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금상 ‘DMZ 금지된 정원’ 어떤작품?
[작가노트]고요한 시간-DMZ 금지된 정원
한국 DMZ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재생력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정원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는 중요한 자료이다. 60년 시간 동안 사람 손이 닿지 않은 DMZ 만의 원시적 감성을 표현하려 하였으나 DMZ의 경이로움을 모두 다 표현하기에는 내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다.
정원의 심장을 관통하는 물줄기는 남북은 여전히 나뉘어져 있고 이산가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통해 하고 있지만 자연은 그 경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위대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 속에 든 편지는 500명의 한국 이산가족으로부터 직접 받아서 병에 담았다.
단추길은 군복에서 달려있던 단추로 만든 것으로 군인들의 희생을 과거-현재-미래에 걸쳐 전달하는 의미를 가진다.
정원의 끝 가장자리의 메모리얼 벤치는 수 천개의 DOG TAG(인식표, 흔히 군번줄이라 불리운다)로 이루어져 있다. 이름이 적힌 DOG TAG는 한국 참전용사의 실명이며, 점자가 적힌 DOG TAG는 이 세상에 전쟁으로 상처받아 정신적 육체적 교통을 받은 자의 상징이다.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것은 점점 잊혀져 가는 그들의 삶과 희생에 대해 언급하고자 하였다.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으로 기록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끝으로 가든 안에 식생은 전시의 군인과 피난민들의 대체식량과 약재로 활용되었던 식물을 선택하여 한국에서 2차 과정을 거쳐 어렵게 통관되어 가져왔다. DMZ가든의 전체 식재 중의 60%는 국내 자생종을 사용했다. 쑥은 전시에 군인들의 피를 지혈하는 데 사용하였고 질경이 즙은 배가 아플 때 짜 마셨고 머루와 다래 냉이, 산나물은 대체식량이 되어 주었다. 천남성과 더덕, 만삼은 항염치료제로서 혹한의 감기를 치유해 주는 중요한 약초였다.
불타버린 60년 전의 DMZ는 더 이상 폐허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이다.
글: 황지해 작가
-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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