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은희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회장
“기후변화 대비, 데이터 기반한 조경연구 필요”
이은희 회장
무분별한 개발과 각종 오염으로 회색이었던 도시에 전세계적으로 녹색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아름다울 뿐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서도 우수한 녹색도시 디자인이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반, 옥상녹화, 도시텃밭, 수직정원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가 있다. 이에 라펜트는 최근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이은희 회장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앞으로 협회의 주요 사업 계획
중점사업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반과 관련하여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협회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양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적인 인공지반녹화 교류를 통해 세계적인 추세에 동참하여 질적인 향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저, 현재 협회가 인공지반녹화 회원사들을 아우르는 협회가 되기 위해 회원확대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앞으로 협회를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각 지역 지부장들과 접촉을 통해 지역 업체들의 가입을 독려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활용해서 전국에 자리잡고 있는 관련 업종을 발굴해 우리 협회를 알리고, 협회 게시판에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술관련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인공지반녹화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타국가와의 정보교류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협회는 2011년에 가입한 WGIN(World Green Infrastructure Network, 세계도시녹화연맹)을 통한 폭넓은 교류확대를 꾀하려고 합니다. 또한 한·일 옥상녹화 기술세미나가 2년에 한번씩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열리는데, 올해는 6월 21일에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됩니다. 오전에 진행될 워크샵의 주제는 기후변화, 소주제는 벽면녹화와 인공지반이고 오후에 진행될 세미나는 인공지반 내 도시농업과 관련한 내용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아시아인공지반녹화대상 등의 국제행사를 추진하여 아시아 국가 간의 다양한 교류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교환과 기술향상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 사업은 전임 임승빈 회장 때부터 추진해오던 것으로 현재 일본 재단법인 도시녹화기구 및 특수녹화공동연구회와 협의 중입니다.
중국과의 접촉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지만 올 10월 항주(Hangzhou)에서 열리는 세계옥상녹화회의(2012 WGRC)에서 중국 측과 협의하여 한·중·일 3개국으로 우선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향후에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회장단 선출은 마무리 되었는지?
이사회를 통해 현재 수석부회장 선임 건, 한·일 국제기술세미나 주최 및 협찬, 2012년도 일정계획 등으로 논의되었습니다. 회장단 선출과 관련해서 올해는 부회장을 전년도보다 확대하여 총 6명을 선출했으며, 총무 2명과 감사 2명, 8개 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구성까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수석부회장은 자동으로 차기회장으로 임명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여유를 가지고 최종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한·일 국제기술세미나 관련해서는 경기농림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하기로 했고, 협찬과 관련해서는 단체회원사에 속한 각 임원진들의 협조를 구하고 추후 준비위원회의를 통하여 마무리 짓기로 하였습니다.
기후변화, 사막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하여
기후변화, 사막화 등 세계적인 환경적인 문제는 자연의 법칙을 무시한 개발과 그로인한 산림파괴와 자원낭비와 에너지소비지향적인 건축방식 등에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해결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녹지의 확대도 그 중 한 방안입니다. 그러나 도심에서 녹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에 녹지를 확충을 통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공지반녹화라고 봅니다.
현재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옥상녹화, 벽면녹화 등의 인공지반녹화에 대한 연구도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가 가입되어 있는 WGIN에서 매년 개최하는 세계옥상녹화회의에서도 최근에는 저탄소화, 지구 온난화 저감에 기여하는 옥상녹화, 벽면녹화, 생태복원과 관련한 포럼 및 정보교류에 적극적인 추세입니다.
글로벌이슈와 관련해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지?
우리 협회 또한 녹색미래도시 건설을 위한 실천전략의 대안으로 인공지반녹화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우리협회는 앞서 언급한 비와 같이 올 6월 21일 오전에 진행되는 협회 회원들의 한·일 워크샵에서 기후변화와 인공지반녹화와 관련한 주제를 가지고 한·일 협회 회원들의 발표와 토론이 예정되어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기후변화적 측면에서의 인공지반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여 회원들의 적극적인 정보교류에 힘쓸 것입니다.
최근 텃밭조성이 붐을 일으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텃밭조성의 붐은 세계적인 추세로 기후변화시대에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를 줄이는 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적 삶에도 기인한다고 봅니다.
건강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자연생태계로부터의 이동거리를 줄여 탄소배출량을 줄이는데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이웃과 단절되는 삶을 텃밭을 매개체로 지역 커뮤니티를 회복하는데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결국 개인주의적 삶에서 지역공동체와 지구를 살리기 위한 작은 실천을 향한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얼마전 서울시에서는 건물 내 조경면적에 텃밭을 포함한다는 조례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저는 인공지반과 관련된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옥상 전체를 텃밭으로 만드는 건 경관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조경과 결합된 일정 정도의 텃밭은 인공지반녹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에너지가 많이 드는 관리집약적인 옥상녹화보다는 관리조방적이며 생태적인 옥상녹화나 생산적인 측면의 녹화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토부가 신재생에너지와 LED 사용에 초점을 맞춰 고시한‘건축물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과 같은 건축물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공포된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이나 새로 개정 고시한 ‘건축물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과 같은 법령들은 필요합니다만, 식물을 이용한 건축물녹화계획을 좀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구의 3대 과제인 기후변화· 사막화·생물종 다양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모두를 고려한 복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인데, 지금 정부의 방향은 ‘기후변화와 에너지절약’이라는 한 쪽 문제에만 편중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현 시점에서 조경계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며, 그 해결책을 제안한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정부의 정책이 에너지에 편중되어 있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 도시텃밭조례 등을 통해 이용적이고 생산적인 공간조성에 조경공간을 할애해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조경이 가지고 있는 ‘미적인 측면에서 보여주기 위한 공간조성’이라는 오명을 씻어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앞선 디자인은 생태를 고려한 디자인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외부공간이 생태적 순환기능을 할 수 있고 미기후조성이나 열섬현상 완화를 기능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후변화와 생태적인 측면을 좀더 고려하는 조경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조경분야의 연구와 그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데이터 등을 제시하여 기후변화시대를 이끌어 나갈 중요한 공간 창출하는 분야를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협회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협회 재정을 위해 협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또한 유익한 정보와 좋은 소식이 있으면 매월 발간되는 E-news letter에 알려주시고,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중국 항주에서 열리는 세계 옥상녹화 회의(2012 World Green Roof Congress)와 한일 인공지반기술세미나 등 다양한 국제행사와 관련하여서도 적극적인 참여와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조경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 옥상녹화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아직까지도 생태·환경적 측면보다는 시설 위주와 에너지가 많이 투입되는 관리집약적인 옥상정원 조성에 치우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신재생에너지인 솔라에너지 시스템과 같은 기술 산업과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에너지와 관리요구도가 높고 조성비용이 높은 옥상정원은 법적·제도적지원이 없으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녹색미래도시를 위한 옥상녹화라는 근본적인 의미를 상기시켜 생태·환경적인 측면을 중시한 저관리형 옥상녹화지가 많이 조성되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을 개선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박지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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