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의 정원, ‘법 따로, 용어 따로’

산림청 ‘마을공동체 정원 조성방향 세미나’
라펜트l이형주 기자l기사입력2013-07-31

 

지난 30, 산림청과 귀농귀촌진흥회가 주최하고, 국립수목원과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 주관한성공적 귀농귀촌 정착을 위한마을공동체 정원 조성방향’” 세미나가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정원사업을 추진하는 산림청의 정책방향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정원사업을 추진하며, 산림청은아름다운 정원을 통한 국민행복과 녹색문화 향상이란 비전과선진국 수준의 정원인프라 구축 및 정원문화 정착이란 목표도 세워둔 상태다. 이를 위해 ‘△정원문화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생활 속의 정원문화확산, △정원소재산업(조경산업) 활성화, △지원체계 구축이란 4가지 전략과 더불어 17가지 추진과제도 준비해 두었다.

 

최병암 과장(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수목원법)’에 정원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최근 산림청에서 발표한 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5차 산림기본계획을 바꾼 것, 다른 하나는 산림복지종합계획이다우리나라 산림을 활용하기 위한 정책으로 바꾸는 것이 이들 계획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산림자원을 키우는 것에서 이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최과장은 정원정책이 여기에 핵심이 되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현재 정원을 구체적으로 다룬 법이 없고, 정원업무에 대한 전담부처도 없다.”면서귀농귀촌 증가와 정원소재산업의 부가가치가 증가로 정원산업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사업추진배경을 말했다.

 

이어서 최 과장은 정원의 정의는 학술적 개념이 아닌 법률적 개념으로 설정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산림청에서 정의하고 있는 정원은 식물자원을 이용하여 생활환경개선, 교육·정서함양, 식물자원보존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조성·관리하는 공간으로서 식물원·수목원이 아닌 것이다.

 

최병암 과장(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앞으로 산림청은 법적 근거를 만들면서, 유형별 모델정원 개발과 가드닝 전문인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정원의 규모(보유종, 전문인력, 크기)에 따라 국가급·지방급으로 나누어 지정하는 것도 도입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 밖에 커뮤니티별 정원기금 제도 마련, 커뮤니티 정원 운영에 대한 모니터링 및 평가 제도, 개인정원 등록제도, 공익적 기여 평가제도, 정원관리사 제도(국가자격증 등), 정원문화 연구회 설립 지원, 정원가꾸기 운동,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 정원투어 프로그램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병암 과장의 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참여한 조홍섭 국장(한겨레신문)정원의 정의를 보면  식물원·수목원이 아닌 것이라는 부정적인 개념으로 하고 있는데, 정의와 개념이라는 것은 긍정적 개념이 되어야 한다.”면서,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다 확실한 개념정립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산림청, 6개월만에 정원정의 법으로 바꿔, 실제 통용되는 용어와도 괴리

강철기 교수(경상대)  지난해 철회된수목원법 개정안에서는 정원을 수목원의 범주로 넣더니, 불과 6개월만에 같은 법에서‘식물원과 수목원이 아닌 것으로 정원의 정의를 180도 바꾸었다.”고 플로어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무엇보다 용어라는 것은 일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보편타당해야 하는 것인데 산림청에서 제시한 정의는 법 따로, 용어 따로 가고 있다며, 산림청의 정원 법 추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정원의 정의가식물원과 수목원이 아닌 것인데, 국립수목원에서 정원 세미나를 주최했다는 점도 이상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강철기 교수는공원은 공공의 정원이며, 정원은 개인의 것이라며, 정원의 용어적 개념을 강조했다. 과거 집권층의 사유재산인 정원이 민주화를 거치며, 모두(공공)의 정원인 공원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공원이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단순히 조성주체에 따라 공원이 다양한 접두어로 정원이름을 달게 된다면, 개념상의 충돌과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공원은 공공기관이 만드는 정원이 아니라 모두(공공)의 정원이기 때문이다. 

 


 

주제발표 및 종합토론

세미나는 5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종합토론는 이종석 명예교수(서울여대)가 좌장을 맡았다.

 

첫 발제자로 나선 진혜영 박사(국립수목원)한국 전통정원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하여, 한국 전통공간의 마당이라는 개념이 근대로 넘어오며 정원으로 변화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적 재해석을 통한 한국정원 표준모델 개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다음 발제자인 이강오 사무처장(서울그린트러스트)은 시애틀의 도시농업 사례를 예로 들며, 지역공동체 이익을 지키기 위해 조성된 커뮤니티 가든이 공원으로 발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귀농귀촌현상은 오히려 농촌의 공동체를 붕괴시킨 것이 아닌지 우려도 나타냈다. 반면 농촌에서 사라진 농업의 희망을 서울에서 발견했다는 한 시민의 말을 전하며, 공동체가 지켜지는 마을, 숙련된 정보를 가진 귀농귀촌인 등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가든이 확산되고 공동체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신은실 대표(시가든)도 숙련된 정보와 도시적 시각을 가진 귀농귀촌인을 통해 커뮤니티 가든이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귀농귀촌인의 인식의 변화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어 정원의 주체별·테마별 유형과 특성을 소개했다.   

 

오경아 대표(오가든스)는 도시형 마을정원과 시골형 마을정원을 구분해 디자인과 사후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종합토론은 조경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를 좌장으로 김용식 교수(영남대,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장), 조홍섭 국장(한겨레신문), 이강오 사무처장(서울그린트러스트), 이석창 대표(자연제주), 신은실 대표(시가든), 오경아 대표(오가든스), 정문영 부원장(천리포수목원), 최병암 과장(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성공적 귀농귀촌 정착을 위한마을공동체 정원 조성방향’”이라는 세미나 주제에 대한 추가발언 및 플로어의 질문에 대한 답변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글·사진 _ 이형주 기자  ·  환경과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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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m@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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