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미노믹스 시대, 조경계 여성 리더들(2)

건설사: 김태연 부장, 박유정 차장
라펜트l강진솔 기자l기사입력2013-03-20

건설사

 

김태연 부장 | ()대우건설 조경팀

박유정 차장 | ()삼성물산 토목조경팀

 

입사해서 지금까지 어떤 일들을 주로 해 오셨습니까?

김태연_ 초기 1~2년은 전공업무가 없어서 건축 관련 일을 했고 그 후에는 조경설계와 시공 관련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입사 초기부터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부터 현장근무를 하고 5년 만에 본사에 복귀했습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조경공사관리를 했는데, 서울과 경기지역의 현장을 담당했습니다. 2012년에 팀장 보임을 받아 현재는 조경팀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박유정_ 대부분 건설사의 조경직이 그러하듯이 수주단계부터 시공까지 전체 단계의 업무를 두루 거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조경분야의 전반적인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수주를 위한 설계 관리에서부터 견적, 공사관리, 현장기술지원 등의 엔지니어링업무 그리고 현장에서 공무팀장을 하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하나 소개해 주세요.

김태연_ 첫째,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우건설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27년간 근속했는데 2011년도에 ‘25년 근속상을 받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둘째, 회사에서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위해 해외유학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데 1997년도에 제가 선발되어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기록할 만한 일이었는데 덕분에 편협한 시각을 교정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셋째, 대우건설에서는 조경을 전공한 선배님들이 팀장을 보임받기도 했지만, 순수 조경을 배경으로조경팀팀장이 된 것은 제가 처음이기에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넷째, 업무를 하다보면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업무에 대한 회의도 많이 느끼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자기학습의 방법으로 회사의 사내교육이나 외부의 교육기회를 찾아서 실행했습니다. 기술사 자격을 취득하거나 석사와 박사학위를 이행한 것에 대한 성취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박유정_ 사내적으로는 입사 때만 해도 조경이라는 분야가 단순히 수목을 식재하는 것으로만 이해되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지금은 단지계획, 설계 및 친환경과 관련한 업무를 하는 주요 공종으로 이해될 만큼 인식이 좋아졌는데, 그러한 인식 전환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탠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장에서 짧은 기간이지만 여성 첫 번째 현장대리인으로 근무한 것, 그리고 여러 가지의 대규모 또는 상징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공사를 마무리 한 것에 보람이 느끼고 있습니다.

 

김태연 부장(대우건설)

 

건설사는 특히 여성 간부 비율이 낮습니다. 남성 중심의 한국 건설사가 공통적으로 가진 시스템적 문제점으로 어떤 점을 들 수 있습니까?

김태연_ 현재 대우건설에 여직원 비율은 4.7%입니다. 그리고 간부급에 해당하는 부장 직급의 여직원은 4명입니다. 제 경우에는 1986년도에 ㈜대우 그룹 여자공채 1기로 입사했는데 회사에서 여직원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출산 및 육아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여성이라고 건설사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건 없습니다. 건설사 생리가 대학에서부터 여학생 비율이 적고, 그러한 사회구조적인 현상이 당사에 까지 연결되어 여직원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박유정_ 최근에는 입사하는 여성 기술직의 인원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육아 문제로 중도에 퇴사하여 여성 간부 비율이 낮은 것 같습니다. 이는 건설산업이 갖고 있는 지방, 해외 등 현장 중심의 업무영역에서 오는 문제라 하겠습니다. 주거지나 본사 주변의 서울 도심권을 벗어난 지방현장과 해외 근무 때 발생하는 육아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소수의 여성 기술직을 위한 근무환경 배려에 부담을 갖는 것이지요. 건설업의 특성상 이러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개인이나 회사 나아가 국가적 차원의 고민을 통하여 윈-윈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건설사라고 하면 남성적 분위기가 강한데, 어떨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까?

김태연_ 처음에는홍일점이라는 단어에 거부감과 함께 희소가치에서 오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자직원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큰 거부감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든 순간을 얘기하라면술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박유정_ 제가 입사했을 때만 해도 여성이 건설사에 있다는 것만으로 이상한 일로 생각되어졌지만 지금은 근무를 하는데 있어서 남성적 분위기는 특별히 없습니다. 다만 근무 이외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회식, 모임 등에 항상 참석이 어렵고, 상호간에 부담을 갖는 경우가 있어 사내에서 동료애, 선후배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면 어떤 때였습니까?

김태연_ 사람은 누구나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몰라줄 때나 나의 아이디어가 묻혀버릴 때가 가장 의기소침해 집니다. 이럴 때는 스스로에 대한 부정이 시작되면서 위기를 맞는 것 같습니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온다고 생각하며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유정_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도와줄 분을 찾지 못하였을 때이지요. 그리고 장기간 출장, 지방 근무 때 가족 특히 아이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회사생활에 대한 위기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의 행동은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기술직에 대한 문제로 보여질까봐 나 자신이 아닌 우리가 되도록 참고 버텼다고 할 수 있죠. 또한 회사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배려해 주었고, 가족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본인의 소신이나 좌우명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김태연_ 저희 회사는 직원이 소신껏 일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동기부여를 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1등 회사답게 회사분위기도 투명하고 기업문화도 자율적입니다. 내가 한만큼 회사가 인정 해주고 기회도 부여합니다. 좌우명은진인사대천명입니다.

