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두려움이 가장 큰 적”

[그린라이트⓶] 나의 길 개척하는 ‘젊은 조경인’
라펜트l백언식 녹색기자, 박상아 녹색기자l기사입력2014-07-30

‘요즘, 갈 곳이 없어요.’


졸업을 앞둔 학생의 말이다. 조경분야 대표 구인구직 사이트인 ‘라펜트 채용&인재’에도 신입채용 소식이 많지 않다. 조경업계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취업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녹색기자단의 ‘그린라이트’ 기획에서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의 진로결정에 도움 될 만한 주제를 잡아보았다.


구체적으로 ‘조경설계’와 ‘조경시공’, 이렇게 두 가지 선택지 속에서만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이 밖의 분야에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로 하였다.


더 많은 사람의 ‘나의 길’을 담지 못한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이 5명의 스토리에서 ‘도전’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찾기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같이 읽어보자. 


 


"서울랜드 조경은 나를 통한다!"

공수형 대리(서울랜드 시설관리팀 조경담당)


공수형 대리는 처음 조경설계 엔지니어링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랜드에서 조경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설계에서 관리로 자리를 옮긴 데에는 설계내용의 현장적용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서울랜드 조경담당으로서, 조경과 관련된 총괄업무를 맡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계절별 축제에 따른 화단연출과 공원 경관향상, 그리고 수목관리를 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다.


서울랜드는 어떤 곳인가?
서울랜드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곳은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에 있는 테마공원으로 1988년 5월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문을 열었다. ‘자연속의 캐릭터 천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잘 가꾸어진 자연과 다양한 국내 캐릭터 그리고 아찔한 놀이기구를 즐기며 사계절 내내 일상에서 지친 삶을 재충전 할 수 있는 공원이다.

26년동안 철저히 관리된 서울랜드 자연환경은 이용객에게 큰 만족을 선사하고 있으며, 특히 이 곳은 도심과 자연을 연결하는 녹지 네트워크의 중요한 축으로 작동되고 있다.


설계에서 관리직으로 전환한 계기는 무엇이며, 주로 하는 일은?
엔지니어링에서 설계를 진행하다보니, 시공에 대한 목마름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설계 변경에 의한 시공은 경험부족에 의한 한계로 작용하기도 했다. 장비나 수목의 규격 등 다양한 요소가 실적용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었으며, 보다 폭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선 설계 뿐 아니라 시공과 관리를 함께 알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조경관리직으로서 처음 삽을 쥐었던 무대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알펜시아리조트였다. 이 곳에서는 리조트 경관향상 담당을 맡아, 다양한 공간을 계획하고 시공 후 관리까지 조경의 전 단계를 맡았다. 그러는 과정에서 성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며, 회사에게도 적지않은 기여를 하였다는 자부심도 갖고있다.


구체적으로 '알펜시아 조경 마스터플랜'을 기초로 리조트 전체를 아우르는 4개의 트레킹 코스를 조성했으며, 겨울에만 사용되던 스키 슬로프를 봄, 여름, 가을에도 아름다운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알펜시아 야생화 정원'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 밖에 리조트 운영에 도움이 되는 트래킹 코스, 방문객 참여 공간 조성에 참여하였으며, 세부적으로 수목 초기관리에서 공사하자관리까지 경관개선 방향에 대한 적절한 운영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대관령 악천후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야생화를 직접 재배하여 리조트 곳곳에 심음으로써 대관령기후에 적응가능한 야생화를 더 많은 지역에서 볼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 성과는 경영혁신 사례로 보고되어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2012 대한민국 이노스킬경진대회'(기업 혁신사례 발표대회)에서 리조트로는 최초로 ‘경영혁신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는 영광으로 돌아왔다. 




