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정원, ‘공유가치창출’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학술심포지엄 성료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04-29


김병선 교수(연세대), 한광야 교수(동국대), 정기호 교수(성균관대)

김미영 박사(은평요양원), 김완순 교수(서울시립대), 진혜영 연구관(국립수목원)

이경찬 교수(한양대), 류완하 교수(동국대), 이금희 교수(서울여대)


4월 27일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회장 홍광표)가 올 1월 22일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으로 등록 후 첫 정기총회를 겸한 학술심포지엄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했다. 300여명이 행사 마지막까지 자리를 채워 학회와 정원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홍광표 회장은 “학술심포지엄의 주제는 ‘우리시대의 정원을 보는 다양한 시각’으로 각기 다른 9개분야가 말하는 ‘정원’이란 무엇인가를 듣는 자리로 준비하였다.”며 행사 취지를 전했다.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가능한 정원 조성을 지향한다면 다양한 분야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고, 그 속에 학회의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축사에서 (사)한국화훼협회 중앙회의 임영호 회장은 “한국의 정원이 본연의 자리를 못잡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껴왔던 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이를 재정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광표 회장((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임영호 회장((사)한국화훼협회 중앙회)


학술심포지엄은 ‘건축, 도시, 조경, 의학, 원예, 임학, 관광, 미술, 의상’ 등 정원을 둘러싼 9개 분야의 전문가 발제와 플로어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이 밖에 올 10월 상암동 평화의공원에서 개최될 ‘2015 서울형정원박람회’에 대한 밑그림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전체 발표내용 중 먼저 올 7월 ‘수목원ㆍ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의 시행을 앞둔 산림청의 정책 기조와 방향에 관심이 집중됐다.


진혜영 연구관(국립수목원)은 ‘정원인프라 구축, 정원문화 및 정원관광 확산, 정원 수요확대를 통한 신시장 창출, 정원산업화 및 공급기반 구축, 국제협력 강화 및 신한류 정원문화 창출’ 등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5대 추진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국가정원은 올해 순천만정원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1개소를 추가로 지정하고, 같은 시기까지 지방정원은 10개소, 공공용지를 활용한 공동체 정원은 5개소를 조성할 예정이다.

정원관광과 연계한 오픈가든 프로그램, 정원포털사이트(KNGS) 개설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소외계층이 직접돌보는 희망정원 조성사업은 2019년까지 100개소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밖에 식물, 소품, 관수를 모듈화로 공간 제약없이 누구나 정원을 설치할 수 있는 이지가든(Easy Garden), 공동주택에 적합한 ‘손바닥 정원’ 등 현대인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정원서비스 상품 개발도 추진된다.

신한류 콘텐츠로서 해외에 한국정원을 조성하는 K-Garden 프로젝트도 관심을 모았다. 정원 조성뿐만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의 해외출품을 지원하고, 해외 유명 정원박람회에 참가하는 것까지 구상중이다.


진혜영 연구관(국립수목원)은 “정원산업 육성을 위해선, 부처별 사업을 아우르는 조직이나 정책이 필요하다.”며, 각각의 분야가 힘을 모아서 공유가치를 창출시킴으로써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원활동인 가드닝(Gardening)이 곧 원예라는 발언도 있었다. 김완순 교수(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는 “원예란 식물을 심고 기르고 가꾸며 수확하는 일련의 활동이자 기술이기 때문에 가드닝을 원예로 표현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밝히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2014년 현재 정원산업(식물소재, 정원조성, 원예교육 등)은 총 3천3백억 원 규모로, 현재의 성장세를 기초로 2024년까지 8천억에서 1조원 정도의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예분야의 정원산업 발전을 위해 정원용 식재식물 종수를 확대하는 한편 1300여명의 원예학 전공자 배출을 감안해 정원관련 교과개편이나 별도의 전공 트랙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미 조경은 정원을 포함하고 있었다’는 정기호 교수(성균관대 조경학과)의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정 교수는 다양한 분야가 어떠한 방식으로 융복합되어야 할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각각의 분야가 역할을 분담하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기호 교수는 “그동안 조경은 정원과 달리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공의 공간을 조성해 왔다. 반대로 정원은 사유개념으로 클라이언트를 위한 장소였다.”며 공원과 정원에 내재된 각각의 개념을 설명하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新정원이 공원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공정원이란 조어적 관점 넘어서 공공선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선 ‘힐링, 감동, 사유’의 공간으로서 정원의 색깔이 명확해야 한다고 짚어주었다.


미술, 의상을 주제로 각각 발제한 류완하 교수(동국대), 이금희 교수(서울여대)도 정원이란 공간 속에 심미성, 예술적 감수성에 집중하여 수준 높은 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분야의 새로운 영역으로서 ‘가든 투어리즘’의 잠재력을 살펴보는 시간도 있었다. 이경찬 겸임교수(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는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여가활동’으로서 가드닝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였다. 실제 북미지역, 뉴질랜드의 여가활동 순위로서 가드닝은 2~3위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대중적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  TV시청이나 산책, 쇼핑이 상위권에 올라와 있었고, 가드닝은 10위권내 없었다.


이 교수는 “정원관광을 포함해 정원을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원을 국민의 여가로 인식시키고 활성화 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찰적 여가활동으로서 정원관광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삶을 회복하고 질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며 관광 인프라로서 정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조세환 고문(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마지막으로 조세환 고문(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은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정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양한 시각을 공유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총평에서 밝혔다.
이어서 “랜드스케이프 가드닝에서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쳐(조경)로 변화하는 과정 속에는 산업화와 같은 사회적 맥락이 들어있었다.”고 전하며, “‘정원’이 새로운 화두가 된 지금 우리시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한 분야의 아성을 고집하기 보다는 어떻게 융합해야 더불어 잘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등록단체로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 올해 홍광표 회장을 필두로 지회장, 부회장, 감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의 조직을 갖추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오는 5월 29일에는 농촌진흥청과 ‘농촌 정원’을 주제로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하고, 10월에는 서울형정원박람회 후원기관으로서 참여하게 된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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