 

박유정_ 이제 여성, 남성으로 구분하여 업무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러한 사회적 환경도 아닌 것 같습니다. 프로의식을 갖고 업무를 해야 하며, 좀 더 자세를 낮추는 겸손함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본인이 앞서가고자 하는 것 보다 주변에서 인정하여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좌우명은 따로 없고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자로서는 남보다 한 걸음 더 노력하고 성실하고자 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반걸음 물러서 주는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유정 차장(삼성물산)

 

리더들은 대개 한 두 가지 특기가 있는데 본인이 가진 비장의 무기는 무엇입니까?

김태연_ 저와 같은 기술직들은 기술력이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지식과 소양을 쌓으려고 학위나 기술자격을 취득하고자 노력을 합니다. 또한 리더라면 조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여 배려를 하고자 노력합니다. 관심을 갖고 대화를 많이 하도록 하며, 같은 눈높이와 시각을 가지려고 합니다.

 

박유정_ 성실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그리고 매년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자로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기술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이 후배 직원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본인이 지향하는 리더십을 소개해 주십시오.

김태연_ 리더십을 의식하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도 공부 중입니다. 리더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생각합니다. 각각 다른 악기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 수 있도록 조정해주는 조정자 역할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제가 조직원이었을 때를 돌이켜 생각하고, 내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박유정_ 솔직함과 직원들을 믿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러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또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중요하죠. 개인이 아닌 조직원으로서 발전하는 자신에 대한 보람과 조직원간의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잘 알고 있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며, 가장 신경쓰는 것은 무엇입니까?

김태연_ 여직원은 상대적으로 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섞이면서 여성적인 강점을 부각시키려고 고민을 많이 합니다. 여성이 갖는 장점인 섬세함과 친화력, 새로운 시각 등 회사가 원하는 것에 맞추어 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여성은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체력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그 외 직급이 올라갈수록 인적 네트워크나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을 만나려고 하고, 새로운 시각을 가지려고 합니다.

 

박유정_ 전문기술 습득을 위해 지속적인 학습을 하려고 노력하고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원 시절에는 상사의 기술적 지도를 다 메모하여 복습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회사에서 요구하는 리더로서의 교육, 독서를 꾸준히 하고자 합니다그리고 점점 리더, 관리자가 되면서 타성에 젖거나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여 안주하려는 마음이 제일 나 자신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하고 있습니다.

 

직장 중심에서 점차 가정 중심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는데, 직장과 가정을 어떻게 조화시키십니까?

김태연_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여성은 직장과 가정을 지키야 하기에 두 배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마인드 컨트롤을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쌓아두려고 하지 않고 풀려고 합니다. 점점 눈치만 늘어가는 것 같은데, 이 또한 사회화의 한 형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박유정_ 가정에 시간이 많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가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부지런하게 관심을 갖고 짧은 시간이라도 가족을 위한 헌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느 하나에 치중한다면 문제가 있겠죠.

 

음주 중심의 남성 위주 회식문화에는 어떻게 대처해 오셨습니까?

김태연_ 지금은 회식문화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술 권하는 사회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한 눈치껏 해야하고, 건강보조제를 많이 이용합니다. 다행인 것은 술은 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회식에는 가능한 참석을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박유정_ 음주 문화가 문제라기보다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여성에 대하여는 상대적으로 술 마신 후 행동에 대하여 너그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회식을 참석하고 본인이 컨트롤을 잘 할 수 있어야하며, 그게 자신 없을 때에는 자리를 빠져 나오거나 취하지 않도록 본인만의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네요.

 

우리 사회에서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해서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면 어떤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김태연_ 여성 스스로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회에서는 다른 성인 여성을 인정하고 여성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리더가 된 입장에서 보면 여성이나 남성이나 기회를 주면 다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사회적인 편견으로 기회를 아예 부여하지 않는 사회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유정_ 여성이기 때문에 보살펴 주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갖고 있는 개개인의 장점 즉 잘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하여 배려하고 키워 주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 신입사원들에게 어떤 말씀을 가장 해주고 싶습니까?

김태연_ 제 경험으로는 하는 만큼 얻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계획을 세우고 한 걸음씩 옮겨보라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불가능은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습니다. 꿈을 갖고 꾸준히 하다보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유정_ 얻고자 욕심을 부리기 전에 본인이 최선을 다하였는지 돌아보고, 내가 아닌 조직을 위하여 일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기를 바라며, 기술자로서 나태하지 않는 노력하는 자세, 겸손한 기술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_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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