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세종로’ 보행자의 천국 변신
농부의 시장, 생활자전거 대행진 등 행사 함께해
서울의 도심 한가운데인 ‘세종로’가 보행자의 천국으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23일(일) 오전 6시~ 오후 7시까지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 삼거리→세종로 사거리550m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오직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보행전용거리’로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1단계로 ‘06~09시’ 3시간 동안은 생활자전거대행진 진행으로 인해 광화문삼거리~세종로사거리 양방향 차량이 전면 통제된다. ‘09~19시’까지는 2단계로 광화문삼거리→세종로사거리 도로만 통제된다.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되는 ‘보행전용거리’는 2014년부터 운영예정인 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와 함께 지난 6월 박원순 시장이 브라질 쿠리치바시를 방문해 밝힌 ‘보행친화도시’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세종로’가 고궁∙박물관 등이 인접해있고 옛 육조거리를 재현했다는 상징성과 도심 남북을 잇는 주요한 간선도로로 중앙부처 및 상업∙업무 밀집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이번에 보행전용거리 첫 시범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차’가 자리를 비운 공간에는 생활자전거대행진을 비롯한 ▲자전거 체험행사 ▲농수산물 직거래 및 재사용 나눔장터 ▲문화공연 등 ‘사람’이 자유롭게 걷고 모일 수 있는 행사로 채워진다.
광화문삼거리→세종로사거리 차량 통제, 우회도로 마련해 시민 불편 최소화
서울시는 이날 보행전용거리 시범운영으로 인한 시민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을 위해서는 진입로별 우회도로를 안내해 교통량을 효율적으로 분산할 계획이다.
또한 세종로를 경유하는 33개 버스노선도 일제히 우회운행한다. 행사 시간 동안에는 차량 통제구간 안에 위치한 시내버스 정류장 3개소는 이용할 수 없으며, 지하철을 타거나 ▲광화문 ▲종로1가 ▲코리아나호텔 ▲서울신문사 등 인근 버스정류소를 이용해야 한다.
자전거 체험, 재활용 나눔장터 등 행사 이어져
서울시는 지금까지 차만 다니던 ‘차로’를 보행자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단순 흥미 위주의 전시성 행사가 아닌 시민들이 도로를 거닐며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자전거 체험, ▲재활용∙농부의 장터, ▲문화공연 등을 준비했다.
첫 번째로, 친환경 녹색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고 생활 속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자전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오전 7시에는 ‘제 4회 생활자전거 대행진’이 열릴 예정이며, 오전 9시부터는 ▲느림보 자전거 ▲이색자전거 체험 ▲BMX 공연 등이 펼쳐진다. 광화문 바로 앞 광장에서는 카트 자전거, 네모바퀴 자전거, 좌식 자전거 등 일반적인 자전거의 틀을 깨는 ▲이색 자전거 체험∙전시회가 열린다.
두 번째로, 시민들이 ‘착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장터도 열린다.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에서는 농수산물 직거래 판매 및 도시농부 생산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부의 시장’이 열린다. 도시농업과 연계한 각종 체험행사와 먹거리 장터, 예술마당 등 문화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오후 1시~5시까지 세종로 초입부부터 세종문화회관 앞까지 170m 구간에서는 재사용 운동 시민단체∙사회적 기업이 자투리천, 아이스크림 막대, 병뚜껑 등으로 공예품을 만들어 팔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재사용∙재활용 나눔장터’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세종로공원 앞에서는 ‘승용차 없는 주간’ 행사도 펼쳐진다. 승용차 없는 날의 도입이유∙참여방법∙효과 등을 소개하고 친환경 운전 장치 전시 및 친환경 운전 체험코너 등이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세종문화회관 문화마당 ‘뜨락’을 비롯한 3개 공연장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길거리 공연도 펼쳐진다.
시범운영 모니터링∙ 주민 의견 청취해 점진적으로 정례화 추진 예정
서울시는 이번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앞으로 세종로 보행전용거리를 정례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시범운영 모니터링 결과와 주변 상인, 시민 의견을 청취해 ‘세종로 보행전용거리 종합추진계획’을 마련하고, 향후 운영방안을 보완∙체계화해 단계적으로 정례화 운영에 들어간다. 장기적으로는 보행전용도로 전환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보행전용거리엔 다양한 공연∙문화 콘텐츠를 도입함으로써 홍대와 같이 도로가 곧 무대이자 객석이 되는 ‘열린 문화 거리’이자 세종로 고유의 ‘자생적 시민문화’가 꽃피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보행전용거리’는 기존에 자동차 중심이었던 도시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앞으로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울시의 교통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도심에서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글 _ 서신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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