서울랜드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자식이 생기니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테마파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테마파크에서 조경일을 한다면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  
팀원으로 생활하였던 알펜시아와 달리 여기에서는 현재 조경총괄담당을 맡고 있다.
테마파크의 특성상 개장 전 모든 현장작업이 완료되어야 하기에 효과적인 작업시간 활용과 인력운영에 책임감이 크게 다가온다. 그러나 한편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항상 고민하는 채찍질하는 자신을 돌이켜 보면서 스스로의 만족감을 채워가고 있다.

설계와 관리로 연결되는 과거의 경험은 지금 이 곳 업무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공간을 해석하고 읽어내는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년도에는 ‘서울랜드 야간 조명계획’을 수립해, 이용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올해는 최초로 수생식물을 연출하였다. 처음 접해보았던 수생식물은 까다로운 부분이 많아 적지않은 어려움에 부딪혔지만, 조경의 광범위한 소재를 끌어들여 이용객에게 다양한 경관을 보여 주는 것이야 말로 조경인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화려하지만 개화지속기간이 짧은 초화는 더 많은 고객에게 보여주지 못해 참 아쉽다. 그 대표적인 꽃이 튤립이 아닌가 싶다. 튤립은 개화 후 10일이 채 가지 못하고 지는 꽃이다. 보기에는 좋으나 유지관리가 힘든 꽃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최고의 축제를 보여주기 위해 철저한 관리로 이것을 유지하고 있다.


먼저 가을 봄 축제에 사용할 튤립의 물량은 전년도에 확보한 후 단계별로 저온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식재일정에 맞추어 재배 후, 개화된 꽃을 식재한다. 튤립축제 기간 중 평균 5회 정도 교체하고, 심겨진 튤립은 날씨나 기온에 민감하기 때문에 적기에 개화시키기 위하여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


관리직을 사무직으로 오해하는 시선도 있다.
관리직을 사무직으로 오해한들 그게 무슨 상관일까 싶다. 일반인들은 조경설계자나 시공자나 모두를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않던가? 조경 관리직은 책상에 앉아서 서류 정리하는 직업이 아니다. 분명 현실을 직관적으로 바라보고 본인이 직접 참여, 관리 할 수 있어야 하며 이 분야 최고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어야 한다.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 관리 역시 배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다. 

 

우리는 초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배하여 최상의 상품을 최소 비용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시험재배군을 설정하여 키우고 있다. 예를들면 교본상 주 1회 시비가 필요하다는 초화에 2주에 1회씩 시비하는 시험재배군을 만들어 함께 재배하고 관찰하는 식이다.
그런데 만약 2주에 한번 시비하는 초화가 주 1회 시비하는 초화와 큰 차이가 없다면 그 초화는 2주에 1회 시비로 관리주기를 변경하게 된다. 만약 이러한 시험과정이 없이 교본대로 관리했다면 비용은 더 많이 들었을 뿐만아니라, 나만의 노하우도 획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관리직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혹은 직접 경험하여 검증이 되어있는 것을 지시하여야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일을 하다보면, 종종 계산적이란 말을 듣곤 하는데 업무효율과 비용절감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며 작업 후 다수가 만족하는 결과를 산출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조경의 미래는 어떨까?
조경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투자로 조성된 조경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관리분야의 미래는 더욱 밝다고 본다.  
조경은 단순히 계획하고 설계하여 공사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살아있는 자연을 다루기 때문에 유지관리는 항상 필요하다. 관리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기회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큰 그림만 쫒지 말고 자신이 실현시킬 꿈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길 바란다. 가능하다면 조경설계, 시공, 관리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하기 보다는 여러분야를 경험해 보고 본인의 적성에 가장 잘 맞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경은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기에 눈을 크게 뜨고 넓게 바라보면 좋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전진할 수 밖에"
김경희 대표(F105)
 
김경희 대표는 20대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설계와 시공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
현재 꽃집과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 하면 꽃집 사장이다. 특히 프리저브드플라워라는 시들지 않는 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앞으로는 조경설계에서 배운 현장설계와 시공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실무형 가든디자이너로서 성장하고 싶다.

