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비의 느린 정원’_㈜그람디자인

한국 선비의 정원은 드러남보다는 숨겨짐이, 화려함보다는 소박미와 실용성을, 때로는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공간을 조용히 깨뜨리는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무엇이든지 빠른 속도에 치중한 현대사회에서 느림, 속도의 완급조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자 오래 전 한국의 한 선비의 생활에서 엿보고자 하였다.

정원에 연출되는 전통적 요소들은 현대적 재료 및 기법으로 현대 도시민에게 여유로움의 맛, 느림의 멋을 지닌 공간으로 다가온다.

선비의 멋과 벗, 필수품

선비의 멋. 사군자 四君子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는 그 특성이 옛 사람들이 이상으로 여기는 군자를 닮았다하여 사군자라 칭한다. 동양의 사대부들에게 붓놀림은 선비로서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소양으로 사군자는 그 간결함과 단순한 구성으로 필법을 익히기 좋은 그림이었다. 사군자는 옛 선비들의 지향하는 정신세계를 담고 있어 사군자에 담긴 심오함과 격은 어떤 그림과도 견줄 수 없다.

선비들의 필수품. 차 茶

선비들은 항상 맑은 정신으로 학문에 정지해야 했으므로 머리를 맑게 해주는 차가 필수품이었다.

차를 마심으로써 그 담박한 맛과 기운으로 인하여 건강을 이롭게 하는 신체적 측면과 정서적 안정이라는심리적 측면의 이점을 가질수 있었다.

또한 차생활을 마음공부를 위한 수양방법의 하나로 간주하여, 사색의 공간을 넓혀주고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며,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롭게 한다고 생각하였다.

차를 마심으로써 바른생각을 하게되고 의로운 마음이 싸여 크고 강한 기의 힘이 부여되는 현상을 호연지기라 생각하였으며 예술세계와 학문적 경지에 가까이 갈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선비들의 벗. 문방사우 文房四友

종이, 붓, 벼루, 먹을 일컫는 문방사우. 평생 학문과 삶을 함께 이야기하며 서로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벗처럼 선비들의 곁에 있는 것들이 문구이다. 선비들이 글을 지을 때 함께 했던 문구는 때로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 때로는 조용히 자신을 지켜주는 벗이라는 뜻에서 문방사우라 칭했다.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소재의 결합

살아있는 수묵화

실제의 식물과 한지조명을 통하여 투영되는 모습은 마치 수묵화처럼 간결하고 은은한 풍경을 연출한다.

느리게 즐기는 우리꽃차

다도로 즐길 수 있는 수종들로 한국적이며 실용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잔잔한 연못과 물방울

잔잔한 연못과 천장에서 한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은 느린정원으로서 차분한 분위를 연출한다

사군자와 연꽃

문방사우와 한국민속식물

문방사우 시설물 연출

먹을 표현한 오석앉음돌, 수묵화를 표현하는 한지로 만든 창, 갈대 및 억새를 항아리에 담아 표현한 붓, 대형 벼루의 모양을 하고 있는 연꽃수조로 선비의 벗인 문방사우를 표현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한국고유의 민속식물

다양한 실용성을 가진 한국 민속식물을 곳곳에 배치한다.

다도를 위한 우리꽃 뿐만아니라 식용 및 약용으로 쓰여지는 다양한 식물들을 장독대 주변에 식재하여

옛날 선비들의 정원조성 개념이 실용성에도 염두에 두었음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