맞춘 조경 프로젝트를 검색할 수 있다.

사례연구 속에는 한국의 청계천도 포함되어 있었다. 요약된 세부페이지에는 청계천이 가져온 이점에 대해 설명되어 있는데, 청계천은 주변지역(4~7블록 이격거리)보다 3.3도에서 5.9도만큼 온도가 낮아 도심 열섬현상 해소에 기여한다고 했다. 청계천 반경 50m이내의 땅값도 30~50% 상승했다고 밝히며, 조경이 환경과 사회에 가져다 주는 혜택을 사례 속 수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사례연구 중 하나로 수록된 '청계천'(www.lafoundation.org)

 ‘혜택도구(Benefits Toolkit)’는 ‘옥상녹화 에너지 계산기’ 등 조경의효용을 측정하는 도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마련된 페이지이다. 각각의 설명과 함께,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주체와 링크를 함께 표시해 두었다.

‘빠른인용찾기’는 각 서적이나 온라인을 통해 성능지표로 제시된 조경의 혜택을 모아놓은 메뉴이다. 논문이나 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 조경의 혜택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조경이 가져오는 혜택들을 모아놓은 학위논문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공개한 메뉴도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LAF는 단순히 외부의 자료를 연결하는 허브의 역할에 더 나아가 조경 프로젝트를 통해 가져온 환경, 경제, 사회적 혜택을 실증화, 계량화 시키기 위한 직접적인 연구노력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앞서 서술한 사례연구도 이들에 의해 이룩한 성과 중 하나이며, 이는 산업과 학술분야의 긴밀한 연대를 통해 추진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연구는 출판물로 인쇄되어 조경이 사회와 환경에 제공하는 혜택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난 4월 도서출판 조경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발행한 ‘시애틀의 도시농업 이야기-공동체와 텃밭, 그리고 지속가능한 도시’가 바로 LAF의 지원으로 출판된 저작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