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백제역사를 찾아, 풍납토성 공개

29일 성벽발굴현장 공개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1-11-30


서울이 백제의 5백년 수도였음을 증명해 줄 백제 초기왕성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지난 6개월 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합동으로 진행, 마무리 단계에 이른 풍납토성(백제왕성, 송파구 풍납동) 동쪽(서쪽은 유실) 성벽 발굴 현장을 29() 공개하고, 그동안의 성벽 발굴 조사 성과를 밝혔다.

 

풍납토성은 백제의 건국지인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 45세기경 확대 증축한 한성(漢城)으로서, 서울이 2천 년 전 493년간(BC18AD475) 백제의 수도였음을 입증하는 중요 유적으로서 고대 일본 토목기술의 원류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는 풍납토성이 사적 제11호로 지정되고, ‘풍납토성역이라는 지하철역명으로까지 활용하고 있을 만큼 중요한 유적임에도 불구하고, 복원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백제 역사 복원을 진행해왔다. 

 

이번 풍납토성 성벽 발굴조사에선 역사고고학자 외에도 지질학, 지리학, 동식물분류학, 유전학, 물리학, 영상공학 등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학제간 융복합연구를 병행함으로써 그동안 서벽이 유실되고 성문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아 조사가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서울시는 성벽에 대한 1차 조사와 해자에 대한 2차 조사로 이루어진 풍납토성 발굴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중 동쪽 성벽 발굴조사는 지난 5월부터 시작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서울시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서울시 백제의 5백년 수도였으며, 풍납토성이 백제의 초기왕성이었다는 사실을 재조명하고, 효율적인 보존대책을 세우기 위해 풍납토성 성벽 및 해자를 발굴조사하기로 협약했다. 

 

1차 성벽 조사에선 성벽의 규모와 높이, 축조방법, 구조 등에 대한 발굴 작업이 이뤄졌으며, 현재 너비 43m, 깊이 10m 지점까지 조사한 상태다. 

 

시는 내년 4~5월 중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팀에 의뢰해 성 바깥의 해자지역을 발굴하는 2차 조사를 실시, 풍납토성의 방어시설 범위와 규모 등의 위용을 확인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3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성벽 축성 확인 토기조각 수백 여 점 발견 성벽 쌓을 때의 기둥 발견 등의 성과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먼저, 3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성벽 축성의 경우, 맨 처음 쌓을 때 흙을 시루떡처럼 다져 쌓는 판축법을 적용, 안팎의 표면에는 강돌을 덮었던 흔적이 드러났으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성 안쪽으로만 성벽을 덧쌓은 것으로 확인됐다.

 

, 성벽 안에서 토기조각 수백 여 점과 성벽을 쌓을 때의 기둥도 발견해 성벽을 처음 쌓은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성문, 연못, 수로의 위치를 밝혀내는 작업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성벽 축성 부분에 있어서는 지난 1999년에 이미 한차례 절개조사 되어 판축공법과 부엽공법의 토목방법, 동원 인원 등을 추정한 바 있지만, 조사범위가 좁고, 조사기간도 짧아 성벽의 전체 크기를 다 확인하지 못했으며, 성벽축조방법과 순서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당시 인근 주민 등 일부 사람들은 풍납토성이 백제의 왕성이었다는 데 다소 의구심을 가졌지만, 이번 조사에선 이러한 문제점들을 대거 보완해 백제왕성에 대한 확신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당시엔 흙을 시루떡처럼 다져쌓는 판축공법(版築工法), 잔 나뭇가지와 잎사귀 등을 깔고 흙을 쌓는 부엽공법(敷葉工法) 등 고대의 과학적인 축조기법을 확인했다.


판축공법과 부엽공법은 고대 일본에서 성벽 및 제방을 쌓을 때 많이 사용한 토목방법으로서 특히 지진에 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기술적 원류가 시기적으로 앞서는 풍납토성에 있음이 풍납토성 성벽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져 한일 양국 고고학계의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또한, 풍납토성 성벽 둘레 3.5km를 쌓으려면 연인원 1백만명이 동원되었을 것으로 학계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45세기 무렵 백제 추정인구 70~80만명을 훨씬 웃도는 인원수이다.

 

시는 풍납토성 발굴조사를 통해 서울의 고대역사와 백제 문화재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면 문화재청이 추진하고 있는 백제 주요 문화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한성백제박물관건립추진단장은이번 백제 성벽 발굴조사 성과는 잃어버린 백제역사를 새로 복원할 소중한 자료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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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키워드l풍납토성, 공주위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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