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그 속에 조경가 역할은?

산업적 측면넘어, 정원문화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2-03-04

서울시가‘한강예술섬’부지였던 노들섬에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하기로 한데 이어, 국가의 상징공간인 광화문광장에 벼 심기를 검토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6일과 7서울시민의 정책제안 원탁회의서울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청책워크숍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상반기 중 도시농업 지원조례 제정과 위원회 구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지난달 28일에는 이촌한강공원에서 부지를 팀단위 장기분양 형태로한강공원 친환경 공동체 텃밭을 운영한다고 밝혔고, 현재 참여 시민을 모집하고 있다.

 

정부의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도 하위법령에 대한 입법예고까지 마치고, 오는 5 23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이촌한강공원(사진: 서울시) 
 

도시농업이 생활권 녹지와 도시내 오픈스페이스를 넘나들면서 논의를 확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조경분야 참여 논의가 상대적으로 적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시의 도시농업 사업계획이 전해지자, 대도시 속 오픈스페이스에서 행해지는 도시농업을 대상으로, 공간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조경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춘홍 전무(산하종합기술)도시공간을 잘못 이해하는 처사라며, 도시농업을 행하기 앞서서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지녀야 할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광화문광장에서 추진되는 벼농사에 대해 세종문화회관의 전면공간으로서 문화성과 도시농업이 어떠한 상호작용으로서 과연 도시이미지 형성에 시너지 역할을 줄 수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는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내용이라고 짚어주었다.

 

특히 "광화문광장의 경우, 다양한 도시 문화를 담아야 하고, 600년 서울의 상징성을 가진 공간을 특정 기능으로만 한정하는 것에선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또 다른 전문가의 주장도 이를 뒷받침 했다.

 

현재의 정책이 지나치게 농업적 관점만을 추구하는 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도 불거져 나왔다.
 
김원현 박사(하펜시티 함부르크 대학교)농작물 운영이 과연 경관적으로, 또 도시녹지 활용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함께 어우러져 발전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조경인들의 질문이 개진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도시 안에서 녹지 본연이 가진 임무를 잃지 않기 위한 관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 안명준 사무국장((재)환경조경발전재단), 김연금 소장(조경작업소 울)_사진:손석범 기자
 

그렇다면 구체적 실천 전략으로 조경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유미 교수(서울대)도시농업의 특성상, 생산적 도시경관은 시각적 기능이 취약한데, 경관의 미적가치와 생산적 프로그램을 접합하여, 다양한 도시 구성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아름답고 친근하고 생산적인 도시 오픈 스페이스를 조성하는 것(월간 환경과조경 2011 7월호)”이라고 조경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였다.


상징적, 심미적, 감성적 공간에서 생산적, 기능적,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는 도시 오픈스페이스의 기능에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김연금 소장(조경작업소 울)은 그 속의 프로그램과 운영에 있어선, 관주도의 Top Down 방식을 지양하고, 지역 주민이 주도로 운영되는 Bottom Up 방식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현재 도시농업 사업이 너무 급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다. 각 과정마다 충분한 검토와 담론이 이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시말해 시민참여가 하나의 문화로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명준 사무국장(환경조경발전재단) 역시 시민과 조경이 만나는 문화로서의 도시농업을 강조했다. “그동안 이용자와 참여자에 머물러있던 시민들이 녹지 조성의 실천적 주체로서 살아난다는 점에서 도시농업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도시농업, 하나만을 놓고 볼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포괄하는 가드닝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조경가들이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한다고 했다. 김연금 박사 역시, ‘도시농업하나가 아닌 시민참여와 커뮤니티로 형태로 전환되어 가고 있는 보다 큰 그림 속에서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 9일 서울대 지역개발조경연구소 주최로 열린 신경관포럼 프로슈밍 경관에서는 배정한 교수(서울대)생산 경관이 재조명 되고 있는 현상은 곧 정원문화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며, 정원문화를 꽃피우는 단초로서 생산경관 전반의 함의를 역설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안명준 사무국장은 앞으로 조경가는 정원과 도시농업의 연결성을 반드시 짚어주어야 하며, 단순히 산업적 측면을 넘어 문화로서 조경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 라펜트 페이스북과 이메일을 통해 많은 조경인들이 의견을 남겨주었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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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20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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