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워터프론트, 백지화 VS 원안사수 ‘팽팽’

국제 수변도시 꿈 ‘물거품’… 주민 ‘집단 반발’
한국주택신문l이명철 기자l기사입력2010-08-28


▲ 서울시가 부채 절감 등을 이유로 강서구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개발계획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마곡지구는 서울서 마지막 남은 대규모 미개발지 중 하나로 당초 한강을 활용한 국제적 수변도시로 세워질 계획이었다. 이에 강서구민들은 대책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마곡지구 사업 추진에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8월 20일 열린 집회 현장.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마곡도시개발사업지구(마곡지구)에 때 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강 인접성을 이용, 국제적 수변도시로 조성하려던 계획이 워터프론트(수변공간) 개발 백지화 또는 축소로 틀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마곡지구를 둘러싼 서울시와 강서구, 해당 지역 주민 등은 첨예하게 대립하며 마찰을 빚고 있다. 시는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사업을 재검토 중이고 강서구는 워터프론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시가 일방적으로 사업 축소를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궐기대회를 여는 등 집단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서 핵심 개발사업, 마곡지구
마곡지구는 서울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대 365만㎡에 IT(정보기술)·BT(생명공학기술)·NT(나노기술) 등 미래지식 산업단지와 컨벤션센터, 전시시설 등의 국제업무단지를 세우고, 워터프론트 조성으로 도시 이미지 향상을 위한 친수공간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1단계 공사는 지난해 9월 이미 시작했다.

차질을 빚고 있는 워터프론트 사업과 달리 주거단지 사업은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시는 지난 8월 18일 건축위원회에서 마곡지구 190만 2000㎡에 전용면적 49㎡~114㎡ 아파트 1만1000여가구를 짓는 내용의 건축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 중 분양 가구는 5677가구, 임대가구는 5676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워터프론트 축소 논란에 ‘흔들’
시는 부채 절감대책 일환으로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사업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소된 부지는 일반 공원화하거나 연구·개발(R&D) 단지를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이처럼 계획을 변경하면 총 사업비 9000억원 중 5000억원 상당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워터프론트 사업은 약 9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79만1000㎡ 규모의 부지를 한강과 잇는 주운수로와 요트 선착장, 여객선 터미널, 호수공원 등을 갖춘 도시여가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올 9∼10월경 착공할 계획이었다.

시 도시계획국 마곡개발과 김병옥 과장은 “현재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나 공기업 부채 등의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려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9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현실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뱃길 조성에 대한 반대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현송 구청장은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변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워터프론트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노 구청장은 ▲인공적 순환으로 인한 수질환경 ▲연간 100억원의 유지 관리비 충당 ▲홍수 등 재난안전 ▲고비용 저효율 가능성 등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지역구 의원·강서구민, ‘원안 사수’
강서구 주민들은 ‘마곡수변도시 원안사수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8월 20일 집회를 열어 강서구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김성태 국회의원(한나라당·강서 을)을 비롯해 이명호·황준환 의원 등 구의원들이 참석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원안 사수 서명운동에는 4000~5000여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김성태 의원은 이날 결의사에서 “민주당 출신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정치적 이유로 강서구민들의 숙원인 워터프론트 사업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오세훈 시장과 만나는 등 워터프론트 원안을 꼭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집회에서 만난 한 주민은 “그동안 강서구가 큰 발전을 이룬 것이 뭐가 있느냐”고 한탄했다. 다른 주민은 “구민들이 이렇게 원하는데 노 구청장은 의견수렴을 하나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노 구청장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기술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수질·수해문제는 현재 기술력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고, 수변도시가 조성되면 운영비 등 사업성 문제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이명수 원안사수대책위원장은 “워터프론트가 무산되면 컨벤션센터 등의 해외 투자도 힘들어질 뿐 아니라 분양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앞으로 촛불집회 등 원안사수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구청장 퇴출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안 제시 언제쯤?
시 관계자는 “워터프론트 사업이 현재로서는 검토 중으로 이를 대신할 복안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여러 사정상 원안 추진은 좀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해 사실상 원안 추진이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시행사 SH측은 “SH는 사업 시행사일뿐 결정권이 없으며 만약 토지계획이 변경된다면 그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노 구청장은 8월 13일 “시가 부채를 줄이고자 워터프론트 사업을 축소하는 것인데도 마치 강서구가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며 “시에 제기한 문제점을 해결한 후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지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사태 진화에 힘을 쏟고 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워터프론트 사업은 시 주관 사업이어서 구청장의 문제제기로 사업이 취소된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만약 사업이 취소되면 시나 전문가들과 함께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워터프론트가 무산되더라도 강서 지역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대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기존 마곡지구 개발은 투자처로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개발계획이 변경된다면 일대 부동산 시장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세부적인 계획보다 전체적인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파장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마곡지구의 향방 자체가 강서구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한국주택신문(www.housingnews.co.kr)

이명철 기자  ·  한국주택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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