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 ‘마스터플랜’ 세운다

어린이놀이터 청책토론회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10-29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5월 5일을 기점으로 서울시를 어린이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어린이 놀이터와 관련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발표하고, 어린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권리를 보장하는 조례도 제정하겠다고 했다. 이를 추진하는 총괄계획가(MP)도 선정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어린이 놀이터를 마을과 함께 가는 유기체로 생각한다며, 단순히 놀이터 하나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시민참여로 만드는 과정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산재한 복지관 등을 거점으로 놀이문화 확산이 필요하다는 구상도 전하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지난 29일 서울시(공원조성과)는 ‘어린이 놀이터’를 주제로 시청 대회의실에서 청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최신현 공공조경가(씨토포스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청책토론회에서는 조경분야 뿐만아니라 문화, 예술, 시민단체, 어린이 등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재 서울시에는 총 1335개의 어린이 놀이터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하는 인력은 30여명에 불과하다. 1인당 평균 53개의 놀이터를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시가 시민 1202명(어린이 7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용자의 만족도가 62.2점으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어린이놀이터의 불만족 이유로는 ‘위생’문제가 가장 높았고, 비행청소년과 취객 등으로 안전하지 못한 공간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김연금 소장(조경작업소 울)은 섬처럼 따로 떨어진 어린이놀이터를 육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을과의 관계맺기로 놀이터를 둘러싼 각각의 집단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커뮤니티의 요구에 맞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어린이 공원으로서 마을이 공유하는 커뮤니티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어른들의 과보호가 오히려 어린이의 안전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김인수 소장(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는 어린이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시설에서는 어린이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커다란 고목과 이에 맞는 공간만 갖추어 주더라도 어린이는 상상을 통해 다양한 놀이방법을 생각해 낸다는 생각이다.

결국 어린이가 마음껏 뛰어노는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간 구성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이웃의 인식이 변화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놀이터가 시끄러워야 세상이 평화롭다’는 참교육학부모회 동북부지회의 사례를 주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학부모들로 구성된 이들은 ‘놀이이모’라는 조직을 통해 어린이가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각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이이모는 아이들을 통솔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만들고 또 함께 어울려 즐긴다. 노는 것이야 말로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필요한 참된교육이라는 생각아래, 어린이가 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마련해 주자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



김연금 소장



김인수 소장



내친구서울 어린이기자단


내친구서울 어린이기자단의 바람도 눈길을 끌었다. 이예린 어린이(숭인초3)는 유치원생 뿐만아니라 초중고에 다니는 모든 연령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상민 어린이(중평초4) 역시 연령별 공간분리 또는 모든 어린이가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어 줄 것을 제안했다.


이처럼 어린이 놀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영일 이사장(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은 서울시 주택조례에서 놀이터를 의무면적에서 제외된 사안을 지적했다. 지난해 개정된 주택조례는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경로당’을 공동주택 건설시 반드시 짓도록 규정해 놓았지만, 어린이놀이터는 그 속에서 제외시켰다. ‘어린이 놀이터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주된 이유였다.

이에따라 노 이사장은 미국 백악관 앞에 어린이 놀이시설을 설치했던 것처럼 시민, 전문가가 힘을 모아 미래세대를 위한 어린이 공원시범사업을 반드시 진행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청책토론회는 어린이놀이터를 시설이 아닌 공간으로서 인식하고, 다양한 주체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로서 의미를 갖는다.



최신현 공공조경가



노영일 이사장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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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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