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원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식은 미비하다. 지난 4월 홍광표 회장((사)한국전통조경학회)은 라펜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정원은 미국에만 200여 곳이 만들어졌지만, 해외에 조성된 한국정원은 전체 10여 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었다. 이들 공간은 장소적 접근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일부 정원은 구성요소와 사용재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열악한 실정이다. 한국정원에 대한 부족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한 가운데, 최근 해외의 언론에서 한국의 정원을 새롭게 조명하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처_www.telegraph.co.uk

정원 전문기자인 팀 리차드슨이 ‘한국 정원: 아직 깨지 않은 잠자는 거인(Korean gardens: a sleeping giant of the East awakes)’이란 제목의 글을 8월 29일자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 게재했다.

팀 리차드슨은 “서양의 학자들은 한국 정원과 조경의 역사에 대해 언급해 오지 않았지만, 그들은 일본과 중국 못지않은 화려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첫머리에서 밝혔다.

한국 정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서양에서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전통 정원과 산악 경관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경제번영과 더불어 우리의 인식을 새로 각인시킬 것”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지난 5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개최에 맞추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그는 한국의 식재형태와 조선왕릉,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한 생각을 기술했다.

팀 리차드슨 기자가 처음 주목한 것은 ‘자투리땅까지 정원으로 조성된 한국의 거리’였다. 그는 건물의 입구에 가지런히 가지치기된 조경수, 도로 중앙분리대에 식재된 미선나무, 그리고 울타리를 세우지 않은 경계를 예로 들었다. 이를 통해 그는 ‘자투리 공간이라도 정원으로 만들려는 한국 사람들의 특별한 능력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한국의 걷기, 산행문화에 대한 생각도 함께 서술했다. “휴일 도시공원과 국립공원은 많은 사람들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라며, 이렇게 적극적으로 자연을 대하는 한국사람의 본성을 전통(풍수, 샤머니즘)에서 찾았다. 정원양식 역시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 하는 전통사상이 배경이 되고 있다고 했다. 중국과 일본 정원과의 대별되는 점도 바로 경관 속에서 체험하는 감흥이라는 것이다.

팀 리차드슨 기자는 전통정원의 양식을 찾아 볼 수 있는 곳으로 창덕궁 후원, 조선왕릉, 경주 등을 자세히 소개하였다.

그는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순천호수정원을 조성한 ‘찰스 젱스’와의 대화를 인용해 한국인의 기질에 대해 “다른 민족이 갖지 않은 경관에 대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마음 속으로 우주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민족이라는 젱스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팀 리차드슨 기자는 비록 짧은 한국에서의 일정이었지만, 앞으로 한국 정원에 심도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다시 찾아 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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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elegraph.co.uk/gardening/gardenstovisit/10271978/Korean-gardens-a-sleeping-giant-of-the-East-awake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