 

사업장의 이름이 F105인데 무슨 뜻인가?
사업장의 이름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명확히 나타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만의 개성을 담는데 보다 신경을 썼다.


F105는 라틴어로 Flos라는, 꽃이라는 의미의 단어를 이용하여 만들게 되었다. FLOS를 단순히 읽게 되면 ‘플로스’라고 읽히게 되는데 심심한 느낌이 들어 los를 105로 변형하여 F105로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주변인들은 그냥 ‘플로스’라 읽고 있다.


약간의 변형에 의해 지금의 일과 연관 지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나 지금의 일에 대한 열정이 충분히 기울여진다면 분명 가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프리저브드플라워(preserved flower)란?
프리저브드플라워는 생화가 가장 아름답게 피었을 때 꽃을 따서 특수 보존액을 사용하여 생화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오랫동안 보존 할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개념의 꽃이다. 물이 필요 없고 시들 염려가 없기 때문에 선명한 색상의 꽃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


홀로 사업을 시작하는데, 고민이 많았을 텐데?
사실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전은 두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본인도 그랬고 지금도 두렵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템의 성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다. 더욱이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은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매장을 연 다음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다. 대부분의 일을 혼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비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였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준비기간과 사업 초기에 수입이 없다는 것이었다.


항상 몸은 힘들었지만 그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스스로 개척해 낸 뿌듯함과 즐거운 마음가짐은 그러한 것들을 잠시 잊고 일에 매진하게 만들어 주었다. 미래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계속 올바른 노력으로 전진하는 수 밖에 없다.


프리저브드플라워와 가든샵에 대한 전망?
도시화의 삭막한 그늘을 지우고, 자연을 삶과 더 가까운 곳으로 끌어 들이고자 공원이 만들어졌다고 한다면, 이제는 삶과 더 가까운 곳에서 느끼기 위해 실내정원과 베란다정원 분야가 꽃을 피우고 있다. 자연을 가까이 두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가든샵의 전망도 꽃 향기처럼 점차 멀리 퍼져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로를 고민하는 조경학도에게
학교에서는 조경의 전망이 밝다고만 한다. 그러나 시대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조경도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누군가가 불을 밝히길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빛을 찾아가거나 심지에 불을 밝히려는 적극성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못먹어도 고(Go)!"

황아미 차장((주)어메니티 지역계획팀)


다이나믹한 인생을 살고 있는 황아미 (주)어메니티 지역계획팀 차장. 그녀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함께있는 사람까지 뜨겁게 만드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인터뷰 내용을 읽다보면 ‘황아미스러움’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은?
요즘 가장 핫한 분야인 농어촌마을계획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마을만들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도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마을만들기’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농어촌 마을만들기는 기본 및 경관계획(H/W), 주민역량강화(S/W) 이렇게 크게 구분한다. 현재 (주)어메니티란 회사에서 농어촌마을들의 시설이나 경관 등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농어촌개발 분야는?
사실 농어촌개발(농어촌계획 컨설팅. 마을만들기)는 2004년부터 실시되어 왔고 올해로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 농어촌마을만들기는 각광받는 분야이다. 계획과 시공 모두 전망이 밝은 편이어서 엔지니어링회사, 건축회사 등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블루오션 시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덩치 큰 회사가 덤벼들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현재 하고있는 지역계획, 경관계획 일은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과 연관이 있어서 재미와 흥미와 즐거움 모두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진로를 정하며 무엇을 고민했나?
1979년생이고 36살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부끄럽지만 이번이 생애 첫 정규직이다. 학교를 다니면서는 환경과조경 통신원을 하며, 전국의 모든 조경학과 졸업작품전, 서울에 있는 모든 건축학과 졸업작품전을 답습한 특이한 아이였다.


