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광주 어번폴리, 실제 모습은?

광주비엔날레 2일 축포, 테마는‘도가도비상도’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1-09-05

지난 2일 광주비엔날레가 44개국 133명 작가의 참여아래,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읍성터, 푸른길 등지에서 52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재단법인광주비엔날레가 주관을 맡아 격년제로 홀수년도 9~10월에 열린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일반 디자인전시회나 디자인페어들과 달리 디자인 본연의 미적ㆍ실용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문화적 관계를 적극 반영한 차별화된 기획과 전시구성으로 최근 국내외 주요문화현상과 디자인의 흐름을 읽어내고 공공성을 확장시키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주최측은 특정 장르의 구분보다는 디자인 전분야를 융합과 통섭으로 아우르면서 입체적이고 실험적인 시각문화 현장으로써 차별화된 특성을 분명히 해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광주의 도심 속 옛 읍성터와 폐선부지 구간인 푸른 길에 도시의 역사와 흔적, 현재의 일상과 만나는 건축물을 조성하는 연차별 프로젝트 폴리는 다수의 유명 건축가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더 나아가 비엔날레는 폴리의 의미를 가로 시설물의 공공기능, 그리고 장식적 역할을 아우르며 도시 재생에 기여하는 건축물이라 확장 해석하여, 건축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2일 개막식과 함께 공개된 어번 폴리의 조감도와 실제 공개된 모습을 차례로 살펴본다.

 


광주사람들

나데르테라니, 미국

 

대상부지는 지나가는 길목으로 다양한 크기의 횡단보도와 건물들이 사거리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규모든 진지한 개입이 불가능할만큼 도로의 폭이좁다.

 

곳곳에 전신주, 하수관 연결부, 가로등과 기타설비 장치들 때문에 이땅을 다시 정의하기란 쉽지않다. 반면 도로 가장자리에는 가로수들이 세심하게 줄지어서서 거리에 방향성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의 계획은 지면과 하늘사이의 나무들로 이루어진 자연공간을 파고드는 것이다. 이는 불규칙적으로 교차하는 강철봉으로 채워지며, 기둥모양의 강철봉은 공중에 떠있는 수평구조물로 변모한다.

 

이 코너에 자리함으로써, 이 설치물은 카멜레온처럼 여러모습을 취한다. 나뭇가지의 논리를 차용함으로써, 살아움직이는듯한 구조가 머리위에 떠있으면서, 한 때 읍성이이던 공간에 실체감을 부여하는 모퉁이 자리를 배회한다.

 



 


서원문 제등
플로리안 베이겔(독일)


폴리 건축물은 도시의 활력을 주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만남의 장소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제봉로 폴리의 정체성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추억의 장소로 정했다. 이를 토대로 폴리는 주변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조형물의 컨셉은서원문(誓願門) 제등이다. 즉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곳에 설치된 제등이란 뜻으로서, 공공장소의 등불과 같은 구조물을 건립하고자 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뇌리에 기억되고 매일 일상의 장소로 여겨지는 장소를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김재규 경찰학원 건물은 옛 광주문화방송 건물로 그 앞에는 작은 5.18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폴리는 5.18의 역사적 장소로서의 의미를 부각시킬 수 있는 집이 되어 줄 것이다. 인근에는 학교와 학원들이 밀집해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적 특성을 살려, 보다 삶이 느껴지는 활기찬 장소를 구상했다.

 

폴리는 탑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폴리 건축물의 맨 아래층에 5.18 기념비가 위치하고 계단을 올라가면 김재규 경찰학교 앞의 작은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것을 극장의 개념과 연결시켰다. 이 타워와 광장 그리고 인도가 연계되어 일상적인 극장이 완성된다. 접근이 용이한 셰익스피어 극장의 스테이지와 한국 석등의 이미지가 디자인하는데 영감을 부여했다. 5.18 기념비와 옛 읍성터 표지석 사이의 거리는 32m 인데, 폴리를 통해 이 거리는 ‘Memory Pavement' , 기억의 거리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소통의 오두막
후안헤레로스, 스페인


장동사거리의 교통섬을 작지만 매력적인 소공원으로 변화시키는 계획안이다.

 

대지의 가장 큰특징은 나무들로서, 도시내에 녹지를 조성하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이러한 장소적 특성과 앞으로의 역할을 고려해 작가는 자연적 배경을 그대로 활용하며, 소쇄원과 한옥의 굴뚝이미지 등에서 영감을얻어, 최소한의 물리적 구축을 통해 꼭 필요한 기능을 함축한 근원적인 건축, 자연과 공존하는 열린공간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

 

조형물 디자인의 형태는 나무 윤곽이 가지는 패턴에서 차용했다. 나뭇가지를 가로질러 곡선의 형태로 설치된 조형물은 조명, 음향기기, 난방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바닥은 기존의 물체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바닥재로 재정비 된다. 그 위로 단순한 의자형태의 구조물이 들어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다.

