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정원복원, 나무 보지 말고 숲을 봐야″

‘궁궐정원의 정체성 확립과 원형복원을 위한 학술세미나’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3-09
“궁궐이라는 전체 숲을 보지 못하고 개개 전각 복원에 초점을 맞춰 복원한다면 궁궐을 역사테마파크로 전락시킬 수 있다”

정우진 고려대학교 박사는 궁궐정원 복원에 있어 유희와 휴식 등 후원의 일부분의 기능만을 부각시키는 것을 지적했다.

지난 6일(금) ‘궁궐정원의 정체성 확립과 원형복원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3월 6일(금) 오후 2시 대전 천연기념물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조선시대 궁궐 중 ‘창덕궁’에 초점을 맞추었다. 창덕궁의 원형복원 시점과 원형경관, 그리고 궁궐 후원시스템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정우진 박사는 “실제 조선시대 후원은 공적이며 다분히 정치적 성격을 갖는 공간 위주로 운용됐다”고 말하며, 궁궐복원에 있어 궁궐의 후원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조선의 궁궐후원은 국가운영의 기반시설과 임금의 생활공간이 융합된 양상을 하고 있다. 이는 이론이 아닌 경험적 관습으로 생긴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체제다.

정우진 박사는 창덕궁 후원의 공간적 구성을 △과거시험, 군사훈련, 연회 등 행사용도의 ‘후원 다용도공지’, △임금이 직접 농사를 체험하는 ‘후원 농경지’, △임금의 정치적 근거지 ‘후원 정당’, △임금의 휴식과 편의공간인 ‘후원 별원’으로 구분했다.

경복궁 후원과의 유사성을 미루어볼 때 조선시대 궁권 후원은 유형화된 질서체계가 있었다.

정우진 박사는 “궁궐정원을 복원하기 위해 그간 후원을 왕실의 휴식처나 유희의 장소로만 봐왔던 통념적 해석은 제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덕궁 후원에 분화된 공간범주, 중건 경복궁 신무문 밖 후원에 계획된 공간범주 ⓒ동궐도형, 북궐후원도형

창덕궁 원형시점에 관한 논의도 있었다.

안계복 (사)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은 “대표적인 ‘원형복원 시점’과 ‘원형경관 대상’을 정하는데 있어 학회의 공통된 의견제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형은 ‘첫 번째 만들어진 모양’과 ‘가장 좋았던 첫 번째 이미지’ 두 가지의 의미를 갖고 있다.

안계복 회장은 창덕궁의 경우 ‘첫 번째로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인 ‘동궐도’를 바탕으로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궐도의 원림 수목은 상상이 아닌 대표적인 이미지를 원형으로 삼아 그려졌기 때문이다.

나아가 “후원에서 일어났던 제왕들의 문화 활동까지 복원되어야 진정한 원형경관의 복원”이라 말하며, 원형경관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진상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동궐도에 담겨있는 우리나라 조경’ 발제를 통해 △식재수법과 수종, △지당, 괴석, 화계 등 조경시설물, △영역별 위락행위에 대해 분석․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는 심우경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오구균 호남대교수, 나명하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장, 조운연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장, 이광표 동아일보 정책부장이 참여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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