졸업 후에는 공사현장 공무, 연구실 견습생, 대학원생활, 학교조교, 발전연구원 위촉연구원, 인테리어 시공, 게스트하우스 청소알바, 심지어 식당주방보조까지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였다. 일단 앞에 주어진 일들을 처리하자는 생각이었다. 식상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한다. 성격이 모나서 그만둘 때도 있었지만, 맡은 일에 대해 정말 열심히 임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했던 모든 경험들이 지금 맡은 업무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연구실에서 했던 생태조사 방법, 학과 조교를 경험하며 쌓은 교수님과 학교인맥들, 인테리어 시공으로 내부시공에 대한 전반적인 공정과 시공방법, 청소알바는 자신감 회복에, 식당 보조로서 습득한 식당구조와 음식에 대한 취미로 연결되었다. 무엇하나 버릴 것 없는 소중한 경험들이다.


그리고 지금 하는 일은 주민과 함께 그들이 원하는 요구를 발로 뛰며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일이다. 그냥 책상에 앉아서 계획하고 설계하는 일이 아니다. 어르신들 말씀에 귀기울일 줄 알고, 도시보다는 시골을 좋아하며, 무엇보다 자기를 낮출 수 있는 겸손한 자질을 가진 분이라면 꼭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조경분야의 비전은?
점점 어려워지고 앞으로도 더 힘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비록 한 번도 정식으로 조경설계회사를 다니거나 시공을 배운 적은 없지만 주위 조경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다고 하니 정말 힘든 시기인 것은 맞는듯 하다.


조경의 직접적인 영역에 발을 넣지않은 사람이지만, 조경학과 출신으로서 쓴 소리를 하자면 지금의 조경의 어려움은 조경 스스로가 만들어 낸 부분이 절반을 넘는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조경과 연관이 있는 토목, 건축, 원예, 농업, 그리고 마을만들기까지 관련분야 학문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들 학문은 이미 조경에 대해서 깊이있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하고있는 분야에 롤모델이 있다. 바로 지역활성화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오형은 소장이다. 조경학과 출신이고 “농어촌마을만들기=오형은” 이란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해 10년 넘게 고민한 분이다. 오형은 소장처럼 ”제주도마을만들기=황아미“라는 공식을 만들어 보는 게 목표이고 비전이다.


후배들에게
 “정말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그런 회사가 있다면 그냥 노트북과 책상과 의자를 들고 갈만한 무모한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에 ‘똘아이’는 많지않지만, 그 똘아이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너무 깊은 고민과 이해를 하려고 들면 하기 싫어질 때가 생긴다. 그냥 너무 생각하지 말고 질러라.


그리고 좋아하는 게 꼭 조경일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조경을 하지 않아도 된다. 조경학과를 나왔지만 다른 분야에 관심이 생기고, 열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냥 그걸 하면 된다. 조경학개론 첫 수업시간에 나왔던 조경은 “종합예술과학이다” 라는 말이 요술처럼 맞아떨어지는 걸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말이다. 이건 정말이다(웃음). 그러니까 망설이고 고민만 하지 말고 세상에 부딪히며 살아가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타짜 세계에 명언이 있지 않는가? “못 먹어도 고”라고. 후배님들의 건투를 빈다.


 


"차별화가 전략이다"

채태영(한국나무종합병원)


여기 조경에 대한 끊임없는 진로고민을 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열정적인 활동을 하는 청년이 있다.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조건과 편한 업무로 치중하는 많은 취업준비생과 달리 이 젊은 조경인은 지금 나무처럼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하는 업무는
말 그대로 나무를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로 지방에 있는 지정 보호수, 노거수 혹은 천연기념물이나 문화재지역 내 나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문제가 있는 나무들을 치료하고 있다.


나무의사란 직업에 만족하는가?
의사는 환자들의 병을 고쳐주며 보람을 느낀다. 나무의사도 병든 나무를 치료한 다음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며 기쁨을 느낀다. 사람이 자연을 다루는 일이라 안전사고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가끔 겁이 나기도 하지만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누구나 그렇듯 4학년이 되자 취직이란 압박감 속에 준비된 것 없이 갈팡질팡 했다. 그러다 우연히 지금의 회사 대표님의 강의를 듣고 이 직업에 강한 매력을 느껴 준비하게 되었다. 이 회사를 들어오기 위해 9개월 동안 모든 걸 제쳐두고 열심히 공부해 수목보호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굉장히 평범한 동기부여로 자격증 공부를 했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반드시 취업의 방향은 잡고 준비하라는 것이다. 갈피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취업준비는 단순히 토익점수 만들기에만 급급할 뿐이다.