 

이 구조물들은 작은 단위의 모듈로 이루어져 있으며, 설치와 해체가 매우 용이하다. 허공에 떠 있는 조형물과 바닥의 벤치 구조물 모두 조명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디자인은 만남의 장소와 휴식공간에 주안점을 두었다. 시민들이 언제나 즐겨 찾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 유지보수가 쉽도록 설계하였다.

 




 


잠망경과 정자

요시하루츠카모토, 일본

 

대성학원 앞의 폴리로 전망대를 설계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대성학원 앞 도로변에는 담쟁이 넝쿨로 싸인 퍼골라가 위치한다. 어번폴리를 통해 퍼골라를 제거하려고 했으나 담쟁이넝쿨이 이미 하나의 폴리를 형성했다고 보았다. 더불어 전망대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시아문화전당과 옛 광주 읍성터까지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작품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 모색하는 중 잠망경에 대한 조사를 통해, 높은 지대에 올라가지 않아도 경관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잠망경을 구조물 플랫폼의 25m 높이에 설치하여, 지상에서도 멀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타워를 먼저 만들고, 그 속에 잠망경을 설치할 것이다. 대성학원 근방에는 학생들의 유동인구가 많고 잠망경을 통해 보는 세상은 이들의 학업으로 지친 하루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동시에 두 명이 도시경관을 살필 수 있다.

 

폴리 구조 자체는 하나의 큰 배 형태로 볼 수 있는데 양쪽 부문에 잠망경이 위치해 기존 건물보다는 높아야 한다. 하나의 기둥을 지지하기 위해서 4개의 케이블이 설치될 예정이다. 구조물 폴리에는 넝쿨나무가 올라갈 수 있게 하여, 시간이 경과하면 나무로 된 구조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랑방

프란시스코산인, 미국


역사의창으로서 구시가지에서 이사아문화전당을 바라볼 수 있게 계획한 구조물로 좁고 긴 땅을 활용하여 시민들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계획했다.

이 곳은 구시가지와 새로 건립될 아시아문화전당이 만나는 접점이다. 따라서 이곳의 폴리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장소적 특성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폴리는 앞뒤로 개방된 세장한 2층 규모의 콘크리트 프레임, 간단한 계단 그리고 유리벽으로 구성되었으며,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작은극장이 될 수도 있고, 인근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 나아가 구시가지를 조망하는 창으로서, 여러가지 공연이나 행사를 관람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경계에 놓인 이 폴리는 투명성과 투과성을 지닌 유동적인 공간으로서 시민들의 쉼터, 전망대, 아시아문화전당을 향한 입구 그리고 아주 작은 전시장 등으로 다양하게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The Open Box

도미니크페로, 프랑스


구시청 사거리는 상업지구로 유동인구가 많아 오픈된 형태의 박스 구조로 설계하였다. 폴리는 사거리의 가운데에 건립되며, 사방으로 차량과 보행자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디자인에 앞서 재료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선행되었다. 한국의 고전 건축물의 나무 기둥, 누각과 황금색 처마의 특성과 색상의 이미지를 그대로 따오기 위해 메탈 메쉬라는 재료를 선택하였다. 이 재료는 나무의 느낌을 재현해주는 혼합재료로 황금색을 사용할 것이다.

 

주변의 어지러운 환경과 도시의 소음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주안점이라고 할 수 있다. 폴리 구조는 누각에서 차용했고 포장마차의 구조가 될 것이다. 황금색은 폴리는 LED 조명을 넣어 주변 상가들의 야간 조명과 조화를 이뤄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할 것이다. 오픈된 형태의 박스 구조로 발전시킬 것이다.

 



 


열린 장벽

정세훈, 김세진, 한국

 

본 계획안은 광주읍성의 공간적 배경과 2011년 시간적 배경에 주목하여 이것의 현재적 작용에 중점을 둔다.

 

옛 광주읍성의 영역은 현재 차로와 보행로로 변하여 지금의 생활을 이루는 하나의 고유한 장소이므로 광주읍성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여 이를 해치는 것에 반대한다. 역사적 유구의 맹목적 재현은 기능적 요구만을 중시하여 광주읍성을 사라지게 한 맹목적 파괴와 상반된 행태를 가지고 있지만 그 본질적 성격은 동일하다.

 

광주읍성을 되살리는 방식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반성과 기억할 것에 대한 각인을 담고 있으면서 물리적 복원에 집착하지 않는 은유법이어야 한다.

 

본 계획안은 도시와 소통하고 현재의 삶을 담는 것과 동시에 광주읍성의 오마주를 간직한 열린 장벽을 제안한다. 길 위에 놓인 수많은 조각들과 이로부터 3m위에 떠 있는 오브제는 예전에 읍성의 일부였으나 현재 어딘가에 묻혀있거나 흩어져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읍성의 재료인 돌을 표상한다.

 

바닥과 천장의 두 층위가 만들어 내는 공간적 범위는 광주의 옛읍성이 존재했던 영역과 일치하며 이는 광주읍성 전체 중 일부분이기도 하다. 이로써 광주읍성은 과거 내외부를 엄격하게 구분하던 닫힌 장벽에서 삶이 투영되고 현재의 시공간에 존재하는 열린 장벽으로 복원된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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