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계2] 2012년 12월 지금 대한민국은…

1회_대선과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라펜트l홍태식 소장l기사입력2012-12-16

2012 9월 기준으로 조경공사업 등록업체 1488, 조경식재공사업 3806,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 2417개가 국내에 등록되어 있다. 조경건설분야는 조경산업 내 가장 큰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설계분야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경시공의 전문성 제고도 지속 논의돼 왔다.

 

이에 라펜트는 생생한 조경시공 현장의 목소리 전달과 관련분야 발전을 위해 홍태식 소장(청산기술사사무소, 성균관대 겸임교수)현장사계 시즌2’12월부터 매달 1회씩 실을 계획이다.

 

홍태식 소장의 현장사계 시즌1’은 계간 조경생태시공(월간 조경시공) 잡지(2007 2월 ~ 2008 1월호)를 통해 높은 관심 속에서 연재됐었다.

편집자 주-

홍태식 소장의 <현장사계 Season2>


프롤로그

30년 동안 조경분야의 공사현장에서 맛본 달콤함과 좌절, 깨달음을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나만의 방식으로 말하고자 한다. 헛소문과 그럴듯한 풍문,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까지 더하거나 뺌이 없이 묵직한 돌직구를 던져보려고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로 스스로 위로하기엔 이 죽일 놈의 ‘조경 시공’이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에… 


2012 12월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정치의 계절, 대선시즌이 5년만에 돌아왔다.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와 지하철역 앞 운동원들의 90도 폴더식 인사가 한창이다. 신문방송과 포털사이트에는 대선관련 기획기사가 넘쳐난다. D-day를 매겨가며 밀착 보도에 열심이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투표권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 삶에 도움이 될만한 정책을 찾아 후보들의 공약을 기웃거리고, 후보자에 대한 평가와 호감도를 이야기 한다. 유력 후보자들은 모두 복지확대와 경제민주화를 이루겠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구조가 어디 대통령 한사람 의지로 일거에 해결될 수 있을까?



 

경제 각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기가 바닥이라고 한다. 수출은 입에 겨우 풀칠하는데, 내수는 깨어날 줄 모르고, 특히 부동산 경기침체로 주택건설시장은 얼어붙어 버렸다고 한다.

 

부동산 불패신화에 사로 잡혀 무리하게 빚을 내서 고가에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스스로를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며 자책하는 사람들이 20만명에 육박하고, 장밋빛 수요예측에 따라 마구 찍어낸 아파트는 최소한의 분양에도 실패하여 건설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민간건설시장이 기나긴 터널 속에서 헤메고 있는데, 공공건설시장은 복지 우선정책에 눌려서 정부예산이 삭감 또 삭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강 수변에 세운 세빛둥둥섬이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지탄받는 것처럼 개발 위주의 정책은 쓰레기로 취급받고 대선정국을 맞아 탈토건의 목소리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부터는 복지의 시대인 것이다.

 

세계경제의 불황이 우리나라 경제전반에 걸쳐 커다란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주체가 갑을병정으로 수직 계열화되어 있어, 오랫동안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구조가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다.

 

약자는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데, 강자인 대기업의 부실화에 따른 영세기업의 피해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들어서 100대 건설회사가운데 30개 회사가 부실화되었다고 알려졌다.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제도


A_
‘외담대’라고 들어봤나?

B_새로 생긴 대학인가? 요샌 처음 들어보는 대학이 많아져서

 

A_대학이 아니고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이라는 제도인데, 진짜 악마같은 놈이지. 정확히 뭔지도 모른 채 공사비 결제가 빨리 되고, 할인도 가능하다고 해서 이용했지.

처음 몇 년 동안 신경쓰지도 않고 이용했는데,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이 힘들어지니 악마의 발톱이 드러나더라고. 대기업이 워크아웃 들어가면서 B2B 어음결제를 안하니까 은행에서는 나더러 변제하라고 난리야. 달려가서 따져 보니 대기업이 전자어음으로 발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내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형태라는 거야. 쉽게 말해 대기업이 무너지면 받아야할 채권이 갚아야할 채무로 둔갑해 우리같은 영세 업체들에게 부도 부메랑으로 목을 조르는 거지. 내 돈 들여서 공사를 했는데 공사비로 받은 돈을 내가 물어내게 생겼지.

 

B_외담대 제도를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도장을 찍었단 말인가?

A_어차피 그 대기업에 하도급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지불조건을 외담대로 계약해야 했고, 오래 거래하던 은행에서 내게 터무니 없이 불리한 제도를 가입하라고 할 리가 없다고 믿었지.

 

B_그래 그 회사는 어떻게 회생가능성이 있는 건가?

A_법정관리로 들어가서 15년 원금 분할조치로 살아남았는데, 솔직히 몇 개월 살려주는 거지. 요즘같은 건설 불황기에서 회생 가능성은 전혀 없지. 자기 회사 직원에게 미분양된 아파트를 강제로 분양계약서를 쓰게해서 은행융자금마저 회사로 빼돌렸는데도, 몇 천억짜리 PF사업장이 망해서 희망이 없다고 하네. 법원의 회생계획은 대형 건설업체를 살리자고 영세업체를 희생하는 것이지. 이러고도 과연 공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 무서운 정글이야.

B_올해 부도나서 법정관리 들어간 6개 대기업과 계약한 하도급업체 1198곳의 계약금액이 모두 33993억이라고 한다네.

 

청춘이니 당연히 참아라?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젊은이들에게 한동안 인기 있었다. 달콤한 위로의 말로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고, 머든 열심히만 하면 마치 미래는 당연히 좋아질 것이라고 속삭였지만, 최근 들어서는웃기고 있네라는 정서가 뒤늦게 널리 퍼지고 있다. 사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 청춘을 고통의 우물에서 빨리 건져줘야 하는데도 말이다. 너희들은 청춘이니까 당연히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설레발을 어디다 들이대는지 원

 

차기 대통령과 정부도 한가하게 청춘타령이나 하지 말아야 할텐데




글·사진 _ 홍태식 소장  ·  청산기술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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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lafe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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