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정원,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인터뷰]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03-17
지난 1월 20일 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으로서 새롭게 출발했다. 조경분야로서는 문체부 사단법인 등록이 처음이다.

홍광표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3대 기조인 '문화융성'에 정원이 기여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 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문화로서 정원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할 바탕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문체부 사단법인 등록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의 의미를 짚어보자면?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공공디자인을 통해 가로 등 외부공간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공디자인은 건축, 미술, 산업디자인 분야를 중심으로 꾸려져 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원'도 공공디자인의 한 축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조경뿐만 아니라, 원예, 임학 등 전문가가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최근의 정원 경향을 살피며, '우리가 생각했던 정원이 과연 이런 모습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소재와 패턴 중심의 가든디자인만 부각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그린인프라이자 점선면적 요소로 정원의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고 본다. 

 

이제 진지하게 우리 시대의 정원을 고찰하자. 조경을 비롯해, 임학, 원예, 산업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자리에서 지금과 다음의 정원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어느 한 분야의 목소리만 높여서도 안되며,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모색이 필요하다. 정원은 융복합 분야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4월 27일 우리학회에서는 서울신청사에서 정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우리시대의 정원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주제로, 조경, 건축, 원예, 임학, 의료 등 10개분야 권위자를 모시고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학회는 어떠한 사업을 추진할 생각인가?

문체부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었기 때문에, 문화체육부와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 세계 50개국에 산재한 한국문화원에 정원을 조성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문화로서 정원은 우리의 정서를 담을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정원을 만들면, 교민 결혼식을 비롯해 한국의 음식 맛보고 음악을 감상할 마당이 제공된다. 문화는 단순히 하나의 속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어울림을 통해 공감대를 쌓아가는 것이다.

 

그 밖에 사찰정원 조성, 정원제도화 추진, 정원교육프로그램 마련 등을 추진하거나 기반을 닦아나가는데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학회로서 학술활동에 충실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시대 바람직한 정원의 방향은?

정원에서 조각은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조경은 조각을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생각해 왔을까? 조각이나 산업디자인과 연대를 구상한 적은 있었을까? 융복합 분야로서 정원의 방향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조경분야는 정원을 진지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듯 하다. 실질적으로 우리의 정원이 연속적인 문화적 연대기를 갖고 계승하고 발전해 왔느냐를 생각해 보자. 정원의 겉만 볼 것이 아니라,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에 대한 애정을 없으면, 우리 정원의 속살을 볼 수 없 듯, 서양의 정원뿐만이 아니라, 우리 정원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과거 답사차 씨트로엥 공원을 방문했었다. 베르사이유에서 보았던 선들이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되어있었다. 놀라움과 부러움이 교차했던 순간이었다.

 

우리의 삶도 과거와 달라졌다. 정원의 속성도 변화해야 한다. 이 전에는 아파트 문화에서 베란다에 정원을 만드는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파트 외부 커뮤니티 공간을 본다.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이 아니라, 현대 문화를 수용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정원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학문분야에도 변화가 필요할까?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문제라고 본다. 우리 시대의 정원에 대한 내용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틀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수진 구성(조경, 임학, 원예)부터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한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교육을 통해 배출된 인재가 산업적으로 흡수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학회방향, 조경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경이 하나의 분야로 정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학문이 산업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단체는 상아탑을 벗어나, 정원산업 육성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데 힘을 모을 생각이다. 학문과 산업이 힘을 모으면 더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다. 분야와 분야, 학문과 산업, 모두가 어깨동무하고 같이 가야한다.

 

혹자는 '조경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말하지만 아니다. '조경은 정원이라는 옷을 입고 다시 걸어다닐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그린인프라로서 정원을 맞이해야 한다. 조경이 그 중심에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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