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드가든에 내린 아름다운 ‘사랑비’

‘Ready Action!’ in the Garden
라펜트l노회은l기사입력2013-07-02

수목원을 조성하는 현장에서 훗날 완성된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1997년에 개봉했던 영화 <편지>를 보고 수목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마음먹은 이후로 수목원 조성현장에서 근무하던 시절 작은 바람이 있었다. 아침고요수목원이나 국립수목원처럼 우리 수목원에서도 멋진 작품을 촬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간적인 배경도 수목원이고 주인공도 수목원에서 일하는 (아름다운)가드너기적같은 바람이 현실이 되었다.

 

에피소드 5. 제이드가든에 내린 아름다운사랑비

 

2012년 초봄 수목원으로 드라마 촬영 제안이 들어왔다. 한류열풍의 시작이었던겨울연가의 윤석호 감독이 수목원을 찾았다.

 

수목원을 둘러보며 기획 중인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여주인공의 직업이 유기농조리사에서 수목원에서 일하는가드너로 바뀔 예정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땐 귀를 의심했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가드너라는 말을 들은 것도 놀라웠지만 가드너가 주인공? 그리고 주요배경도 수목원?

 

이미 우리 수목원을 찾기 전 곤지암수목원과 많은 협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협찬과 제작지원을 받아야 제작에 나설 수 있는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현실을 볼 때 협찬규모에 따라 극중 스토리 곳곳에 협찬사가 반영되는 것은 이제 익숙하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현실 속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때문에 서브 촬영 장소로 우리 수목원을 찾았다. 곤지암수목원이 속해있는 곤지암리조트가 극중 이야기에 적극 반영되는 것은 이미 확정이 되었고 수목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목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찾은 시기가 아직 겨울의 기운이 남아있는 3월이라 감독과 스텝들에게 제이드가든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어필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수목원을 소개하며 정원보다는가드너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가드너로서 수목원 조성현장부터 꿈꿔왔던 이야기까지….

 

감독이 다녀간 후 스텝으로부터 다음날 드라마를 찍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기대감과 이곳에서 들은가드너의 이야기 때문이었다고.

 

 
<드라마사랑비’(2012) 윤아, 장근석, 정진영, 이미숙>

 


2012년에는 복고 열풍이 불었다. 7080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작품이 제작되었고 <사랑비> 또한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극중에서 여주인공은 일본 농과대학에서 가드닝을 전공했다고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의 흥행으로 주인공의 직업이 관심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플로리스트나 바리스타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이 드라마를 통해가드너라는 직업이 관심을 끌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가드너로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아이돌이 가드너라니….

 

전지작업을 하는 아이돌의 모습

 

정원의 흙냄새를 맡으며 토양성분을 예측해 보는 모습

 

정원 구상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대중매체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최근 가드닝 전문잡지도 많이 생기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도시가드너, 마스터가드너 과정들이 아직은 생소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 가드닝과 가드너가 주목 받는 시기이다.

 

결과적으로 안타깝게 <사랑비>는 드라마의 힘으로 이러한 분위기에 크게 일조하지는 못했다. 국내 시청률도 저조했다. 그래도 같은 분야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한류스타의 모습에 심취한 한류팬들에게는 강하게 어필했다.

 

드라마 곳곳에 녹아 든 수목원의 아름다운 모습과 정원만큼 아름다운 가드너의 모습, 수목원에서 수목원의 모습을 촬영할 때의 이야기는 많은 가드너들에게 다시 한번 들려 주고 싶은 소재이다.

 


 

 

플러스가든(www.Plusgarden.com)

플러스가든은 국내 최초의 가드너의 커뮤니티입니다.

국내외 수목원에서 일하고 있는 가드너들의 커뮤니티이자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국내외에서 촬영된 다양한 식물들의 사진자료들을 정확한 학명과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드너들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함께 공유하며 식물을 사랑하고 정원을 사랑하는 분들이 언제든지 오셔서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인터넷상의 정원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홈페이지 주소 : www.plusgarden.com

페이스북 주소 : http://www.facebook.com/plusgarden

연재필자 _ 노회은  ·  제이드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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