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경관'을 통한 가상체험의 시대로
서울대 유병림 교수 '정년식 및 출판기념회'에서
▲유병림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학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설립과 더불어 지난 37년여 동안 교단을 지키며, 조경 학문분야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유병림 교수(사진)의 '정년식 및 출판기념회'가 3월3일(수)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되었다.
유병림 교수의 가르침아래 현 한국조경분야를 이끌고있는 후학들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100여명의 인사가 자리를 찾아 유병림 교수의 정년을 빛내주었다. 정년식 및 출판기념회는 총 3부(1부:정년식 및 고별강연, 2부:작품전시, 3부:리셉션)로 구성되었다.
"더 넓은 세상에서 교수님의 제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년식은 김영대 총괄본부장(대구광역시 도시디자인) 개회사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유병림 교수님의 정년식을 통해 조경가로서 세상과 나를 돌아보게 된다”고 전하며, “정년의 의미는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것”이라고 앞날을 축복해 주었다. 개회사를 마치며 김영대 총괄본부장은 “고맙다는 표현을 선생님께 꼭 드리고 싶다”고 맺음했다.
이어서 박종화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이민우 소장(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동창회장), 조세환 교수(한국조경학회장)의 축사와 유병림 교수 소개, 고별강연 순으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박종화 교수는 “건강하고, 명예롭게 유병림 교수님의 정년식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고, 한국 조원의 효시를 이룬 ‘노자공’ 조경학 명예교수라는 칭호처럼 앞으로 우리나라 조경학에 뿌리를 가지고 건강하고 즐겁게 활동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민우 소장은 “더 넓은 세상에 교수님의 제자들이 기다린다”며 정년식이 끝이 아니라 더 큰 세상에 가르침을 주기위한 계기라고 밝혔다. 축사의 마지막으로 조세환 교수는 “유병림 교수님의 정년식은 퇴임식이 아닌, 축하식이다”라고 서두를 꺼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역량을 떨치고 있는 한국조경의 씨앗을 뿌리고 앞길을 닦아오신 것을 기념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조세환 교수는 “유병림 교수님은 조경학회장으로서, 조경학과 교수로서 후학들에게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래서 정년식 이후 또 다른 장도에 접어드시는 유 교수님의 걸음걸이가 어떤 모습이실지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유병림 교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유림마을은 그에 대한 주변인터뷰와 작품 등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스승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상단부터 김영대 총괄본부장(대구광역시 도시디자인), 박종화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이민우 소장(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동창회장), 조세환 교수(한국조경학회장), 그리고 최하단 사진은 제자들이 마음을 담아 제작한 영상상영
유병림 교수, "사이버스페이스상, 가상경관에 주목하라"
이어 유병림 교수는 '가상경관(Cyber landscape) 이야기'를 주제로 특별한 고별강연을 시작하였다. 그는 사회적 흐름과 조경과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강연을 진행하였다.
유 교수는 "조경의 관심은 자연에 그 바탕이 있다.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자극할 때 신규수요가 발생될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국내 곤충산업이 2조시장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고 전하며 자연과 감성에 바탕을 둔 조경의 가능성에 대해 밝혔다.
더불어 그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더불어 변화되고 있는 사회적 양상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통신사의 일방적 공급을 통해 제한적이었던 통신서비스가 소비자 중심, 이용의 개인화화 되어가고 있으며, 통신사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중간매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사진이 하나의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은 경관이 실질적인 상품으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추후 빌딩이나 지구계획시 표준화된 프로토타입(Prototype)에서 고르는 형태로 진전할 수 있다."고 설명하던 유병림 교수는 영화 아바타의 사례를 예를 들며, 'Cyber landscape'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동안 배경으로 인식되었던 자연을 중심주제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동경, 경외감을 Cyber landscape로 구체화 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Cyber space가 보편화 되면, 클라이언트(Client)와 디자이너 관계의 중심에서 지식의 중계자가 출현하게 될 것이고, 교육과 실무의 경계도 허물어질 것으로 유병림 교수는 내다보았다.
고별강연을 마치며 유병림 교수는 "잠자고 있는 개인적 욕구의 발현이 바로 자유로의 길이며 자아실현의 시작"이라는 말을 남기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고별강연 이후 유병림 교수에 대한 감사와 회고의 시간, 정년식에 맞추어 출간한 작품집의 출판기념회에 대한 테이프 커팅식을 끝으로 공식행사를 마치게 되었다.
▲테이프 커팅식
「LANDSCAPE ARCHITECT YOO BYUNG RIM」
참고로 유병림 교수의 작품집 「LANDSCAPE ARCHITECT YOO BYUNG RIM」은 그동안 한국 조경설계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유병림 교수의 엄선된 17개 역작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의 설계철학을 담은 인터뷰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발행처는 건축세계(주)이다.
본 서에서 유병림 교수는 국내조경디자인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경가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식물만이 아니라 문화적, 예술적인 분야의 폭넓은 지식까지 이해하는 안목을 필요로 한다. 예컨대 공간에서 장소로, 식물소재에서 생태를 더 나아가 장소마케팅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술회하고 있다.
▲「LANDSCAPE ARCHITECT YOO BYUNG RIM」표지
▲ 교수님 '사랑합니다~'
- 나창호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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