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숭인, 뉴타운 지구 첫 해제
전면철거 패러다임 지고, 주민결정권 강화2007년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던 종로구 창신동 일대(84만6,100㎡) 창신·숭인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가 주민 요청으로 뉴타운 지구 해제 절차를 밟는다.
그동안 일반정비사업에서 구역별로 개별 해제 절차를 밟은 사례는 있었지만, 35개 뉴타운 중 뉴타운 지구 전체가 해제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타운이 해제되면 지구 지정 전 단계로 환원 된다.
창신7,8구역과 숭인2구역 일부는 동대문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창신1~6구역은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각각 환원되고, 창신9~12구역과 숭인1구역은 종전 별도의 계획이 없던 일반지역으로 환원 된다.
서울시는 2012년 1월 뉴타운 재개발 수습방안 발표 이후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의 총 14개 촉진구역 중 7개 구역(창신7~10구역, 창신12구역, 숭인1~2구역)이 토지소유자의 30% 이상 동의로 지난 4월 서울시에 구역 해제를 신청함에 따라 검토 끝에 뉴타운 지구 해제 절차를 밟게 됐다고 13일(목) 밝혔다.
지난해 2월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구역의 경우 토지소유자의 30% 이상이 동의하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할 수 있어서 그 절차를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창신·숭인 지구의 현안문제와 주민갈등을 해소하고자 갈등조정관을 2012년 2월부터 6개월에 걸쳐 파견, 27회 현장방문을 통해 찬·반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갈등요인을 분석해 왔다.
또 2012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추진위가 없어 1차 실태조사 구역으로 지정된 창신7~10구역, 창신12구역, 숭인1~2구역 등 7개 구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 주민들이 사업추진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왔다.
서울시는 지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구역이 동시에 해제를 요청함에 따라, 뉴타운 지구 지정 최소 면적 요건 미달과 기반시설 등 광역적 계획을 근간으로 추진하는 뉴타운 지구 사업 추진이 사실상 의미를 상실해 뉴타운 지구 해제 절차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는 2007년 4월 30일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다. 14개 촉진구역이 지정됐지만 이 중 1개소만 추진위가 구성되고, 나머지 13개소는 사업주체가 구성되지 않아 사업도 사실상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침체와 뉴타운 기대심리 하락으로 뉴타운 해제가 예측되었던 지역이었다.
특히 이 지역은 봉제업체가 밀집된 동대문 의류상권의 배후 생산기능을 담당하는 곳으로, 뉴타운 추진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개발이후 영세 소유자 및 세입자에 대한 재정착이 어렵다는 이유로 추진을 반대해왔다.
앞으로 이 지역은 주민공람 등 관련기관 협의,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 지구지정 해제 고시, 이후 대안사업 선택을 위한 주민 홍보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뉴타운 지구가 해제되면, 건축허가 제한이 없어진다.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게 돼 주택 개량·신축 등 개별적인 건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또, 해제 구역의 주민이 원하면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안정비사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주민이 할 수 없는 기반시설 및 공동이용시설 등 필요한 시설은 시가 지원한다.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리모델링활성화 사업 등 지역특성을 고려한 대안사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며, 공공은 주민이 원하는 대안사업과 연계해 기반시설, 공동이용시설, 범죄예방시설 및 공동체 활성화 지원 등 통합적 재생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뉴타운 지구 해제에 따라 앞으로 창신동 일대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해 봉제업체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산업인 봉제업체 활성을 위해 동대문 패션상권 및 재래시장과 연계한 특화된 산업관광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봉제박물관과 특화거리 조성, 동대문 및 서울 성곽길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역사·산업·문화가 결합된 관광명소로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실시하는 봉제 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창신동지역 봉제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술 및 정보 공유, 봉제 산업 지원정책 강화로 봉제 산업 또한 활성화 해나갈 계획이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는 그동안 오랫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주민들이 지구 해제라는 결과를 얻어 낸, 최초의 뉴타운 사례”라고 말했다.
- 글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
다른기사 보기
ch_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