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안 구즈 “용산공원, 느리게 경청하며”

2013 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 렉처시리즈
라펜트l박소현 기자l기사입력2013-07-05

 

용산공원, 시민과 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작업이 반영되어야 진정한 공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대표 조경가, West8의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4일 삼성생명 컨퍼런스홀에서 ‘2013 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 렉처시리즈의 특강을 펼쳤다.

 

이번 강연은도시조경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그 동안 아드리안 구즈 팀이 작업한 사례들과 용산공원에 대한 작품 소개로 진행됐다. 한편, 용산공원 국제설계공모에서 당선된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 -The Future Park)’은 구즈가 대표로 있는 도시조경 전문회사 West8의 컨소시엄이 제안한 작품이다.

 

그는 현재 큰 기쁨을 가지고 용산공원 작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조성은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화해와 회복을 위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주변지역뿐 아니라 한강 등 도시맥락을 연결해야 하며, 역사와 미래를 모두 간직한 곳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서울은 복잡·혼란한 도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원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부적으로 포커스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공원이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강연 내내 엿보였다.

 

구즈는 시민과 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작업이 반영되어야 진정한 공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행정적인 규제와 승인을 모두 거쳐 용산공원이 개방된다면, 시민들을 위한 훌륭한 문화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용산공원_ 시민 요구사항 경청해야

아드리안 구즈는 용산공원의 설계 방향성과 작업 과제들, 설계한 공간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먼저 그는 시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대화하고 여러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며, 핵심적인 모티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길 원했다. 공원에 대한 정체성이 처음부터 적립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정체성을 용산공원에 담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이 과거세대와는 다르게 새롭게 만들어내는 문화에 대해 주목했다. 그 특징은 역동적이라는 것이다. , 한국의 역사나 식문화, 한국적인 경관과 생태축 등을 꼽았다. 이러한 문화적인 특징들을 잘 잡아내, 공원에서 재해석하여 표현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즈는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한국적인 공간의 예로 마당을 들 수 있다. 향후에는 대상지 내에 현존하는 건물 중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것들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비워두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미래에 필요한 공원의 형태을 남겨두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건물터는 마당의 개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집회장소 등 사회적 교류·활동공간이 충족된다는 것이다. 이 점은 더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을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 밖에, 구즈는 공원의 야경도 생각해보자. 야간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위주로, 밤에도 공원 일부를 개방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를 민자사업으로 한다면, 투자를 하려는 민간기업들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공공원과 민간투자 사이는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과제들에 대해서는 지형복원, 지하수 오염문제와 지속가능한 수자원 체계 도입, 생태계 복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드리안 구즈의 프로젝트 에피소드

구즈는 그 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그 중,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르타(Puerto Vallarta)의 수변공원에 대해 설명하며, 조경인의 역할에 대해 시사했다. “현지의 상황과 여건을 잘 고려하면서도, 그 위에 환상을 첨가해야 한다

 

이 지역은 리조트타운으로, 12월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겨울휴가를 보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곳이다. 구즈가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될 당시에는 해안 쪽 대로가 설치되던 중이었는데, 도면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진행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발주처는 12월 전에, 2개월 안에 완공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2주 만에 대상지를 분석하고, 현지에서 가용한 인력 수준 등을 파악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현지의 예술가에게 디자인에 적용할만한 바다와 땅에 대한 디자인을 부탁한 것이다. 그가 그려준 작품의 캐릭터들을 설계 디자인에 도입해, 착공에 들어갔다. 재료와 인력 또한 현지에서 직접 조달됐다.

 

구즈는 자신들의 컨셉과 재료 등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전했다. , 대상지의 특징을 고려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정서에 맞는 디자인이 새롭게 도입된 것이 성공적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출처_ West8)

 


 

글·사진 _ 박소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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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lafe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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