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한 단계 도약 위해, 정체성 바르게
[오피니언] 김덕삼 경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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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조경분야가 도입된 지 약 40년이 되었다. 조경의 개념도 학문의 발전과 업역의 확대와 함께 많이 변했다. 1972년 경주 종합관광개발계획 추진과 함께 시작된 조경은 1973년에 대학에 조경학과 설립이 있었고 1974년에는 조경공사업 제도가 시행되었다. 당시의 조경업이라고 하면 개별적인 건축물이나 정원 및 공장 주변에 식재 위주의 단순작업이 주를 이루었으며, 그 규모의 영세함 |
을 오늘날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환경 및 생태 분야가 중요한 조경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최근엔 하천생태복원, 생태공원의 조성 및 습지의 복원, 수목원의 조성, 임해매립지의 조경을 포함한 훼손지의 복원사업에 이르기 까지 조경의 업역이 크게 확대되었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조경은 사회적 변화와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한 친환경 및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책 기조에 부응하여 국토와 도시의 건강성을 확보하고 삶의 질높은 품격을 향상함은 물론 녹색국가로서의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근 조경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경기본법은 그동안의 조경분야 발전을 단순히 담아내는 제도화의 차원이 아니라 각 법률에 분산 규정되어 있는 조경과 관련한 법들을 체계화 하여 국가가 조경정책을 실효적으로 구현하고 국민들에게는 양질의 조경 서비스를 형평성 있고 체계적으로 받게 함으로서 복리증진과 삶의 질을 제고함은 물론 국토와 도시의 미래를 담보하는 녹색 및 그린 인프라(Green Infrastructure)를 구축하는 환경에 대한 선진화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조경은 건축, 토목 등의 분야와 상호관계 속에서 환경 및 도시개발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다.
뉴어바니즘(New Urbanism)의 논의와 함께 도시생태가 공간의 성능을 도와주며, 조경이 도시개발의 기본블럭임이 입증되었는 바, 이러한 사실은 수많은 도시들이 공원녹지 정책을 우선시 하고 조경을 도시정책의 중요 요소로 삼고 있음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또한 시민들의 생태적 사고 확대에도 큰 영향을 주어 조경이 있는 도시가 그리고 주거공간이 도시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행복과 즐거움을 주고 있는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도시내의 수많은 공원과 녹지, 하천, 레크레이션 부지를 비롯해 야생동물보전지구가 지속가능한 도시성장을 위한 막중한 인프라 시설임이 확인됐다.
자연보전과 환경복원이 시민의 문화적, 레크레이션 이용에 어떻게 기여하고 균형을 이루게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와 함께 조경가의 지역사회에의 참여와 활동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 또한 조경이 담당해야 하는 과제가 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공간환경은 환경파괴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자연생태 과정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통합됨은 물론 에너지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및 소비사회의 재변환 등이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자연과 환경에 대한 올바른 자세의 전달과 교육, 자연생태 시스템을 좀더 친밀하고 조화되게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하겠다.
이제 조경은 과거의 조경이 아닌 사회의 급속한 변화와 발달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미래의 신기술로, 국가적으로는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정책 지향을 선도하는 산업분야로의 자리매김이 요구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훼손지 복원과 같은 특수 분야에 대한 기술 수요의 급증은 물론 국제적 경쟁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융합적인 기술접목을 비롯해 독창적인 디자인의 개발, 신공법의 개발, 조경산업의 전문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
조경계획과 설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타당성 조사와 분석 및 기법의 개발, 친환경 소재의 개발, 폐자재의 재활용 방안, 오염환경 복원을 위한 생태기술 개발 및 적용 대상 공간의 확대 등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조경의 역사 40년을 돌이켜 보면 지금과 같이 조경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조경 수요가 급증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모두 지속가능한 국토의 발전을 위해,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그동안 열악한 환경과 미비한 법제도 속에서도 함께 생각하고 뛰어온 수많은 조경인들의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조경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한국조경의 정체성이 바르게 세워지고 거대한 국민적 조경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출처_한국건설신문(www.conslove.co.kr)
김덕삼 교수(경원대학교 조경학과)
- 김덕삼 교수 ·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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