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조경, ‘정원’ 키워드 불러낼 시점

(사)한국전통조경학회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
라펜트l이형주 기자l기사입력2013-03-24

지난 3 22일 강남 예인스페이스 세미나실에서 ()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 홍광표)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홍광표 회장(동국대 교수)은 개회사에서건설경기의 악화로 조경 자체가 위축되어 있다. 특히 전통조경이라는 것은 한정된 분야를 다룬다는 오해로 인해 다른 학문분야보다 침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통조경학회가 실천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통조경학회가 앞으로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할지 논의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홍광표 회장

 

세미나는 주제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주제발표에는시류에 대응한 학회명칭변경을 주제로 이유직 교수(부산대), ‘타 학회와의 교류 및 협력방안을 주제로 김현 교수(단국대)가 나섰으며, 허준 교수가한국전통조경학회 발전 방안을 주제로 학회 내·외부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학회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구체적인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주제발표에서 이유직 교수(부산대)전통조경학회가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학회지에서 다루는 학문적 범위를 지적하며, “실제적인 전통조경이 다루던 영역이 생활사, 지역사인데, 이 수준의 논의 부재로 현대와 전통의 단절을 불러왔다.”고 자성했다. 인접 학문에서 축적된 것을 전통조경학회가 수용하지 못함으로 인해 동시대 조경의 실천과의 관계가 끊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 학문후속세대 육성을 위한 교육 및 연구 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조경사를 깊이 연구해서 나아갈 수 있는 진로가 한정적이고, 조경사가 기사 전략과목 이상으로 다루기 어려운 학문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한국 조경의 과거, 현재, 미래를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조경의 역사를 Garden Landscape라는 두 개의 단어로 압축했다. “Landscape에 대한 성찰은 조경학회를 통해 많이 이루어졌다. 조경학회가 그동안 이어오던 학문적인 정체성을 찾으면서 Landscape에 대한 제고가 이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전통조경학회에서 조경의 또 하나의 키워드인 Garden을 쓰지 않게 되면서 손을 놓아버린 양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Garden은 조경학 연구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이론과 실천 그리고 역사, 비평 영역을 다 이어주는 코어와 같은 단어라고 정의했다. “Garden이라는 키워드는 Landscape와 또 다른 국면을 가지고 있다. 그 부분이 전체 조경학 속에서 전통조경학회가 담당해야 될 외연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면서 정원이라는 의미가 가지는 여러 가지 함의를 생각한다면 정원이라는 키워드를 불러낼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유직 교수

 

김현 교수(단국대)는 학회발전방안으로교류를 핵심과제로 삼았다. “전통조경학회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여, 이를 기반으로 한 계획, 설계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강의법 개발, 전공자의 진로영역 확대를 위한 문화재, 문화유산 그 자체와 함께 문화관광자원개발계획 수행, 조경기사시험 문제유형과 난이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관광, 실내조경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민간단체, 지역주민과의 협력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준 교수(우석대)는 전통조경학회의 내부적인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현재 소속부서의 지원 미흡과 문화재청 명칭이 내포하는 상징성 때문에 학회의 소속부서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발전방안 수립 및 시류변화에 대응할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학회지의 SCI 등재 추진 및 학회 인식제고와 예산확보를 위한 사업추진 계획도 밝혔다.   

 

이후 신상섭 교수(우석대)를 좌장으로, 안승홍 교수(한경대), 이경찬 교수(원광대), 이창환 교수(상지영서대)가 토론회를 진행했다. 당초 조태동 교수(강릉원주대)도 토론에 참석하기로 하였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토론에서 이경찬 교수(원광대)학회가 점차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회의 본질은 학문의 연구, 공부이다. 돈이 되지 않는 학회에는 가입을 하지 않는 학자들도 있는데 이를 조심해야 하고, 우리가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기초연구를 많이 하고 제공해야 한다.”면서 학회라는 곳의 본질적인 의미를 되새기고,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언급된학회명칭과 관련하여 학회 발전과의 연계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는데, 행사에 참관한 강철기 교수(경상)학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지는데, 어떤 한 세미나가 그 학회의 모든 활동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노력들 중에 하나라는 생각을 전했다.

 



 




 

글·사진 _ 이형주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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