현업에 있으면서, 체감하는 조경업계는?
조경학과에 진학해 졸업을 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조경의 미래가 밝다고 한 선배님이 거의 없다. 그게 가장 불만이었다. 후배입장에서 희망적인 얘기를 듣길 바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지금 조경업계가 공급해야 할 수요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준비를 철저하게 한 사람만이 이 작은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자격증 취득만으로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는 없다. 탄탄한 현장 감각을 기초로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틈틈이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길 바란다. 스스로도 그러했지만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길 바란다.




"실용적인, 깊이있는 조경 필요해"

송지훈 청년인턴(한국수자원공사)


공기업도 조경이 진출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조경 역할을 수행하고자 나아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하는 업무는?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아라뱃길사업본부 아라뱃길운영처 친수경관과에서 청년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아라뱃길 조경시설의 유지관리업무, 하자보수, 민원해결 등의 업무를 한다. 현장에서 건설사 직원과 식재상태를 점검하고 검수를 하는 감독업무도 하고 있다.
국가에서 예산을 받아 SOC를 공급하는 공기업의 입장에서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무게를 둔 업무가 주를 이루는데, 많은 방문객들의 편의를 생각하고 조치를 하기 때문에 자부심도 갖고 있다.

 

공기업에 들어가는 방법?
조경전공자를 선발하는 기업이 많지않고 선발인원도 매우 적다. 게다가 대부분이 경력직을 원한다. 복수전공을 하거나 인접분야의 기사자격을 취득하여 길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기업에서는 ‘관련 공모전, 기사자격증, 영어점수’ 이 세 가지는 기본으로 요구하는 듯 하다.


현장에서 느끼는 조경?
현장에서 만난 많은 대기업 도급사 직원들 중 조경학과를 졸업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조경관련 업무를 토목직 직원들이 맡아서 하고 있던 것이다. 조경이라는 학문자체가 종합적인 학문이긴 하지만 그 수준이 매우 얕다. 현실에 적용되는 개념은 굳이 전공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얻어지는 지식으로도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접분야 전공자들이 맡아서 전문업체에 재하도로 일하고 있다. 조경이라는 학문을 좀 더 실용적으로 발전시키고 전문화시켜 타 분야로부터의 침범을 막고 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업역을 넓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취업에 필요한 공부를 보완하여 대기업과 공기업 조경직을 준비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큰 단위의 기업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싶다.


마치며
우리들 기억 속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경험은 항상 막연한 두려움을 가져오게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 깨우쳐 나아간다면, 우리 시대 젊은 조경가들과 조경의 미래는 더욱 더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족하거나 모르고 어렵다는 것은 사실 망상일지 모른다. 도전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또한 안정적이고 편안한 지금이 자신에게 가장 위기일수도 있다. 젊은 조경인들이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도전하길 바란다.


녹색기자단 '그린라이트'
라펜트는 나이와 계층의 벽을 허물며 ‘녹색기자단(그린라이트, 단장 김봉진)’을 창립했다. 하는 일과 보는 관점은 다를 수가 있겠지만, 활발한 소통과 연대를 통한 조경분야 발전을 향하는 모두의 목표는 하나다.
‘그린라이트’는 녹색기자만의 특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는 기획기사 시리즈이다. 현업 종사자와 학생(사회초년생)이 2인 1조가 되어 공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일종의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글·사진 _ 백언식 녹색기자  ·  생태공간설계사무소 담 설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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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_ 박상아 녹색기자  ·  서울시 서울혁신기획과 마을공동체담당관 청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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