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목 하자유형별 처리기준 시급”
제8회 조경기술세미나 성료
“수목 하자보수, 유지관리까지 감안해야 한다”
“인접공종의 이해부족이 수목하자 원인”
“생육기반 안좋은 인공지반은 별도의 하자보수 적용기준 필요”
‘조경식재공사의 하자현황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1년 제8회 조경기술세미나가 12월 12일 SC컨벤션강남센타에서 개최되었다.
이미 10월 6일‘제1회 조경시공인 간담회’에서 조경공사 하자보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조경단체에서 하자를 줄일 수 있는 기준 제정에 대한 의견, 중요 역할을 담당하는 현장소장에 대한 처우 개선, 현장 직원의 전문성 증진 등의 의견이 개진되었다.
제8회 조경기술세미나는 그 연장선에서 ▲조경수목의 하자원인 및 대책(하자사례를 중심으로)에 대한 발제를 서울나무병원 이승제 원장이, ▲공공발주공사 조경수목 하자 현황 및 저감대책에 대해 LH공사 건설관리처의 남상섭 차장이, ▲하자판례분석을 통한 조경공사 하자실태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이상석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이승제 서울나무병원 원장
이수성 이노블록 이사
남상섭 LH 건설관리처 차장
이상석 서울시립대 교수
조경인의 ‘조경공사 하자판정 및 조경위원회’ 적극 관심필요
이승제 원장은 “원래 나무가 살던 기반 환경을 맞춰주면 나무는 죽지 않고 잘 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환경은 조성하지 않고 나무만 심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 '식재전 발생할 수 있는 하자원인으로 굴취전 기복토가 된 경우와 운반중 분이 마르는 경우, 식재 중에는 토양배수 불량, 식재공간의 부족, 식재후 하자원인으로 지피류의 추가 식재로 인한 복토 유발, 타공종과의 시공순서 차이로 인한 하자, 동해피해, 병해충의 방제계획 부재' 등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식재수종의 생육을 고려하지 않은 시멘트 플랜터, 수목 주위로 시멘트를 부은 사례사진을 통해 많은 조경인이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공공발주공사의 수목식재공사-하자현황 및 저감방안’에 대해 발제한 남상섭 LH공사 건설관리처 차장은 “2009년, 2011년 상반기 교목평균 하자현황을 보면 17.54%로 일반적 수목하자율 13%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9, 10, 12월도 37.22%, 20.50%, 23.94%로 높은 하자발생현황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 중 식재부적기 공사시행, 배수불량 등이 대표적 하자 원인이라고 밝혔다. 설계상에서도 수목의 부적정 선정, 지역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수종선택 등도 수목하자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남 차장은 하자의 저감방안으로 “설계시 수목선정에 있어 지속적인 하자현황을 파악한 뒤 이를 설계에 반영하여 지역별 적합수종을 선정해야 할 것”과 “식재기반 조성시 플랜터를 설치하거나 녹지 협소지역에 교목식재를 배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자판례분석을 통한 조경공사 하자실태 및 개선방안’을 발제한 이상석 교수는 “조경공사와 관련된 하자소송수는 전체 243건이며, 이중 조경수목식재 수목고사 소송수는 129건으로 약 53%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사용자(관리자)의 유지관리부실로 인한 하자가 28.4%, 하자보수기간의 만료 후에도 하자조사에 따른 재하자보수요구가 8.6%, 설계도서 및 시공기준 미준수로 발생한 하자도 7.9%에 이르고 있다며, 그러나 재판에 오른 사건만 243건이며 이외에도 더 많은 하자보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지관리 부실로 인한 하자의 경우 피고 승소율이 64%에 이르고 있으며, 법률적으로도 수목의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부분은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재판에서 준공도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시공시 주의해야 할 것을 당부하였다.
