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학교, 소쇄원·보길도 답사
한국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조경학과 3학년은 전통조경 미학과목에서 한국의 미를 이해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5월 20~21일 1박 2일로 담양일대와 강진, 보길도를 다녀왔다.
첫째날 담양의 명옥현, 환벽당, 식영정, 소쇄원을, 강진의 다산초당을 방문했다.
처음 간 장소는 명승으로 지정된 담양의 명옥헌이다. 명옥헌 터는 원래 조선 중기 문인인 오희도가 자연을 벗삼아 살던 곳으로, 그가 별세한 후 그의 아들 오이정이 명옥헌을 지었다. 명옥헌의 건물 앞뒤에는 자연계류를 활용한 네모난 연못을 파고 주위에 꽃나무를 심어 아름답게 조영한 공간이다.
이어 식영정과 환벽당을 둘러본 뒤, 우리나라 3대 정원 중 하나인 소쇄원을 갔다.
소쇄원은 양산보가 조성한 원림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많이 드러난 곳이다.
입지로는 무등산의 북쪽 기슭에 있는 광주호의 상류에 위치하여 무등산을 정남쪽에 대하고 있으며, 뒤편에는 까치봉과 장원봉으로 이어지는 산맥이 동서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한편 까치봉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계류는 소쇄원의 왼쪽을 관통하고 동쪽에서 서향하는 창계천으로 합류하는데 이러한 풍수지리의 입지조건과 소쇄원의 주변과 입구에 높이 솟아있는 죽림 때문에 안산이나 조산은 물론 외부와의 단절된 느낌을 준다. 양산보의 은둔의 공간이었기에 소쇄원도 이러한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도착한 다산초당은 정약용이 유배생활을 하면서 실학을 집성한 곳이다. 초당의 입지는 귤동마을의 뒷산에 위치한 계곡부에 자리해 있다.
둘째날에는 보길도에 위치한 부용동 원림인 세연정, 낙서재, 동천석실을 갔다. 이곳의 조영자는 윤선도로 조선 중기 문신이며, 병자호란 때 왕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제주도로 향하다, 보길도의 자연경관에 감동하여 머물렀다고 한다.
윤선도는 낙서재 건너 개울가에 연못을 파고 집을 세워 ‘곡수당’이라 하고, 그 건너 산중턱 위에 집을 지어 ‘동천석실’이라 하고 계곡의 동북쪽에는 ‘세연정’을 세워 책을 읽고 뱃놀이도 하며 자연을 벗삼아 지냈다고 한다.
부용동원림은 입지에서부터 조영기법에 이르기까지 풍수의 영향과 선계와 같은 이상향을 꿈꾸는 도교적인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도교적 영향은 동천석실에서 볼 수 있는데 이름에서도 보듯이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자연암벽으로 이루어진 곳에 바위위에 소옥을 짓고 아래에 지당과 석실을 축조하여 전망과 휴식이 알맞도록 수경시설을 조성한 곳이다.
부용동원림을 끝으로 1박 2일 답사를 마치면서 학생들은 “답사를 다니면서 우리나라 3대 정원 중 2군데나 둘러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2학년 때 배웠던 풍수지리를 답사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적용시키며 볼 수 있을뿐더러, 당시 조영자의 안목이 매우 뛰어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라고 말하며, “한국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송다영 통신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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