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하이라인 친구들’ 움직임 모락모락

‘날아랏! 서울역 고가!’ 등 자발적 시민그룹 꾸려져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4-07-27

서울역고가 하이라인파크 조감도

서울역 고가를 ‘하이라인 파크’로 만들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에 따라 서울역 고가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역 고가공원에 대한 논의를 위해 SNS를 통해 ‘날아랏! 서울역 고가!’라는 이름의 시민연대가 싹 틔웠다. 페이스북에서 공무원, 조경가, 예술가,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SNS나 실제 모임을 통해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조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통칭 ‘하이라인파크’가 시민 주도형 공원 조성사업으로 조성돼야 하며, 그렇기 위해선 행정주도에 견줄만한 시민 권력이 형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모 기업의 성벽에 가두어진 구 서울역사를 구해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망가진 서울성곽을 구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오랜 기간 힘들어한 만리동 일대를 구해야 한다.”

정영선 대표(조경설계 서안)는 내년 철거예정인 서울역 고가도로에 선형공원을 설치하는 일이 ‘구 서울역사를 구하는 일'이라고 바라보았다.

이를 위한 조성방식은 전문가그룹과 시민그룹의 협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시민주도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시민'에게만 초점이 맞춰지면, 도시 경관을 아우르는 조경적 전문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 전문가 그룹은 시민그룹과 균형을 맞춰가며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깰 '좋고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공원의 운영을 위한 자체수익 방안으로 ‘플랫폼 비즈니스’가 제안되기도 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두 개 이상의 그룹이 쉽게 교류할 수 있는 장 또는 인프라를 제공해 단독으로는 얻을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공원자체가 플랫폼이 되어 각 브랜드나 연구소들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나아지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당장 공원을 현실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예산’이다. 서울시 예산은 미리 마련된 디자인 풀(Pool)에서 뽑아 무작위로 집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보다는 정당이나 자선단체 등의 모금활동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펀드레이징’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공원조성에 있어 넘어야 할 산으로는 노숙인에 대한 문제가 있다. 서울역 근처 오피스빌딩과 성곽주변에서는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노숙인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온수진 주무관(서울시 조경과)은 서울역 주변에 노숙인이 많은 이유를 무료급식소과 지원단체의 영향이라며 “모두의 행복을 위해 노숙인 문제를 중요한 대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어려운 점들을 문제로 보면 안된다. 걱정을 위한 걱정이 될 수 있으니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역 고가공원에 대한 사전설계가 거의 완성됐다. 사전설계에는 조경가 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와 건축가 1명이 참여하여, 서울시 부시장에게 보고된 상황이다. 8월 초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제안될 예정이다.

최신현 대표는 "철거예정인 고가도로에 공원이 생긴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말하며, 서울역 고가공원은 국제현상공모로 추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공원조성 쟁점으로 ‘안전’을 꼽으며, 보강공사가 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하지만 예산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3만 대 이상의 차량이 지나다니는 서울역 고가도로는 교각에 금이 가서 현재 철근 지지대로 임시 고정을 해둔 상태이다. 2013년 12월 감사원은 고가도로의 두겁대(코핑부, 기둥과 상판 사이의 가로재)와 바닥판을 포함한 주요 부위가 심각하게 손상돼 붕괴의 위험이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올해 12월까지 서울역고가 보수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지난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 시장은 서울역고가에 통칭 ‘하이라인파크’를 조성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내년 철거를 앞둔 폭 8.4m, 총 길이 914.5m의 서울역 고가도로(남대문로5가~만리동)를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High Line)같은 선형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공원이 된다면 명동과 서울역을 연결하고, 인근 남산, 용산 공원과도 연계된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일제강점기 대표적 건축물인 서울역사와 압축성장기의 상징인 옛 대우빌딩 등 풍부한 볼거리가 시민에게 돌아온다. 단 서울시의 지속적인 사업추진 의지에 더해 시민과 전문가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 서울역고가를 구할 수 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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