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기침에 좋은 모과나무

조경수 이야기_3회
라펜트l이선아 박사l기사입력2013-03-27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못생긴 사람의 얼굴을모과같다고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이 말들은 제멋대로 울퉁불퉁하게 생긴 모과의 모양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그래서 모과는 못생긴 과일의 대명사로 통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과의 울퉁불퉁한 생김새에 비해, 향기와 빛깔이 좋기때문에 사람들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실내나 차 안에 모과를 두고 그윽한 향을 즐기기도 한다.

 


 

분포

모과는 나무에 달리는 참외 비슷한 열매라 하여 목과(木瓜) 또는 목과(木果)라 쓰기도 한다. 모과나무(Chaenomeles sinensis Koehne)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으로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의 인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토심이 깊고 배수가 양호하며 비옥한 곳에서 잘 자란다. 전에는 충청남도 공주 지방의 모과가 좋다는 말이 있었으나 지금은 경상북도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식생 및 특성

모과나무의 잎은 서로 어긋나 있으며, 길쭉한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는 뾰족뾰족한 잔 톱니가 있다. 탁엽도 있으나 일찍 떨어진다. 5월에 엷은 홍색으로 개화하는 꽃은 지름이 2.5~3㎝이다.

 

그리고 모과나무는 황록색과 갈색의 얼룩무늬 줄기가 관상가치가 높고, 가을에 황색으로 익는 열매는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향기와 모습이 동양정원에 어울린다. 양지바르고 배수가 좋은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며, 건조한 토양에서는 생육이 부진하다. 전정은 11~3월에 가지솎음 정도이고, 비료는 12~2월에 유기질 비료를 준다. 이식적기는 3~4월과 10~11월이다. 정원의 경관수, 유실수, 과실주, 약재로 이용된다. 우려되는 병충해로는 녹병과 적성병, 진딧물 등이 생길 수 있다.

 


 

이용

분홍색을 띠는 꽃은 마치 수줍은 소녀의 볼과 같다하고, 나무 또한 결이 붉은색으로 곱고 단단하면서도 가공이 쉽고 광택이 있어 칼자루와 칼집을 만드는 목공예품이나 장롱, 화류장 등과 같은 고급 가구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유명한 흥부전에서 제비가 물어다준 박으로 부자가 된 흥부의 세간살이 중에 놀부가 탐을 내어 지고 가는 화초장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모과나무의 목재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열매는 가을에 맺고 서리가 내리면 노랗게 익고 울퉁불퉁해진다.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더 많이 이용하며, 기침에 효과가 있어 한방에서는 약으로도 쓰인다. 석세포가 많아 생으로 먹기에는 적당치 않아 가을에 열매를 채취하여 둥글게 썰어서 설탕을 넣은 소주에 담가 모과주를 만들거나 설탕, 생강과 함께 끓여 즙을 굳혀 과자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바구니에 담아둔 모과 열매는 천연 방향제의 구실도 한다. 모과 껍질을 만져 보면 끈끈한데 이것이 바로 향미 성분인 정유분이다. 그래서 모과차나 모과주로 이용할 때에는 잘씻어서 껍질째 써야 한다.

 

모과는 사람을 네 번 놀라게 한다고 한다. 첫째는 못생긴 외형에 놀라고, 둘째는 못생긴 모습에 비해 그윽한 향기에 놀라며, 셋째로 향기가 좋고 노랗게 잘 익은 모과가 떫은맛을 가진 것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맛이 고약한 모과가 오히려 한약재로 유용하게 사용됨에 놀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모과나무는 노인이 심는 나무이며 젊은이들은 심지 않는데, 만일 이를 지키지 않으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여기 붉은색의 꽃과 노란색의 열매를 맺는 모과나무를 통해 님에 대한 그리움을 이입시킨 다음의 시를 보며, 모과나무가 내뿜는 정취를 한껏 느껴보기를 바란다.

 


 

모과나무에 꽃이 필 때
- 홍수희

 

그리운 이여,
거기 부디 잘 있기를
모과나무에 붉은 꽃 피고

 

다시 그 붉은 꽃
노란 모과로 열리기까지

 

우선은 그때까지
눈 시린 모과 향기
너의 눈물에 절여 놓으면

 

애달프던 시절은
유리병 속에 가둬 놓으리

 

만나지 못하는 마음도
피치 못할 사연도
어찌 우리뿐이겠는가

 

만일 그때에
우리 만나지 못한다 해도

 

다시 또 그 자리에
노란 모과가 열리기까지

 

그리운 이여,
거기 부디 잘 있기를
있어주기만 하기를

연재필자 _ 이선아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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