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사이 반토막… 돌파구 마련하자”

[인터뷰]안세헌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회장
라펜트l나창호 기자, 이형주l기사입력2013-10-23

지난 9 16일 조경설계사무소 대표들 모임인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가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출범했다. 초대회장은 투표를 통해 안세헌 대표(㈜가원조경설계사무소)가 선출됐다. 협의회에는 약 90여개 조경설계사무소 대표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세헌 초대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조경설계사무소가 2년 전 절반 규모로 축소됐다. 최저점을 찍자 거의 모든 회사가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이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고질적인 설계대가와 현상설계 문제, 그리고 나아가 해외시장 개척까지…. 뚜렷한 성격을 가진 단위 그룹의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며 한국의 조경설계사무소가 겪는 어려움과 협의회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가 지적한 비현실적 조경설계 단가, 해외시장 진출은 비단 어제오늘의 과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관성화된 불합리를 개선시키기 위해 설계사무소 대표가 자발적으로 뭉쳤다는 점, 돌파구 찾기를 본격화 했다는 점에서 협의회 창립에 거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안세헌 초대회장에게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의 창립배경과 활동방향, 그리고 조경설계업에 봉착한 어려움을 물었다.

 



회장에 선출되었는데 소감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모임에는 출중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도 많지만, 젊으니까,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화합을 하라는 뜻에서 책임을 맡기셨다고 생각하며 부단히 노력하겠다.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사실 10년 전부터 설계사무소 대표들 모임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다. 허심탄회하게 조경분야 현안과 발전방향을 이야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다 올해 7월초 네이버의 BAND(밴드)를 접했고, 소통의 수단으로서 부담스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응이 좋아 100개가 넘는 설계사 대표들이 모임에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주로 최근 현상설계 이슈와 고질적인 설계대가의 문제점을 주제로 하였는데, 상당수 의견이 합치되는 것을 경험했다. 무엇보다 힘을 모아서 돌파구를 찾자는 간절함이 우리 사이에 배어 있었다. 그래서 오프라인 모임으로 공식화하자는데 중지를 모으면서 협의회를 발족하게 됐다.

 

조경설계사무소 현실은?

불합리한 조경 설계대가부터 생각해보자. 현재 민간공사 조경설계비는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10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다. 공공부문은 발주처별 편차가 크다. 어느 발주처 조경설계에서는 정상적인 요율의 1/3 수준도 받을 수가 없다.

하지만 설계사무소 대표는 경영과 운영상 어려움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가에 대한 문제는 조경설계사무소의 운영에 관계된 것뿐만 아니라 설계의 질적 수준과도 연동된다. 과정이 꽃이되는 현상설계 심사의 공정성도 짚어보아야 할 문제다.

지난 2년간 극도로 어려움을 겪던 대부분의 조경설계사무소가 절반 수준으로 구조조정을 마친 상태로, 문제가 심각하다.

 

물순환, CPTED 등 지침의 요구항목은 늘고 있는데

조경설계사무소라면 범죄예방과 물순환 등 계획의 방향성에 맞춘 아이템을 당연히 소화해 내야 할 것이다. 절차가 복잡해졌고, 단계가 많아진 것인데 사회가 건강하다보니 거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문제는 시간이다. 설계용역에서 기간이란 베이스는 특히 중요하다. 한번은 현상설계임에도 불구하고 당선사가 5~6년 동안 발주처에 불려다니는 모습도 보았다.

 


 

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는지?

조경설계도 건축처럼 설계대가의 현실화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자료를 모으고 합리적인 대가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단일 창구가 요구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필요하다. 영세한 설계사무소 하나의 힘으로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손을 잡고 한국조경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포화상태를 앉아서 당할 수 없다.

 

무엇보다 조경설계 분야가 발전하려면, 경영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서로가 도움을 받고 도움이 되는 창구가 필요하다.

조경설계업협의회가 움직이는 큰 방향성이 여기에 있다.  

 

조합형태로 갈지, 사단법인화 할 지, 향후 단체의 법적인 지위가 논의될 예정이다. 조경분야 주요 단체장들도 색깔이 분명한 소규모 단위의 서브 커뮤니티 활성화에 긍정적이었다. 조경단체와의 MOU도 체결하였고, 이를 통해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조경인들에게 한마디

평상시 말()은 물에서 헤엄을 잘친다. 그러나 홍수가 나면, 말은 헤엄치다 죽는다. 자신을 과신해 물살을 거슬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엄을 치지못하는 소()는 동동 떠다니다, 강가 기슭에 떠내려가 살게된다. 이를 우생마사(牛生馬死)라고 한다.

 

몸부림친다고 흐름을 바꾸거나 모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거대한 흐름에 순응하며 기회를 엿보아야 한다. 정신적으로, 또 물질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들 잘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서로가 의지되는 이런 모임이 그래서 의미가 있지않나 생각한다.

 

어려울수록 서로에게 상처를 내기 쉽다. 그래서 친목과 단합이 어떤 시기보다 굉장히 중요하다. 작은 단위 모임을 통해 마음을 나누며, 좋은 시기를 기대해 보자. 파이팅!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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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_ 이형주  ·  환경과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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