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원림, 경계 없는 자연
박희성 박사, 중국원림 방대한 실증자료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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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엔디자인펌 조경설계연구소 연구소장 및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역임한 박희성 박사(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연구교수)의 신간 “원림, 경계 없는 자연”이 발간되었다. “중국정원에서 만난 선과 차, 사대부와 의경”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거의 현존하지 않는 중국 당∙송 시대의 원림을 다루고 있다. 당∙송 이전의 원림은 가사 노동과 생산 활동, 그리고 유희의 장소로서의 기능만 있었으나, 당∙송 시기를 거치 |
며 사대부가 시·서·화의 예술 이론을 산수원림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원림은 기타 문예작품과 동등한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이른바 ‘시적 정감과 그림의 정취(詩情畵意)’라는 개념은 이러한 과정에서 생겨난 원림의 정신이다. 이 책은 이러한 원림에 담긴 사의(寫意)적 가치를 살펴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고전원림의 본질을 살피고 있다.
저자는 중국 원림의 공간 구성과 형태의 연원을 찾기 위해 당∙송 시대의 원림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고, 거기서 더 나아가 원림을 만든 시대와 사람들을 주목하게 되었다. 필연적으로 당∙송대를 전반적으로 개괄하는 시대 연구를 필요로 했고, 시대의 사람들, 즉 사대부를 탐구해야 했다. 여기서 사대부의 세계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던 선종을 발견하게 되었고, 마침내 불교에 관한 연구까지 아우르게 되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독자들이 원림을 하나의 조경 모델로 차용할 수 있도록 조경학적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독자로 하여금 본문에 서술한 원림의 조경 요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50여 장에 달하는 원림 답사 사진을 수록하고, 원림을 그린 20여 장의 회화를 찾아 설명하였으며, 여기에 더해 망천별업, 이도리 택원, 여산초당, 동파원림 등 본문에 언급된 원림들의 공간 구성을 도면으로 재현하였다.
조경학의 범주를 훨씬 뛰어넘는 인문학적 탐구의 결과도 담고 있다. 『단경』, 『벽암록』,『장자』,『원오심요』,『마조록』,『전심법요』,『원종』 등 불∙유∙도의 각종 경전과 당시 사대부들의 저작에서 사대부와 원림, 선종의 상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문장을 두루 발췌하여 책의 큰 목표인 ‘중국 원림이란 무엇인가?’를 서술하는 데 포함하였다.
“원림, 경계 없는 자연”은 6년여에 걸친, 원림 답사를 위해 중국 오지도 마다 않는 학자 정신으로 완성된 순도 높은 책이다.
지은이 _ 박희성 / 펴낸 곳 _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 발행일 _ 2011. 01. 14 / 가격 _ 18,000원 / 페이지 _ 384쪽
-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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