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매화, 남산 와룡매를 아시나요?”
일본이 한국침략에 대한 참회로 후계목 반환, 400여년 만에 환국
서울시 남산의 벚꽃이 지난 주 절정을 이뤄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이어, 중앙분수대 옆 매화가 24일경 만개할 예정이다.
이 매화는 「용이 누워서 기어가는 것처럼 가지가 뻗어 나간다」하여,‘와룡매’라 이름 붙여졌다.
와룡매는 임진왜란 당시 창덕궁에 자라고 있던 나무를 일본으로 가져간 모목의 후계목이며, 일본이 한국침략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아 400여 년 만에 반환한 매화나무이다.
1999년부터, 분수대 좌측에는 홍매, 우측에는 백매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
와룡홍매는 높이 8m, 수관폭 8m, 근원직경 26cm이며, 와룡백매는 높이 6m, 수관폭 6m, 근원직경 22cm이다.
일본 미야기현(宮城縣) 마츠시마(松島) 즈이간지(瑞巖寺) 경내의 와룡매(臥龍梅)
와룡매의 반환과정
와룡매의 모목은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히데요시의 명령에 따라 조선으로 출병한 다테마사무네에 의해 1593년 일본으로 반출됐다. 이후, 1609년 다테가(家)의 보리사(菩提寺)인 마츠시마(松島)의 즈이간지(瑞巖寺)가 중건되면서, 본당 앞 양 옆에 홍백으로 식수됐다. 이곳에서 400여 년간 화려한 꽃을 피우며, 사찰의 유명한 나무가 되었다.
그러던 중, 이 사찰의 129대 주지로 부임한 히라노소죠(平野宗淨)스님이‘안중근의사숭모회’에 후계목 반환을 제의했다. 일본침략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피해를 준 것에 대한 참회 때문이다.
이에, 와룡매는 양국 외교통상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1999년 3월 26일 안중근의사 순국 89주기를 맞아 400여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환국식과 더불어 남산공원에 홍매화 1그루, 백매화 1그루가 식수됐다.
배호영 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역사 속의 설움과 한을 간직한 와룡매가 한일 양국의 우호와 평화를 증진시키는 상징목이 되길 기대”하며, “가족과 함께 남산공원을 찾은 상춘객들이 와룡매의 진한 향기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 글 _ 박소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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