또 이 교수는 “이런 조경수목 하자보수 관련 재판의 경우 ‘조경공사 하자판정 및 조경위원회’같은 기구의 활동에 있어 조경인이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분쟁의 요소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였다. 더불어 식재환경이 좋지못한 인공지반 등을 대상으로 하자의 유형별 합리적 처리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석 교수는 "유지관리에 대한 인식이 배재된 상태에서, 시공업체에 2년이란 하자보수를 맡기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만약 하자보수 기간을 늘리려 한다면, 유지관리에 대한 비용이 보장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종합토론
김광두 교수 “전문가 위한 교과서, 서적부터 제대로 만들어라”
계속된 종합토론에서는 이유경 (주)성호엔지니어링 대표가 좌장으로 나섰으며, 김광두 상명대 교수, 임재홍 아아조경(주) 전무이사, 강철기 경상대 교수, 김재준 방림이엘씨(주)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김광두 교수는 “하자에 대한 의미를 폭넓게 생각해야 한다. 나무의 고사 뿐만이 아니라 나무가 꽃을 피는 시기에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도 하자에 포함된다. 이런 하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물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해 말했다. 특히 “모든 하자는 식물을 알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하며, 사전에 예찰을 해서 막을 수 있는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실행하는 잘못된 습관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형, 환경을 무시한 체 작성한 식재설계, 식물간 궁합을 무시한체 작성하는 설계, 굴취 후 장기간 방치로 인해 분의 건조, 운반식재시 수목보호대 미설치, 기반조성불량을 수목하자의 원인으로 꼽으며, 현재 출판된 서적들의 잘못된 표기도 전문가들을 그릇된 길로 가게하는 원인 중 하나라며 크게 질책했다.
임재홍 아아조경(주) 전무이사는 “LH공사 남상섭 차장의 하자율을 보면 조경식재업체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현재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교육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교에서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분야 또한 기술자에 대한 예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목하자에 관해서는 “살리기 힘든 하자목의 경우 오히려 제거하는 편이 효과적이며, 하자목 보존시 더 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림이엘씨(주) 김재준 대표는 “관리소홀로 인한 하자를 공문 한 장으로 해결하려는 경우는 부당한 경우이다. 시공사가 2년간 수목을 유지관리 할 수 있도록 공사비를 책정하던가 혹은 관리업체를 따로 두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올바른 수목 관리방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일본 오사카시의 경우 하자실태 및 개선방향에 대해 보다 세세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틀만 제시하고 있어 난해하다. 국내에도 마찬가지로 세세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보다 세심한 제도의 틀조성을 제안했다.
경상대 강철기 교수는 준공도면 및 착공도면의 정확성을 강조하며,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진 수목의 분류체계도 정확히 기재되고 식재시 적용되어야 한다고 토론했다.
공로상을 수상하는 씨토포스 최신현 대표(우)
서서울 호수공원
ASLA 수상작 소개, 이노블록 및 삼익종합개발 신제품 소개
조경식재공사의 하자에 관한 논의에 앞서 2011 ASLA Professional Awards부문-Honor Awards 수상작, 서서울 호수공원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를 맡은 최신현 ㈜씨토포스 대표는 “대상지인 신월정수장의 가장 큰 물성이 콘크리트였기 때문에 이를 설계에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특히 유사한 대상지를 가진 선유도 공원과 차별화된 곳으로 조성하려고 노력을 많이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어디에나 좋은 디자인보다는 한 대상지에만 적합한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딱 한 곳에만 맞는 퍼즐같은 디자인이 가장 좋은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서울 호수공원에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 여과동 건물로 기존 건물을 적극 활용하고 싶었으나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신축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서울 호수공원에는 광장의 면적이 최소화 했는데 최 대표는 “광장이 넓을수록 이용자에게 오히려 이용의 제한이나 불편함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같은 맥락에서 보면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 나와야,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도 친근한 공원이라고 느낄 수 있다”며 공원의 디테일을 강조했다.
이날 최신현 대표는 ASLA 수상으로 인해 국내외에 한국조경의 위상을 알린데에 대해 공로패를 수상하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위한 Hardscape의 선진기술’을 주제로 ㈜이노블록 이수성 이사가, ‘방수시트/연약지반시트/방근시트/투수그리드 포장/ NS흙포장’을 주제로 삼익종합개발(주)의 강성호 부장의 신기술 발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민우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복지야말로 진정한 복지다. 퍼주기만 하는 복지가 아니라 후대에 물려줄 환경에 대한 투자야 말로 진정한 ‘복지’”라고 말하며, “조경인들은 진정한 복지를 구현하는 일꾼으로 환경복지, 녹색복지, 조경복지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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