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계정(第一溪亭) 삼척 죽서루

관동팔경 중 가장 아름다운 곳
라펜트l유예슬l기사입력2014-12-12

죽서루(竹西樓)는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누각으로 명승 제28호로 지정되었으며, 관동팔경 중의 하나이다. 누각이란 일반적으로 기둥이 층 받침이 되어 마루가 높이 된 중층의 다락집을 말한다. 보통 누각의 1층 바닥은 자연상태 혹은 기단으로 남겨두고 그 상층에 우물마루 바닥이나 온돌바닥을 깔았다. 이러한 누각은 그 기능상으로 볼 때 여러 종류로 분류할 수 있으나 죽서루는 조선시대에 일종의 관아시설로 활용된 누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조선시대 삼척부의 객사였던 진주관의 부속건물이었다. 따라서 죽서루는 공공시설로써 접대와 향연을 위한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삼척지방 양반 사대부와 삼척을 찾아오는 시인 묵객들의 정신수양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사용되었다.

관동팔경은 한국을 대표하는 명승팔경이다. 관동팔경의 누ㆍ정ㆍ대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풍류를 즐기고 빼어난 경치를 문학으로 읊어, 산수유람의 거점이 되고 문학의 산실이 되고 있다. 다른 관동팔경의 누, 정이 바다를 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죽서루만이 유일하게 강을 끼고 있다. 선조들은 자연과 더불어 풍요로운 삶을 살고자 하여 경관이 좋은 곳에 누정을 건립하였다. 그만큼 죽서루 앞 오십천의 경관이 빼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개발로 오십천 물길의 형태가 바뀌었고 강변에 개발이 이루어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누각에서 내려다 본 전경

절벽위에 정자가 있어 마루 끝에 앉으면 멀리 푸른 산이 보이고, 눈 아래로는 푸른 물이 보인다. 이 느낌이 바로 경관처리기법의 ‘허’의 개념이다. 이는 죽서루에서 잘 드러나 있다. 측면을 막지 않고 시원하게 터놓은 개방적 구조는 강산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나무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바람을 쐬니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왜 이 곳에서 그 많은 선조들이 시를 쓰고 노래를 했는지 알 것도 같다. 강변이 개발을 이루어 강의 경관이 점점 인위적으로 변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죽서루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다.

단원 김홍도의 <죽서루도> 과거 죽서루 아래 S자로 크게 휘돌아가던 오십천의 모습

아름다운 경관과 수많은 예찬 문학들이 죽서루의 전부는 아니다. 죽서루에서 가장 주목해 볼만한 것은 바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다. 죽서루는 하층의 기둥의 수와 상층의 기둥의 수가 다르다. 하층에는 20개의 기둥이, 상층에는 17개의 기둥이 있는데 이 이유는 바로 자연암반과 자연초석을 이용하여 건물을 세웠기 때문이다. 기둥이 세워진 자연암반과 자연초석의 높이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하층의 기둥 높이도 모두 각각 다르다. 땅을 새로 닦아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린 건축 방식이 흥미롭다. 2층으로 올라가는 방식도 따로 층계를 내지 않고 자연 암석을 타고 올라가게끔 되어있었다.
 

남측 3칸, 북측 3칸

그리고 남측과 북측의 칸 수가 달랐다. 측면 칸 수의 차이가 있는 것도 암반의 형태에 적절하게 조화되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측된다. 남측의 입구가 세 칸인 것으로 보아 주 출입구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이 사진에서도 역시 기둥의 길이 차이를 볼 수 있다.

자연암반을 적극 이용한 모습

죽서루는 자연암반을 주축으로 이를 부수거나 피하지 않고 지어진 누각으로 옛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우리 명승이다. 아름다움을 표현한 수많은 시와 편액이 옛 죽서루의 명성을 보여주며 주변부의 도시개발과 오십천 물길이 직선 형태로 바뀌어 옛 경관은 되찾을 수 없지만 그 경관을 바라보던 죽서루는 이곳에 그대로 있다. 관동 팔경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혔던 죽서루의 남은 원형을 잘 보존하여 우리 명승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참고도서: 보고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김학범)

한국경관학회 학생기자_유예슬
_ 유예슬  ·  한국경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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